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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자 인터뷰] 『그게 뭐라고 자꾸 신경이 쓰일까?』 차희연 "예민함, 뭐 별거라고, 마음 편히 가지세요"

『그게 뭐라고 자꾸 신경이 쓰일까?』       
차희연 지음 │ 팜파스 펴냄 │ 248쪽 │ 값 14,000원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당신은 예민하십니까. 아니 예민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스마트 폰에서 나는 깜빡거리는 불빛에도 잠을 못 잔다거나, 시계가 똑딱거리는 소리에도 잠을 못 이루거나, 어제 김 부장이 뭐라고 했는데 그 말이 계속 귀에 맴돌아 진짜 열 받아 잠을 못 잔 경우가 있나요. 며칠 전 애인이랑 헤어졌는데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멍한 채로 밤을 보낸  적도 있나요. 이런 문제로 숙면을 이루지 못하고 선잠을 자거나 불면증이 있다면 예민한 성격이라 할만하다.

‘예민함’이 이제 본격 다룰 때가 된 것인가. 심리학엔 예민함이라는 별도 학문영역이 없다는데 ‘예민함’을 다룬 책이 나왔다. 저자는 참 예민한 사람인가보다.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는 젊다. 양재천변 커피집에서 만난 그녀는 더 젊다. 늘씬한 키에 선글라스를 머리 위에 장식 삼아 올린 차희연 씨는 한 눈에 들어오는 미인이다.

이렇게 젊고 미인일 줄은 미처 짐작을 못했는데 하는 표정으로 인사를 하니, “제가 미모 담당이에요, 저 그리고 말도 잘해요” 톡톡 튀는 소프라노에 돌연 커피집이 환해지며 창가로 들어오는 햇살이 반짝거린다. 요즘 여자 39세는 이렇게 눈부시다.

작가 차희연. 이목구비처럼 말도 참 시원시원하다. 자신은 결코 예민하지 않고 오히려 둔감한 편이라고 말한다.

예민함도 장점이에요, 눈치있다는 뜻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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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리더십, 갈등관리, 커뮤니케이션 등 HRD 전문이에요” HRD는 Human Resources Development의 약자로 주로 기업경영 측면에서 많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에선 심리학과 일본어를 전공했고 심리치료와 경영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교육학으로 박사과정에 있다.

기업을 대상으로 벌써 12년째 강의를 하고 있다. 책도 이번이 세 권째다 . 이번엔 낸 『그게 뭐라고 자꾸 신경이 쓰일까?』에 앞서 『여자 서른 살, 까칠하게 용감하게』, 그리고 『나는 왜 툭하면 욱할까』를 냈다. 아마 예민함을 다룬 책은 이게 처음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책 보고요, 감사하다는 사람들 많아요”

남들 눈치보고, 소심하고, 신경 쓰이니까 병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고 안도했다는 말이다. 책이 주는 큰 장점 ‘공감’을 이 책은 잘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우선 공감하면 이해하기 쉬워요. 그래서 이 책은 어려운 이론은 피하고 쉽고 가볍게 터치했어요”

책 『그게 뭐라고 자꾸 신경이 쓰일까?』는 예민함 때문에 힘들지는 않나요 라고 위로하고, 예민한 감각은 되레 선천적 능력이라고 예민함을 깊이 이해해준다. 책은 두괄식으로 결론을 미리 다 얘기해준다. 예민하다고 걱정말라고 다독인다.

이어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들의 사례를 들고 예민한 성격 유형을 다루면서 대인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다른 사례들을 보여주면서 다시 한 번 예민함을 위로하고 이해해준다.

예민함을 다루되 전혀 예민하지 않게 다루고 있다. 예민한 사람이 읽으면 책 곳곳에 복선처럼 깔아 놓은 ‘공감’의 푹신함을 느낄 것이고 둔감한 사람이라면 아, 이런 사람들이 있구나, 내 옆자리 김 대리가 이래서 마음고생하는구나 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쨌든 “예민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라며 왜 이렇게 많아졌나 하고 물었다. 그 대답은 일단 우리 사회문화에서 찾는다. “집단주의 문화 영향이 커요. 집단은 동질성을 가져야 한다는 강박감이랄까, 나와 다른 사람을 서로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 집단문화의 바탕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이면 남의 얘기하고 중심은 내가 아니라 바로 옆사람이 된다는 설명이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라는 말이 이같은 중간지향의 집단문화의 병폐를 드러낸다는 말이다. “옳은 길을 가는 게 아니라 서로 맞춰 편한 길을 가려는 것, 이런 현상은 바로 예민한 사람들에겐 매우 힘든 경험이 됩니다”

역시 달변이다. 오랜 강의 경험에서 나온 말솜씨는 자신이 한 말에 꼬리를 붙이고 그 꼬리를 잡아 새로운 말머리를 만든다. 그 말머리에 채찍을 가해 속도를 높이거나 고삐를 쥐어 늦추거나 하면서 상대방에게 몰입감을 주는데 이러한 혀의 힘은 내공이 없다면 공허하다.

