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책 ③ - 너를 처음 만났을 때] 내 작은 반려견 또또와 별이에게 보내는 편지
[반려동물 책 ③ - 너를 처음 만났을 때] 내 작은 반려견 또또와 별이에게 보내는 편지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3.14 2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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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열두해 한 침대에서 잠을 자며 친구처럼 지내던 반려견 또또. 서울 양재천에서, 수원 영통 독침산에서, 분당 탄천과 율동공원과 영장산에서 또또와 함께 걷고 오르고 달렸다. 원래는 외동아들 재현이를 위해 입양했지만 재현이는 늘 공부하기 바빴고, 아내도 날마다 출근하느라 또또를 돌보는 것은 오롯이 저자 몫이었다. 하지만, 또또도 열다섯 살이 되면서 밥을 잘 안 먹기 시작했다. 걷는 것을 힘들어하고 아플 때는 장롱 속에 숨었다. 그렇게 재작년에 또또가 하늘나라로 갔다. 

이 책은 또또가 먼 길을 떠날 때부터 쓰기 시작한 애견 동시들을 모아 펴낸 동시집이다. 세 해가 지나가는 동안 써 모은 시가 두권 분량이나 되기에 우선 한권부터 조심스럽게 세상에 내놓았단다. 또또가 떠난 뒤 재현이가 아빠는 늘 책을 읽고 글을 쓰니 반려견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선물해준 별이를 바라보며 쓴 동시들도 많다. 저자는 자신을 시인다운 시인으로 만들어준 또또와 별이에게 감사를 표한다. 

* <별이의 말> 별이가 내 손을 핥고 얼굴을 핥습니다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 식탁 아래서 살랑살랑 꼬릴 흔들며 빠안히 쳐다봅니다 빵 조각을 떨어뜨리라는 신호입니다 // 머리로 내 종아리를 툭툭 칩니다 산책 나가자는 말입니다 // 컹컹 컹컹 문 쪽을 향해 마구 짖습니다 낯선 사람이 찾아왔다는 소립니다

* <맘대로 놀이터> 와글와글 애견공원 목줄 어깨줄 풀어놓고 동네 친구들 다 모였네 // 알록달록 옷차림 날씬 늠름 몸맵시 저마다 뽐내네 // 공 물어오기 시합에서 아슬아슬 졌지만 나는 마냥 신나요 // 아빠 엄마 가방 열면 밥, 통조림, 소시지, 비스킷이 가득 빙 둘러앉아 먹는 도시락 // 이곳은 우리만의 맘대로 놀이터

* <복수> 오빠가 팬티를 내 머리에 뒤집어씌우면 // 나는 엉덩이를 오빠 얼굴에 대고 방귀를 뿌-웅 뀌죠 // 오빠가 내 몸을 베고 누우면 나는 누워서 오빠한테 오줌 분수를 쏘죠 // 나랑 장난쳐서 오빠가 이긴 적은 한 번도 없죠

* <균형> 버려진 강아지 마다않고 입양해서 // 반려견 삼고 사는 따뜻한 사람들 // 버리는 사람 있어도 돌보는 사람 있어서 // 균형이 맞춰지며 밝아지는 세상

* <때> 귀여운 아가도 하루 종일 돌보면 귀찮아요 // 예쁜 강아지도 똥오줌 치우고 씻겨주고 산책시켜줘야 돼요 // 마지막 이별 때는 눈물 많이 나죠 // 같이 놀아주고 이별의 두려움까지 이길 각오가 되었을 때 입양하세요

* <또또> 하얀 눈밭에 까만 점 세 개 // 두 개는 너의 눈 한 개는 너의 코 // 내게 올 때는 세 살 떠날 때는 열다섯 살 // 봄 여름 가을 겨울 열두 바퀴를 함께 돌았구나 // 하얀 마음 밭에 점 세 개 콕! 찍어 놓고 하늘로 이사 갔니?

* <몸으로 하는 말> 뱅글뱅글 도네 정말정말 좋다는 말 // 몸을 부르르 떠네 기분을 바꿔보겠다는 말 // 두 발로 폴짝폴짝 뛰네 너무너무 반갑다는 말 // 사랑하면 몸으로 하는 말 다 알아듣지요 // 앉아서 눈을 맞춰보세요 감정도 느낄 수 있어요 

■ 너를 처음 만났을 때
심양섭 지음 | 한울 펴냄 | 117쪽 | 13,500원

* 이 기사는 2017년 3월 13일자 독서신문 [커버스토리-반려동물 책] 지면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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