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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홍석천의 커밍아웃, 용감해서 더 찬란하다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서 ‘미워 죽겠어’라는 유행어로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던 2000년. 30대에 접어든 방송인 홍석천은 세상을 향해 “저는 남자를 사랑하는 동성애자입니다”라고 덜컥 커밍아웃을 해버렸다. 당시 보수적인 대한민국에서 커밍아웃이 불러온 파문은 상당했고, 믿음직하고 자랑스럽던 아들은 한순간 불효자 신세가 됐다.

이 책은 17년 전, 그가 커밍아웃한 그 날부터 시작된다. 그 이후로 아무도 그를 따라 커밍아웃하지 않아 여전히 연예계 최초의 성 소수자이지만, 그는 그날의 결심을 전혀 후회하지 않고 진실하게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도 많이 부드러워졌다. 이제는 ‘대한민국 탑 게이’ 홍석천이라는 사람을 온전히 바라봐준다. 

<사진제공=스노우폭스북스>

“하늘이 파란 이유는 대기가 파란색만을 받아들이지 않고 반사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피해 다니기만 할 게 아니라, 나만의 고유한 색을 인정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담담하게 고백한다. 이제는 ‘그냥 나니까, 홍석천이니까’라는 생각을 갖고 많은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인사하는 게 습관이 됐다. 

당시 6개의 고정 프로그램에서 퇴출된 뒤, 먹고살기 어려워 후미진 이태원 뒷골목에서 시작한 요식업도 이제는 제법 규모를 갖췄다. 이태원 하면 홍석천 아니겠냐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지금은 이태원에 11개의 매장과 평생 소원이던 자신의 건물을 갖게 됐다. 또 누나의 아이를 입양해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게이(gay)는 ‘명랑한, 쾌활한, 즐거운’을 의미하기도 한다. 연예인 홍석천을 떠올리면 유쾌하고 밝은 기운이 전해진다. “성 소수자는 궁금한 별종,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아니다. 아름다운 내면을 가진 빛나는 사람이다” 홍석천의 솔직한 고백이 담긴 이 에세이를 통해 그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찬란하게 47년』       
홍석천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펴냄 | 304쪽 | 16,800원

이정윤 기자  jylee9395@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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