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골집 대청마루에 앉아 책 읽는 것을 가장 큰 낙으로 삼은 북 칼럼니스트 박균호. 시간이 흘러 가장이 된 그의 서재는 집에서 제일 큰 방의 세 벽면을 오롯이 차지하고 있다. 조만간 소파가 있는 마지막 한 벽도 책장으로 채우려는 ‘야욕’에 차 있다.
하지만 서재의 안위가 온전치만은 않다. “지금도 내 서재의 장서는 풍전등화 또는 백척간두에 있는 신세다. 집 안에서 제일 큰 방을 서재로 쓰고 있는 데다 아내가 거짓말 다음으로 혐오하는 먼지의 온상이 내 서재다. 말하자면, 내가 죽고 나서 서재의 거취를 따질 신세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자신의 서재의 공익성을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딸아이의 과외 공부 공간으로 서재를 내어주고, 국어교사인 아내가 서재를 방문해 “혹시 이 책 있어?”라는 문의를 했을 때 반드시 그 책을 손에 들려줄 수 있도록 서재를 정비 중이다. 또, 무엇보다 청결을 중시하는 아내를 생각해 수시로 서재를 닦고 조이고 기름을 치곤 한다.
이토록 서재를 각별히 생각하는 저자가 그 안에 꽂힌 책 한권 한권을 다양한 독자들에게 맞춤 처방하기 위해 책 『독서만담』을 펴냈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힘들어 하지만 다행히도 그 다양한 이유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 있다. 그래서 저자는 특히 ‘왜 행운은 나만 피해 다니는 것일까?’, ‘왜 나는 항상 패자가 되는 것일까?’라는 자책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
그의 서재도 점차 나이를 먹고 있다. 책에 담긴 지식과 이야기가 일정한 주기를 두고 재생산되다 보니 새 책을 사서 실망하는 것보다 서재에 있는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책을 살 만큼 샀다며, 이제 오래된 친구와 다독거리면서 지내야겠다는 저자의 경험들이 『독서만담』에 녹아 있다.
『독서만담』
박균호 지음 | 북바이북 펴냄 | 280쪽 |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