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매주 일요일 밤 10시 40분, KBS2에서는 익숙하지만 낯선 한 공간의 일상을 72시간씩 관찰하는 ‘다큐 3일’이 방송된다. 2007년 5월 봄, 무안장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0년간 500여곳의 장소와 그곳에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무려 1500일, 3만6000시간 동안 프로그램을 거쳐 간 사람만 해도 PD 67명, 작가 24명, VJ 78명에 달한다. 이들은 “아는 것은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함이요, 사랑하는 것은 진정으로 보기 위함이니, 보면 모으게 되나, 다만 헛되이 모으는 것은 아니어라”는 조선 후기 문인 유한준의 말을 떠올리며 ‘사랑하면 보인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겼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100년 전통의 ‘1913송정역시장’, 60년 넘게 유교와 한학을 가르쳐온 ‘김제 학성강당’, 봄이면 벚꽃이 만개한 그림 같은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섬진강휴게소’, 온 마을과 산이 차밭으로 가득한 ‘보성 양동마을’ 등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누볐다.
각 장소는 언제나 가슴이 설레는 곳, 다시 열정을 불어넣는 곳, 땀 흘릴 용기를 주는 곳, 옛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곳 등 10개 주제로 나뉘어 감성적인 사진과 함께 소개된다. 윤동주, 나태주의 시 구절, 랄라스윗의 노래 가사, 그곳에 찾아가 읽으면 좋은 시와 소설도 담겨 있어 여운을 남긴다. 특별한 듯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다.
『사랑하면 보인다』
KBS ‘다큐멘터리 3일’ 제작팀 지음 | 인플루엔셜 펴냄 | 368쪽 | 15,800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4호 (2017년 5월 22일자)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