차희연의 내공은 많은 독서와 글쓰기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확인하는 데 별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10여년 전부터 온라인 강좌를 하면서 쓴 글이 A4용지로 1000 몇 백 장이라 하니 우아하게 자란 여자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책에서 한 토막 옮긴다. 어떤 유형의 사람에 대한 얘기인지 독자들 스스로 생각해보기 바란다. ‘연인끼리 싸움을 하다보면 혼자 생각을 하다가 실제 사건과 상관없이 혼자 결론을 내는 경우도 있다.

남성이 친구와 술을 먹고 집에 가서 여자친구에게 연락을 하기로 했다. 남성은 휴대폰 배터리가 나간 줄도 모르고 술을 마시다 휴대폰은 꺼졌고 충전을 급히 했지만 잔량은 많지 않아서 여자친구에게 간단히 메시지만 남기고(통화는 못하고) 집으로 갔다.

그리고 충전하고 전화해야지 하다 술기운에 그만 잠들었다. 여자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심심하고 궁금하기도 해 메시지를 보냈지만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도 없고, 겨우 대답이라는 게 술 마시고 있다, 배터리가 없어 연락 못한다 라는 문자가 고작이다.

집에 들어가면 전화를 하겠지 여겼지만 새벽 1시 2시가 넘어서면서 연락을 하지 않는 이유는 배터리가 아니라 다른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기에 이른다.

다른 여자가 생긴 걸까? 나에게 싫증이 났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며 이튿날 아침 헤어지리라고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아침, 남성이 일어나자마자 미안한 마음에 전화를 하자 여성은 대뜸 이별을 선언해버리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같은 경우를 ‘생각이 많은 유형’으로 보고 이렇게 충고한다. 자기 생각의 흐름을 관찰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훈련하고 불필요한 생각을 끊는 연습을 하라고. 방법이 있다. 바로 □□□을 먼저 하라고 한다. 긴장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기 위해서는 이것을 해야 한다고 차희연은 말한다. 정답은 이 기사 맨 뒤에 있다.

 

심리학도 과잉 아닌가요? 심리치료를 표방한 심리학 책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물었다. “심리학은 인간의 심리를 분석한 결과일 뿐이에요” 즉 ‘분석’이라는 것. ‘처방’은 어디에? 설명이 이어진다.

“결론은 ‘네 생각은 뭐야’ ‘네 마음은 뭐야’를 발견하라는 겁니다” 즉 너를 돌아 봐, 남들 얘기 들을 필요 없어 라는 말이다. 심리상담이라는 것도 상대의 말을 잘 듣고 그 사람의 말을 잘 정리해줘 심리적인 지지를 해주는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이러면 자기존중감이 높아지고 안정감과 함께 행복함을 느낀다고 한다. 심리학 책을 보는 것도 좋지만 자기 자신의 처방은 마음속에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추측이다.

단언컨대 독서의 공적(公敵)은 스마트폰이다. 이 스마트폰이 책읽기를 끊게 하는 악역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휴식과 이완을 앗아가는 또 다른 예민함을 부르는 버튼이다.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페이스북 카카오톡도 모자라 이메일 체크에 문자 등 집에서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다. 이 문화생태계의 변화가 또 하나의 예민함을 만들고 있다고 차희연은 분석한다.

이야기는 스마트폰의 문제와 함께 젊은 세대의 예민함으로 이어졌다. 역시 책을 멀리 한 20대의 예민함은 스마트폰 공해와 닿아있다. 인터뷰가 스마트폰 공해에 이르자 공감대가 급속히 확산된다.

“대체로 책을 많이 접한 세대는 판단의 기준이 있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역량도 있어요. 그런데 제가 상담한 20대들은 생각의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요. 기준이 없고 가치관이랄 것도 없고 다양한 정보도 부족해요” 기본적으로 우리 20대는 다양한 정보가 부족하다.

아니 부족하기도 하지만 매우 경직돼 있다. 책읽기를 통한 다양한 정보에 노출되는 게 아니라 작은 액정을 통해 보는 단편적이고 때로는 말초적 정보는 사리판단을 할 겨를도 없이 흘러간다. 정보의 낭비이면서 남는 게 없다. 어쨌든 스마트폰이 가져온 예민함은 심리학자들에게 또 다른 연구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예민한 사람에게 또 하나의 독은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다. 이런 예를 보자. 오랜만에 모인 동창모임에서 한 사람이 혈색이 안 좋아보이는 친구에게 안부를 물었다. “얼굴이 안 좋아 보여, 요즘 무슨 일 있어?” 그러자 친구가 대답을 한다. “응, 나 요즘 직장 다녀”

저자 차희연도 사장을 하면서 당연히 직원을 둔 적이 있다. 그 직장 경험이 강의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론과 실제가 만나니 현실감이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저자도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그것도 만만찮은 강도로. 그래서 강의가 실감난다는 평을 듣는 것 같다. 직장 스트레스! 직장생활 오래 한 기자는 유구무언이었다. 커피집을 나와 크게 심호흡을 했다. 정답은 심호흡.       
/ 정리=이정윤 기자, 사진=이태구 기자 
일러스트= 영수

 

엄정권 기자  ta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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