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book 조리book-『틈만 나면 살고 싶다』] 갈수록 먹고살기 어려운 ‘헬조선’, 작은 틈을 찾아 살아가는 사람들
[요리book 조리book-『틈만 나면 살고 싶다』] 갈수록 먹고살기 어려운 ‘헬조선’, 작은 틈을 찾아 살아가는 사람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5.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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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신준익 작가>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6655 : 현재 가구의 평균 부채 6655만원. 전년에 비해 6.4% 증가. (2016년 3월 기준)
11.3 : 15~29세 청년층 실업률 11.3%. (2017년 3월 기준)
17.1 : 대학생이 등록금을 마련하는 방법 중 본인이 대출(학자금 대출, 일반 대출 등)을 받거나 스스로 벌어서 마련하는 경우 17.1%. (2016년 기준)
1352230 : 최저 임금 6470원을 8시간 기준으로 계산한 주 40시간제의 월급(유급·주휴 수당 포함, 월 209시간) 135만2230원. (2017년 기준)

대한민국의 씁쓸한 단면들이다. 수치만 봐도 암울하다. 갈수록 먹고살기 어려운 시대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원하는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이들이 있다. 이 책은 제목 ‘틈만 나면 살고 싶다’처럼 틈이라도 있다면 그 틈을 찾아 열심히 살고 싶은, 틈 밖에 존재하는 보통 사람의 이야기다. 

시인 김경주가 보고 듣고 쓰고, 화가 신준익이 그린 일종의 르포 에세이다. 우리 주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르포 문학’이라는 형식에 담아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오랜 기간이 걸렸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을 직접 만나 듣고 인터뷰해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슈트액터, 중국집 배달원, 바텐더, 벨보이, 이동 조사원, 우편집배원 등 책에 나오는 37명은 비정규직이거나 일용직으로, 순탄치 않은 삶을 살고 있었지만 모두 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작가는 청춘들이 아름답다거나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치킨집 사장이 되고 싶은 꿈을 위해 중국집에서 배달원으로 일하고, 정부의 공공사업 중 로또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믿으며 매일 숫자를 고르고 분석하고, 지금의 빚이 나중엔 빛으로 바뀔 거라고 강조하며 대출을 권하는 보통 사람들의 삶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다. 김경주 시인이 들려주는 ‘조금 더 비극적인 인간극장’이다. 

“난 인생이 쓸모없어지는 것보단 창피한 게 낫다고 생각해”
“모두들 여기를 벗어나고 싶은 욕망으로 살지. 굳이 묻지 않아도 다들 목표는 ‘올해까지’ 거나 ‘이번 시험’이야”
“열심히 살고 싶었는데 열심히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열심히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어떤 아르바이트도 어떤 정치인도 어떤 선생님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작가는 37개의 틈을 통해 우리 모두 우리보다 나은 것의 일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가 찾는 것도 그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일단 태어나면 모두 생긴 대로 이 길을 가야 한다고 덧붙인다.

『틈만 나면 살고 싶다』 
김경주 지음 | 신준익 그림 | 한겨레출판사 펴냄 | 232쪽 | 13,000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4호 (2017년 5월 22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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