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도깨비가 나올 것 같은 색, 코발트블루 - 남궁산 『문명을 담은 팔레트』
[책 속 명문장] 도깨비가 나올 것 같은 색, 코발트블루 - 남궁산 『문명을 담은 팔레트』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3.26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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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블루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코발트블루는 보라색이 약간 감돌아서 매우 강렬하지만 유럽의 화가들에게는 그다지 인기가 없었습니다. 몇몇 화가들이 스몰트(코발트블루로 염색한 유리를 갈아서 만든 안료)를 사용했는데 캔버스에 착색이 제대로 안 되고 바탕이 비치는 등 단점이 더 많았거든요.

코발트블루는 프랑스 화학자 테나르가 합성에 성공한 19세기 초에서야 회화 안료로 주목을 받습니다. 보존성이 탁월해 시간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았거든요. 빈센트 반 고흐도 합성 코발트블루를 애용했는데, 뛰어난 보존성 덕에 작품의 매력이 지금까지 잘 남아 있지요.

고흐의 작품 중 ‘별이 빛나는 밤’이나 ‘까마귀가 있는 밀밭’에는 강렬한 코발트블루가 듬뿍 쓰였습니다. 제 친구는 ‘별이 빛나는 밤’을 실제로 보고 “도깨비라도 나올 것 같다”라고 하더군요. 코발트블루로 채색한 밤 풍경이 으스스하게 느껴졌나 봅니다. 

저는 그 감상을 듣고는 코발트의 기원이 떠올라 한참 웃었답니다. 코발트의 이름이 독일어로 도깨비를 뜻하는 ‘코볼트(kobold)’에서 비롯됐거든요. 좀 뜬금없겠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지요. 

코발트 광석을 찾아낸 독일 광부들은 은을 찾았다고 기대하며 제련했는데, 은이 나오기는커녕 쓸모없는 파란색 물질만 얻었어요. 게다가 코발트 광석에 포함된 비소 때문에 유독 가스가 발생해 건강도 해쳤고요. 그래서 코발트 광석을 사람에게 장난치는 도깨비에 비유해 불렀다고 합니다. <48~52쪽 요약>

■ 문명을 담은 팔레트     
남궁산 지음 | 창비 펴냄 | 216쪽 | 12,000원

* 이 기사는 2017년 3월 27일자 독서신문 [요리book 조리book] 지면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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