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헤네시·마이클 스미스 『만화로 보는 맥주의 역사』 - 맛은 천가지 향은 만가지 흑사병도 견딘 인류의 오랜 벗
조너선 헤네시·마이클 스미스 『만화로 보는 맥주의 역사』 - 맛은 천가지 향은 만가지 흑사병도 견딘 인류의 오랜 벗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4.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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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우리는 엄청나게 운이 좋다고 말한다. 역사를 통틀어 맥주가 먹고 싶을 때 바로 마실 수 있었던 적은 이제껏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맥주는 문명이 암흑시대에 빠졌을 때도 살아남았고 흑사병, 세계대전, 금주법도 버텨냈다. 우리보다 앞선 인류가 직면했던 수많은,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무수한 위험을 견뎌낸 것이 맥주다. 

영국의 시인 존 테일러가 “맥주는 사람들에게 노래와 웃음을 주는구나 / 수줍은 사람이 사랑을 고백하게 하고 / 겁쟁이는 용기를 얻어 어깨 펴고 싸운다네 / 철학자의 사색은 깊어지고 / 학자의 학문은 넓어지고 / 법률가의 변론은 날카롭고 격정이 넘치네”라고 말했듯 맥주는 사람들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한다. 비어(Beer)의 어원이 고대 라틴어인 비브레(Bibere, 마신다)인 만큼 맥주는 무엇인가를 마시는 행동 그 자체와 같은 뜻을 갖고 있다. 

지금 우리의 삶은 예전보다 한층 평화롭고 윤택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규모와 방법으로 맥주를 만든다. 무역과 기술 덕분에 전 세계의 맥주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만화로 보는 맥주의 역사』는 이처럼 지구상에서 가장 즐겨 마시는 음료인 맥주의 역사를 기록한 첫 번째 그래픽 노블이다. 1만년 전 농업의 발명부터 로마 건국, 기독교 탄생, 대항해 시대, 산업혁명과 제국주의를 거쳐 오늘날 크래프트 맥주의 폭발적인 증가까지 역사를 훑는다. 

영화, 텔레비전, 만화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생동감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한 조너선 헤네시와 지난 20여년간 워털루, 하푼, 메이플라워, 백이스트 양조장에서 맥주를 만든 마이클 스미스가 맥주에 대한 풍부한 역사적 지식을 들려주고, 일러스트레이터 아론 맥코넬이 시대 상황을 면밀하게 고증한 배경과 역사적 인물의 특징을 잡아낸 캐리커처로 만화의 재미를 한층 높여준다. 

맥주는 몰트와 홉, 효모의 종류와 양조법에 따라 무수히 많은 맛과 향을 낸다. 그래서 다양한 풍미에 어울리는 음식도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는 맥주를 역사적 발전 단계별로 각각의 알코올 세기나 쓴맛 정도와 같은 특성에 따라 구분하고, 그 맛과 향, 질감의 독특함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그런 풍미에 어울리는 함께 먹는 음식도 추천한다. 물론 음식 조합에 답은 없지만, 맥주가 낯선 사람에게는 디딤돌 역할을,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간결하고 정확하게 정리된 체계를 제공해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할 것이다. 

『만화로 보는 맥주의 역사』      
조너선 헤네시·마이클 스미스 지음 | 서연 옮김 | 아론 맥코넬 그림 | 계단 펴냄 | 180쪽 | 16,800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1호 (2017년 4월 10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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