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승 『솔직한 식품』 - 넘쳐나는 식품 정보에 혼란스러운 소비자, 식품공학 교수와 식품 담론 바로 보자
이한승 『솔직한 식품』 - 넘쳐나는 식품 정보에 혼란스러운 소비자, 식품공학 교수와 식품 담론 바로 보자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5.1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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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최고급 호텔 출신 셰프, 맛집 블로거, 맛 칼럼니스트, 식품공학과 교수, 어부, 과학자가 함께 대하구이 전문점에 간 상황을 살펴보자. 식당 벽에는 ‘대하가 몸에 좋은 이유’가 장황하게 적혀 있다. 

그걸 본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말을 꺼낸다. “대하가 꼭 몸에 좋은 것만은 아니죠. 대하에 콜레스테롤 많은 거 아시죠?” 그러자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의사가 한마디 한다. “콜레스테롤은 먹는 것보다 몸에서 만들어지는 게 더 문제예요” 그때 듣고 있던 어부가 갑자기 끼어든다. “그런데 이건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대하가 아니라 흰다리새우네요” 그러자 맛 칼럼니스트가 “대하는 역시 소금구이인데, 이 집 소금은 좋은 천일염이 아닌 것 같군요”라며 화제를 돌린다. 그때 맛집 블로거가 “이 집은 국산 대하도 아니고 질 나쁜 천일염을 쓰는 것 같으니까 제가 더 좋은 맛집으로 안내하겠습니다” 하며 일행을 데리고 나온다. 

물론 허구의 이야기지만, 여기서 우리는 식품에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갈래의 정보가 생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식품’은 어부에서 학자까지, 자취생부터 식품업계 종사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매일 접하고, 여러 측면에서 관심을 갖고,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다. 식품에 관한 정보가 우리 주변에 차고 넘치는 이유다. 

그만큼 엉뚱한 내용이 사실로 둔갑하기도 하고 위험이 과장되기도 하는 것이 식품이다. 그래서 어디서든 식품 이야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커지는, 부산 신라대학교 바이오산업학부 식품공학 교수인 저자 이한승이 혼란스러운 식품 담론에 대해 누군가 한마디는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 책을 썼다. 식품 정보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과학자의 관점에서 큰 원칙을 이야기한다. 

식품은 다면적이다. 어떤 식품도 그 자체로 선하거나 악하지 않다. 오히려 식품에 대한 이분법에서 비롯되는 선입견과 오해가 문제를 왜곡한다. 따라서 특정 식품을 의심의 눈으로만 바라보거나 마치 독극물처럼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밀가루와 설탕은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에겐 보약이 될 수 있고 비만인 당뇨환자에겐 독약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책은 식품을 둘러싼 대표적인 6가지 오해(전통음식은 몸에 좋다고?, 천연은 안전하지 않다, 다이어트는 식이요법이다 등)를 살펴본 뒤, 그런 오해를 촉발시킨 소비자들, 식품회사, 그리고 연구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동안 우리 눈을 가린 식품 담론의 문제를 알고 나면 식품을 바로 보고 건강한 삶도 되찾게 될 것이다. 

『솔직한 식품』 
이한승 지음 | 창비 펴냄 | 240쪽 | 14,000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3호 (2017년 5월 8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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