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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닫힌 門, 열린 文
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 양복 상의를 경호원 도움 없이 ‘직접’ 벗어 의자에 '직접' 걸어놓고, 식판을 ‘직접’ 들고 청와대 하급 직원들과 나란히 메밀국수를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수석들과 커피를 들고 함께 걷는 모습 등 낯선 풍경이 화면 가득하다.

영부인은 동네 찾아온 민원인에 라면을 접대하면서 하소연을 듣고, 활짝 웃으며 동네 할머니 두 손을 잡는다. 이젠 영부인 호칭도 여사님으로 쓴다 한다. 역시 익숙한 풍경은 아니다.

모든 것이 열리고 있다. 낮아지고 있다.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만큼 그 동안 많은 것들이 닫혀 있었고, 위에 있어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낮은 사람은 고개가 아플 지경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반대표를 찍었던 사람들에게도 호감을 사고 있다. 겸손하고 경청할 줄 안다는 점에서 인정을 받았고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발빠른 대응 등 안보면에서도 불안감을 거두고 있다.

너무 많은 청사진을 풀어내다보니 일반 시민들은 주체할 수 없는 뉴스 홍수를 경험하고 있다. 일부에선 중요한 이슈에 경중을 살펴 순서를 정해, 차근차근 접근하라는 충고도 하고 있을 지경이다. 일부에선 미디어가 용비어천가 아닌 문비어천가를 쏟아내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매스컴과 허니문 기간이라 해도 심하다는 말도 있기는 하다.

닫혀 있었던 것을 보자. 그 답은 최근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 있다.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긍정적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75%였다. 이들이 꼽은 개혁 1순위는 검찰이었고 다음이 정치였다. 75%라는 숫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 여론을 물었을 때 나온 찬성 여론과 같은 수치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탄핵 정국 국민여론이 대선에 이어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검찰을 개혁 1순위로 꼽은 것은 전 정권에 대한 심판과 아울러 이른바 적폐의 근원이 검찰에도 어느 정도 있음을 시사한다. 그동안 검찰은 권력과 재벌에 열려 있었지만 국민에겐 여전히 닫힌 문(門)이었고 정의실현에도 열려 있었다고 할 수 없다.

검찰과 아울러 정치가 개혁순위에 오른 것도 민생정치·서민정치를 당부한 것과 다름없다. 검찰 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초기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성패여부를 가를 지도 모르는 중차대한 일이다.

조국 민정수석 임명이 가져오는 파장이 벌써부터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국 민정수석이 초기 인사의 핵으로 등장하면서, 조국의 칼이 우병우의 매듭을 정면으로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과장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열린 문(文, 문재인 대통령)을 보자. 청와대 문이, 광화문 광장이, 남대문 시장이 활짝 열리는 게 문 대통령의 공약을 떠나 일반 시민은 진정 보고 싶은 대목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비서관들이 일을 보는 여민관에서 일반 업무를 보겠다는 게 신선해 보인다. 광화문 광장에 나와 시민들과 격의 없어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고 남대문 시장에서 순대 한 접시에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는 모습도 상상해본다. 이는 다 경청, 남의 말 잘 듣는 문 대통령의 좋은 습관이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라 하겠다.

그러나 경청은 좋지만 자신의 주관마저 흔들려선 안 된다. 문 대통령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을 다룬 책을 보면 문 대통령은 자신의 인기에 매우 민감해 인기도가 떨어지면 추진력을 금세 잃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있는가하면, 결기(또는 배짱)가 부족해 부하들의 강한 의견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흘려들을 얘기가 아닌 것 같다. 이런 분석이 몇몇 책에 보인다. 너무 착하다는 평도 함께 있다.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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