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 ‘메트로 북’] 결혼 편견 깨는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습니다』
[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 ‘메트로 북’] 결혼 편견 깨는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습니다』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7.06.09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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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북’을 시작하며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대신 책을! 지하철 승객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출퇴근길 독서를 권한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권할까. 독서신문은 이런 고민 끝에 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 기획물을 연재한다. 일명 ‘메트로 북’이다. 책 선정 기준은 우선 작고 가벼워야 한다. 그래야 핸드백에도 넣을 수 있어 갖고 다니기 좋고 지하철에서도 옆자리 승객에 불편을 안 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딱딱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가벼운 에세이, 유머가 있는 소설, 읽으면 위로가 되는 책 등이 좋다. 출판사와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바란다. <편집자>

결혼 망상·편견 깨기 오도독뼈처럼 경쾌

결혼생활은 노력한다고 결코 나아지는 게 아니다

돈이 다는 아니지만 자칫 파국의 원인될 수도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습니다』
소노 아야코 지음 │ 오근영 옮김 │ 책읽는 고양이 펴냄 │ 216쪽 │ 10,900원 (가로 113㎜×세로 185㎜)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결혼은 애초부터 부조리다. 타인이 만나 혈육보다 더 친밀한 관계에 이른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렇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비혼이다 졸혼이다 하면서 결혼이 이젠 선택의 영역으로 거론되는 것도 새삼스러울 게 없다.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습니다』 책을 낸 출판사 ‘책읽는 고양이’의 책 소개 글 중 한 대목이다. 출판사는 이 책을 통해 꼭꼭 씹히는 결혼에 대한 망상, 오해, 편견은 사이다처럼 시원하고 오도독뼈처럼 경쾌하다고 말한다.

저자 소노 아야코는 폭력적인 아버지, 아버지와의 생활에 비참하기 이를 데 없이 망가진 어머니를 보면서 바람 잘 날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가정생활의 행복이란 어린 시절에는 없었다. 아니 믿지 않았다.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말리려고 끼어들었다가 얼굴이 부을 정도로 얻어맞은 적도 있었다.

결국 소노의 부모는 이혼했고 아버지는 새 여자를 만나 딸(소노의 배다른 동생)을 낳았다. 그러나 아버지의 폭력은 달라진 게 없었고 배다른 동생은 고등학교 들어가선 아예 집에 들어가지 않고 밖으로 빙빙 돌았다.

소노가 물었다.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 아니냐 하고. 동생은 아버지가 잠들기 전에는 집에 들어가기가 싫어 지하철을 타고 계속 돌면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거예요 라고 대답했다. <이상 프롤로그에서>

소노는 그런 방식으로도 책을 읽을 수 있겠구나 하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노는 따뜻하고 평화로운 가정의 자녀에게는 독서하는 습관이 좀처럼 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나(아야코)처럼 안심하고 쉴 집도 없는 딸은 오히려 책만 죽도록 읽게 된다고 말한다.

아무리 사이가 나쁜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나(소노)나 동생이나 크게 빗나가지 않은 것을 보면 가정불화 탓에 비행 청소년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통계도 꼭 옳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한다.

독자들에게 소노는 책의 핵심을 이렇게 말한다. 남들처럼 조건 따위를 따져 결혼하거나 나의 만족을 위해 상대방을 조정하려 드는 부부생활에서는 결코 행복을 얻을 수 없다. 부부 생활이 행복하면 인생은 신뢰할 만한 것이 되고, 그것에 증오나 미움이 끼어들기 시작하면 세상은 회의로 가득 찬 곳이 된다.

“우리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상한 논리로 결혼 상대를 선택하지 않는다. 물욕, 볼품, 안정 등의 잣대로 상태를 선택한다. 그 득이 되는 요소를 분별하는 방식이 문제다. 세상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눈을 크게 뜨고 어떻게든 자기 체면을 세워줄 배우자를 찾으려는 사람이 꽤 많다. 당사자의 성격이 어떤지 따위는 별로 문제 삼지 않는다” <25~26쪽>

“이 세상 대부분의 일은 노력함으로써 다소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결혼만은 그렇지 못하다” <32쪽>

“결혼을 원한다면서 만나기도 전에 조건을 따지는 사람은 결혼을 원하는 게 아니라 ‘거래’를 원할 뿐이다” <33쪽>

“결혼생활을 성공적으로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이 돈은 결코 아니지만 파국을 맞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돈을 꼽을 수 있다”<53쪽>

아래 사진은 ‘책읽는 고양이’가 펴낸 작은 책들이다.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습니다』과 같은 크기다.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5호(2017년 6월 12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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