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뉴스/독서신문 김주경 기자] 이 책은 『파리는 날마다 축제』를 읽고서 헤밍웨이의 정처를 따라 거닐었던 경험담이 담긴 여행기다.
저자인 김윤주 작가는 아주 오래전, 25살 생애 처음 파리로 떠났다. 그리고 스무 해가 흘러 두 번째로 파리 여행을 떠나게 된다. 스무 해를 지나 이렇게 다시 온 파리가 안녕한지 묻고 싶었다는 것. 그렇게 떠난 두 번째 여행에서는 젊은 날의 헤밍웨이처럼 헤매보기로 한다. 그렇다보니 동선이 한층 더 흥미롭다.
구석진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을 묘사하며 종일 시간을 보내던 생 미셸 광장의 카페, 청년 헤밍웨이가 무프타르 거리를 지나 팡테옹과 소르본 대학 뒷골목을 헤매던 모습을 생생히 기록했다. 누구나 맘껏 책을 빌려 갈 수 있는 실피아 비치 책방, 스콧 피츠제럴드와 문학을 논했던 몽파르나스의 술집 등등 저자가 소개하는 멋과 추억이 서려 있는 그 공간은 낭만이 공존하는 문화공간으로 우리에게 알려졌다.
헤밍웨이는 이십 대 시절 7년을 파리에 살았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파리는 날마다 축제』라는 책을 서술하게 된다. 그의 유작이 된 책에서 "젊은 시절 한때를 파리에서 보낼 수 있는 행운이 그대에게 따라 준다면, 파리는 움직이는 축제처럼 평생 당신 곁에 머물 것이다. 내게 파리가 그랬던 것처럼"이라는 문장은 당장이라도 파리로 떠나고 싶은 우리의 마음을 툭툭 건드린다.
저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찬란했던 시절은 있다. 헤밍웨이가 작가로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춥고 배고팠던 파리 시절이 어쩌면 그에겐 가장 찬란했던 시절이었을지 모른다고…
■ 헤밍웨이를 따라 파리를 걷다
김윤주 지음 | 이숲 펴냄 | 256쪽 | 1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