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인구보건복지협회 신언항 회장 "인격은 책을 통해 형성된다"
[특별인터뷰] 인구보건복지협회 신언항 회장 "인격은 책을 통해 형성된다"
  • 박재붕 기자
  • 승인 2017.06.12 13: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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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도(道)를 닦는 하나의 방법”...“삶의 재미를 독서를 통해 느껴야"

[독서신문] “우리 의식 속에는 책이라고 하면 고리타분하고 공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하는 도구로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에서 벗어난다면 독서야말로 삶의 지혜를 얻고 인생을 보는 눈을 밝게 해준다. 우리는 삶의 재미를 독서를 통해 느껴야 할 것이다”

1975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30여 년간 공직생활을 하며 보건복지부 차관, 서울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 주미대사관, 대통령 비서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 등을 역임한 신언항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독서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공직을 마친 후에도 사회적인 공헌 활동을 하는 실명예방재단, 중앙입양원 원장 등을 거쳐 작년 12월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신언항 회장은  공무원의 기본 책무가 국민의 복리를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공직생활 속에서도 청렴하기로 소문난 생활을 해 온 신언항 회장으로부터 독서에 대한 그의 지론과 인구보건복지협회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 독서에 대한 지론은? 

“산다는 건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가시간을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으로 채워나간다. 요리, 여행, 스포츠, 게임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지만 책은 점점 소외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책에서 얻는 재미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삶을 ‘도를 닦는 것’에 비유하곤 한다. 도를 닦는데 한가지의 방법이 독서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보면 예전부터 봐왔던 문장들이 내 생활의 일부가 되어 결국 깨달음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 독서를 어느정도 하고, 주로 어떤 책들을 읽는지?

“책은 내 일상생활일 정도로 매일 읽는다. 하다못해 바둑책이라도 손에서 책이 떨어지지 않는다. 신문도 놓치지 않고 매일 정독한다. 그날그날 살아가는데 필요한 교훈과 지식을 신문을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추리문학을 좋아해 ‘로빈슨 표류기’, ‘몬테크리스토 백작’, ‘아르센 뤼팽’의 열렬한 팬이었다. 사춘기를 넘어 40대까지 방황하던 때는 처세술과 자기계발서에 관심이 갔다. 이 시기에 읽은 ‘신념의 마력’을 통해 능력보다 중요한 것, 그것은 바로 할 수 있다는 신념임을 깨닫게 됐다.

지금은 조직을 맡다보니, CEO로서 어떻게 처신할지와 직원관리에 대한 책을 많이 읽는다. 책을 읽으면서 중요한 대목은 수첩에 적고 이를 수시로 확인한다. 수첩은 회사와 집에 여러 권 놓고 사용한다. 지금 수첩을 보니 이런 글귀가 적혀있다. ‘만물은 지나치게 성대하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오늘 하루 이 메모를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겠다”

- 기억에 남는 대표적인 책과 그 이유는?

“바로 삼국지다. 내가 읽은 것은 상·중·하 3권으로 구성된 김광주 선생이 번역한 책으로 아버지가 사주셨다. 책이 너덜해질 정도로 셀 수 없이 많이 읽어 애착이 많았는데, 남한테 빌려 주고 아쉽게도 돌려받지 못했다. 같은 책을 구하려고 헌책방을 무수히 다녔는데도 찾지 못했다. 
 삼국지는 설명이 필요 없다. 그냥 재미있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 책을 읽다보면 너무 신이나 시간 가는지 모를 정도로 술술 읽혀진다. 용맹함의 상징인 장비가 10만 대군 속으로 들어가 적군을 혼비백산하게 하는 장면에서는 내가 장비가 된 것처럼 통쾌하고 짜릿하다. 지혜의 성인인 제갈량이 지략을 펼칠 때는 나도 함께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또 삼국지에는 수많은 영웅호걸이 등장해 어린시절 나의 관심을 끌었다. 성인이 되어서는 삼국지를 통해 처세술을 터득할 수 있어서 지금까지도 종종 읽게 된다”

-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낯선 감이 있는데 협회에서 주로 하는 사업은?

“우리나라는 1950년대만 해도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매우 가난한 나라였으며, 평균 영아사망률이 1000명당 138명에 달할 정도로 보건분야 또한 매우 취약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정부의 가족계획사업을 국민에게 알리고 모성과 영유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1961년에 설립됐다. 아마 많은 분들이 다음과 같은 표어를 기억할 것이다.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기른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협회는 현재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출산친화 환경조성을 위해 대국민 홍보를 펼치고 공공의료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각 시도마다 지회(支會)가 있다. 지회에는 가족보건의원이 있어 모자보건을 주축으로 한 공공의료서비스를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의료 취약계층을 위해 건강검진과 산전후 보건의료서비스도 지원한다. 그리고 인구사업과에서는 출산친화 환경조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대국민 홍보사업을 전국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 지금 한국은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그 해결책은? 

“저출산의 원인은 자녀 양육과 교육비 부담, 소득·고용 불안정, 가치관 변화, 일·가정 양립 어려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출산 해결을 위해서는 ‘가족의 가치’가 회복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정책적인 제도가 수반되어야 한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고 있는 요즘, 자녀양육이 부담으로 인식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자녀를 키우는 데는 희생이 따른다. 그러나 그것은 보람된 희생이다. 
자녀의 소중함과 가족의 가치를 젊은 세대가 경험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국민들의 인식이 전환될 수 있도록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조성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일하고 싶은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일하는 여성들이 승진과 경력단절을 걱정해 일과 가정 중 한 가지를 포기하지 않도록 남성들도 육아에 참여해야 한다”

- 끝으로 어떻게하면 독서를 잘할 수 있는지?

“밥 먹는 것에 독서를 비유할 수 있다. 아무거나 먹는다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가려 먹어야 한다. 본인의 현재 상황에서 읽어야 할 것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편식하면 안 되듯이 인문, 역사, 철학관련 책도 폭 넓게 읽어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다양한 체험을 얻을 수 있다. 한 분야의 책만 읽는다면 사고가 편협해진다. 

그리고 다독과 정독을 적절하게 해야 한다. 다독을 하는 중에 다시 읽어야 할 중요한 책은 정독한다면 책의 소중한 글귀가 기억에 남게 되고 이는 내 삶의 자양분이 된다” / 박재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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