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 ‘메트로 북’] 『문학의 위로』
[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 ‘메트로 북’] 『문학의 위로』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7.06.0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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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북’을 시작하며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대신 책을! 지하철 승객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출퇴근길 독서를 권한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권할까. 독서신문은 이런 고민 끝에 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 기획물을 연재한다. 일명 ‘메트로 북’이다. 책 선정 기준은 우선 작고 가벼워야 한다. 그래야 핸드백에도 넣을 수 있어 갖고 다니기 좋고 지하철에서도 옆자리 승객에 불편을 안 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딱딱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가벼운 에세이, 유머가 있는 소설, 읽으면 위로가 되는 책 등이 좋다. 출판사와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바란다. <편집자>

『문학의 위로』
임재청 지음 │ 책읽는수요일 펴냄 │ 280쪽 │ 13,800원 (가로 130㎜×세로 195㎜)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마음이 한없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는 날, 누군가는 책의 얇은 종잇장을 붙들고 다시 올라오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문학읽기를 인생을 견디는 방법으로 삼은 사람이 있다. 이 책 『문학의 위로』의 임재청 저자를 이르는 출판사 ‘책읽는수요일’의 말이다. 임재청은 고전의 숲을 오래 거닐면서 나무를 보고 심은 자를 살폈다. 거기서 인생을 배우고 치유와 성장의 아름다움을 깨달았다. 그 모든 것을 오롯이 글에 담아 향기를 전하고 있다.

마음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는 날,
책의 얇은 종잇장을 붙들고
다시 올라 오세요

주홍글자 A가
Ability도 되고 Angel이 됩니다

* 사랑을 저울질하는 것은 사랑을 희생하는 허영에 불과하다. 사실, 사랑하는 데 진짜 문제는 오만이 아니라 허영이다. 열렬하게 사랑하는 사람은 때로 다른 사람에 대한 예의를 잊기도 한다.

명예나 이해관계도 상관하지 않는다. 오직 행복하기 위해서 열정에 빠져드는 오만함은 사랑스러운 권리다. 편견에 눈이 멀면 안된다. 서로 불편함을 견딜 수 있어야 하며 실망스러워도 서로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애정과 지혜가 필요하다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38쪽>

* 네흘류도프 공작은 카튜샤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법정 싸움을 하는 동안 죄인들의 운명을 마음대로 좌우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중략) 우리는 죄지은 사람만을 처벌할 뿐이다. 불행한 인간을 만든 나쁜 환경은 전혀 생각하기 않는다.

관직에 있는 사람들이 왜 몰인정한 인간이 되었는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동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직무만이 제1조건이라고 보고 있다. 돌이 깔린 땅에 빗물이 스며들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레프 톨스토이 『부활』, 157~158쪽>

* 가슴에 치욕의 징표인 주홍 글자를 달고 두 팔에 불륜의 씨앗인 갓난아이를 안고 처형대에 선 헤스터. 그녀는 주홍빛 헝겊에 금실로 꼼꼼하게 수놓아 A자를 아주 예술적으로 멋스럽게 만들었다.

그녀의 당당한 태도는 주홍 글자를 낙인이 아니라 어떤 상징으로 만들었다. 죄를 짊어지고 살더라도 주홍 글자 A를 본래의 뜻(Adultery)이 아니라 얼마든지 능력(Ability), 천사(Angel)로 눈부시게 빛나면서 구원에 한걸음 가까이 갈 수 있다. 그래야만 우리 모두 그리워하는 사랑(Amor)으로 불타오르지 않을까? <너새니얼 호손 『주홍 글자』, 180~186쪽>

*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하루하루를 천국처럼 사는 것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 너머 피곤함을 피할 수 없다. 상대를 위로하고 용기를 주고 때로는 사랑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보여줘야 한다. 그럴수록 우리 스스로 사랑을 견딜 수 없게 된다.

동정심이 최상의 감정이라고 하더라도 그 중압감이 두려운 나머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짐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중략) 사랑을 의심하거나 저울질하는 것을 우리가 사랑받기 원하기 때문이다. 가슴 뛰는 진실, 그것은 바로, 사랑은 우리 자유라는 것이다.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258~259쪽>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5호(2017년 6월 12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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