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영국화가인 키스 자매의 한국사랑이 돋보이는 책이다. 그들은 1920~1940년의 한국의 모습과 한국인의 일상을 그림으로 표현했고, 그들이 외국인으로서 느낀 한국과 한국인의 실상을 피력했다.
키스자매는 그 당시 서울뿐 아니라 원산, 함흥, 평양, 금강산 등을 구경하고 “시간을 초월한 황홀경을 느끼고, 고국인 영국의 전원을 산책할 때보다 훨씬 더 감각적인 즐거움을 느꼈다”고 말할 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각별했으며, 이 책에는 그들이 한국에 머물면서 그림으로 남겼던 그들의 족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또한 이 책은 한국의 일상모습 뿐만 아니라 유관순, 김윤식 등 역사적 인물들의 모습도 담고 있는데, 특히 일본의 식민지배에 매우 비판적이었던 키스자매는 초대 주불공사이자 국권침탈을 분히 여겨 자살한 민영환의 조카도 그렸는데, 이 작품은 우리에게 소중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이와 함께 이 책에 실린 키스의 그림은 수채화, 채색 목판화, 컬러 에칭, 스케치 등 그 기법 면에서 다양하다. 특히 채색 목판화는 일본에서 배운 우키요에 분위기가 물씬 나는 것으로, 서양인이 동양의 목판화 기법을 배워 동양을 표현했다는 것이 이색적이다.
엘리자베스 키스, 엘스펫 k. 로버트슨 스콧 지음/ 책과함께/ 252쪽/ 20,000원
독서신문 1399호 [200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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