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점은 내 삶의 전부다” 서울 금천구 독산4동에서 40년 가까이 동네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선문고 채성관 사장의 아내 김영자 씨는 이렇게 말한다.
채성관(68) 사장은 지난 1980년, 문구점으로 가게를 출발했다가 점차 가게를 확대하면서 충북서점으로 서점사업까지 시작했다.
새벽 6시부터 밤 2시까지 1년 365일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서점가게 건물을 아예 짓고, 지금은 그 건물에서 아들부부와 함께 2대가 함께 살고 있다.
아버지 채성관 사장(68), 아내 김영자, 아들 채형곤(41), 며느리 윤현순. 모두 한 건물에서 서점(선문고)을 운영하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김영자 씨는 “1980년에 문방구로 시작해 지금까지 서점을 운영해 올 수 있었던 것을 돌아보면, 서점을 내 삶의 전부나 마찬가지다”고 소회했다. 채 사장 부부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아들자랑이 끊이질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채 사장의 아들 채형곤(41)씨는 대학 졸업 후 좋은 직장에도 들어갈 수 있었지만, 취업을 포기하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서점으로 들어와서 그동안 10여년 동안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채형곤 씨는 젊은 감각으로 도서관이나 학교 납품과 관련된 전산 작업을 모두 처리하고 있다. 또 서점이 있는 동네(독산4동)가 다문화가정이 많은 특성 때문에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의 학력 수준에 맞는 참고서를 맞춤 식으로 설명해줘 손님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맞벌이 부부가 많은 동네 특성상 손님이 전화로 책을 주문하면, 오토바이로 직접 배달까지 해주는 친절까지 베풀고 있다. 채 사장의 선문고는 단순히 책만 판매하지 않는다. 문구는 물론, 로또, 토토 등 손님이 찾는 것이면 모든 것을 갖다 놓는다.
채성관 사장은 “이제 동네서점은 대기업 서점들에 밀려 설 자리가 점차 없어지고 있다”면서 “더구나 초등학교, 중학교가 시험을 안보면서, 참고서나 문제집마저도 장사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선문고만 해도 한달 수익의 절반 가량은 각종 서적류에서 나오고, 나머지 절반은 로또나 토토에서 나온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거에는 구로구, 금천구를 합쳐 동네서점수가 100여 개가 넘었지만, 지금은 단 11개 뿐으로 줄었다. 심지어, 선문고 서점 인근의 대기업 유통센터 홈플러스 안에 서점이 들어왔었지만, 결국은 문을 닫고 폐업하기도 했다.
채성관 사장은 “이제 동네서점은 책 하나만 갖고는 안 되고, 로또나 토토까지 팔아야 먹고 살 수 있다”면서 “시장여건이 안 좋아지고 있다고 마냥 손 놓고만 있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긍지를 갖고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쓴 웃음을 지었다. / 박재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