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산 『문명을 담은 팔레트』 - 빨강 주황 파랑… 인류 역사에 무지갯빛 물을 들이다
남궁산 『문명을 담은 팔레트』 - 빨강 주황 파랑… 인류 역사에 무지갯빛 물을 들이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3.2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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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창비>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면, 어떤 풍경이든 다채로운 색으로 가득하다. 눈을 뜨면 빨강이든 검정이든 항상 어떤 색을 보기 마련이고 일상에서도 끊임없이 색을 선택하는 때가 온다. 때로는 색이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기도 한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이 빨간색일 때는 가만히 기다리다 초록색으로 바뀌면 건너듯 말이다. 행동뿐 아니라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는 ‘색’은 이처럼 항상 가까이 있기 때문에 눈치채기 어려울 뿐 사람과 떼어낼 수 없다. 

이 책의 저자 남궁산은 판화가라는 직업 덕에 다른 사람보다 색채에 민감하고 관심도 많다. 특히 강렬한 원색에 매료돼 판화에 다양한 색을 담아내려 노력해 왔다. 그는 인천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해 1991년 첫 개인전을 열었고, 그 후 일관되게 생명을 주제로 한 연작 판화를 만들어 오고 있다. 또 신문, 잡지에 연재한 글과 강연 활동으로 판화의 대중화에 기여한 바 있다. 

그는 강렬한 원색을 향한 흥미를 발전시켜, 색채의 근원과 역사를 파고들었다. 역사, 사회, 예술, 과학, 종교를 막론하고 색채가 사람들의 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색과 관련한 기술의 발전이 사람들의 생활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탐구했다. 그 결과 빨간색이 위험을, 초록색이 안전을 뜻하듯이 색들은 저마다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 책에서는 빨강, 파랑, 노랑, 초록, 검정, 하양, 보라, 주황, 분홍 등 대표적인 색들이 인류와 함께해 온 과정을 차근차근 짚어본다. 빨강에는 ‘최초의 색이자 생명의 색’, 노랑에는 ‘세상의 중심에 자리한 색’, 하양에는 ‘마냥 순수하지 않은 색’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선사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각각의 색들이 지닌 의미가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본다. 인류가 어떻게 색을 손에 넣었는지도 들려준다.

세상에는 무궁무진한 색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번거로우니 대충 어떤 색이라도 좋아요”라며 외면하기에는 아깝다. 이 책은 색을 잘 알고 활용하기 위한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처음 이름이 붙은 색은 빨강이라는 것, 중세 유럽에서는 초록이 악마의 색으로 여겨졌다는 것, 주황은 식욕을 자극하는 색으로 과자 포장지에 잘 쓰인다는 것 등 색들에 얽힌 인류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다. 

■ 문명을 담은 팔레트     
남궁산 지음 | 창비 펴냄 | 216쪽 | 12,000원

* 이 기사는 2017년 3월 27일자 독서신문 [요리book 조리book] 지면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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