[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 '메트로 북']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도시인 마음의 빗장을 풀다
[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 '메트로 북']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도시인 마음의 빗장을 풀다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7.06.2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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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북’은 이런 것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대신 책을! 지하철 승객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출퇴근길 독서를 권한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권할까. 독서신문은 이런 고민 끝에 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 기획물을 연재한다. 일명 ‘메트로 북’이다. 책 선정 기준은 우선 작고 가벼워야 한다. 그래야 핸드백에도 넣을 수 있어 갖고 다니기 좋고 지하철에서도 옆자리 승객에 불편을 안 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딱딱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가벼운 에세이, 유머가 있는 소설, 읽으면 위로가 되는 책 등이 좋다. 출판사와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바란다. <편집자>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나토리 사와코 지음 | 이윤희 옮김 | 현대문학 펴냄  | 400쪽 | 13800원 (130 ㎜×189 ㎜)

[독서신문] 펭귄이 전철에 혼자 폴짝 올라타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람과 마주쳐도 경계를 하지 않는 이 펭귄의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는 보는 사람마저 동심에 빠지게 한다. 펭귄이 소설 속 주인공들의 마음을 무장해제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생명체 노릇을 하게 된다.

변두리 전철 종착역 분실물센터의 펭귄
도시인 마음의 빗장 따뜻함으로 풀어
인간애 잃지 않은 한 줄기 희망의 빛

책 1장 「고양이의 운명」 주인공은 죽은 애완 고양이 후쿠의 유골을 1년 동안이나 들고 다니는 교코, 전철에 유골단지를 놓고 내린다. 다 펭귄 탓이다.
전철에 탄 펭귄을 보고 놀라 엉겁결에 메신저백을 놓고 내렸는데…. 같은 날, 같은 시간대, 같은 노선의 전철에서 우연히 같은 메신저백을 놓고 내린 사람이 또 있는 기막히게 우연한 일이 발생한다. 그 가방에 든 것도 똑같은 유골단지. 정말 유골단지 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같은 고양이 유골일까.

2장 「팡파르가 울린다」에선 주인공은 은둔형 외톨이 겐이다. 게임 세계에서 한 아이템을 얻고자 하는데 현실세계에서의 모험을 요구받는다. 그러나 모험을 떠나기 전 전철에서 부적을 잃어버리고, 분실물센터로 가야 할지 망설이던 겐 앞에 펭귄이 나타나고 펭귄을 따라가니 비밀의 방 같던 분실물센터의 문이 열린다. 부적을 주워 신고한 소녀는 오래전 그 부적을 겐에게 주었던 바로 그 동창생 소녀. 모험은 어떻게 될까.

동물원에서나 봐야 마땅한 펭귄이 전철에 수시로 나타나고 전철 분실물센터에는 얼음으로 된 자기 방이 있다는 설정은 작가 특유의 동화 분위기와 다소 장난기 섞인 발상이 독자에게 읽는 부담을 줄여준다. 펭귄을 작가는 이렇게 묘사했다.

“새하얀 가슴을 떡하니 뒤로 젖힌 자세로- 표현을 바꾸면, 새하얀 배를 앞으로 쑥 내민 자세로-서 있었다. 머리에서 눈 옆까지 들어가 있는 아치형 머리띠 같은 하얀 띠무늬와 오렌지색 주둥이가 교코의 시선을 끌었다. 배는 하얗고 등은 검은 완벽한 투톤 컬러인 깃털은 풍성하게 잘 자라 있고 배는 쓰다듬어 주고 싶을 정도로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27쪽>

이쯤되면 펭귄은 귀엽고 사랑스럽고 친근하게 느껴지며 소설 속 역할을 짐작케 한다. 4장에서는 집나간 아들(분실물센터 직원 소헤이)을 찾아간 아버지 준페이는 아들을 보자 호통을 치지만 아들은 헤실헤실 웃기만 한다. 역시 펭귄을 보고 놀라면서도 펭귄을 뒤쫓아 가는데…. 조금씩 분실물센터의 비밀이 드러난다.

일본과 대만의 독자들 평은 따뜻한 소설이라는 말이 대부분이다. “너무나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내용에 감동했습니다. 온기를 느끼고 싶은 분, 따뜻한 기분에 젖고 싶은 분은 꼭 읽으세요”<일본 독자 한밤 중 휴식> “왜 펭귄이 역에 있을까? 모든 미스터리가 밝혀지는 순간,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일본 독자 마코토>  “마지막까지 읽지 않았다면 이 책의 진가를 몰랐을 겁니다” <일본 독자 후미>  “잃어버린 것 안에 남겨둔 한 줄기 따뜻한 희망”<타이완 열 번째 약속 저자 린칭성> “내가 일부러 잊으려 했던 잃어버린 것들에 대하여 다시 떠올리게 해준다”<타이완 뮤지션 선성저>

펭귄에 이끌려 가보자. 동화 같은 세계로. 따뜻하고 그리고 생각하게 하는 곳으로.
/ 엄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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