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짜뉴스, 두고 볼 때가 아니다
[칼럼] 가짜뉴스, 두고 볼 때가 아니다
  • 독서신문
  • 승인 2017.03.0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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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 방재홍 발행인] 박영수 특검이 여기자를 성추행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촛불집회 때문에)서울시청광장을 스케이트장으로나 사용할 걸 하고 후회한다.
믿어지십니까. 모두 가짜뉴스다. 최근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있다. 시국이 혼란한 틈을 타 탄핵이나 특검 관련 내용을 황당하게 비틀고 북한 움직임에 대한 가짜도 만들어낸다. 이는 SNS를 타고 삽시에 번진다. 그럴듯할수록 효과는 크다.

기자는 팩트(fact, 사실)를 금지옥엽으로 여길 것을 입사 때부터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는다. 팩트를 떠난 기사는 멋대로 찌라시와 다름없다. 팩트 한 줄을 취재하려고 기자들은 노숙자든 장관이든 가리지 않고 확인하려 든다. 한마디 말을 들으려고 포토라인에 섰다가 우병우에게 레이저를 맞기도 한다. 객관성 있는 팩트 전달 때문이다.

한 방송국 제작진이 가짜뉴스앱 개발자를 만났다. 뜻밖에 대학생이었다. 잠깐이면 한 건 만든다. ‘소음이 정신건강에 좋을 수 있다-미국 OOO’. 뉴스를 몇 가지 키워드만 넣어 뚝딱 만들었다. 포털에서 보는 뉴스와 다를 바 없다.

그런 식으로 만든 가짜뉴스 중 하나가 영국 일본 학자가 탄핵에 반대한다는 내용. 두 나라 학자 이름을 검색했더니 일본 애니메이션 주인공이었다. 어처구니없지만 이런 게 인터넷 공간을 떠다니면서 확대 재생산되고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분야도 정치뿐 아니라 경제계에도 미치고 있어 증권 관계자는 웬만한 기업 하나는 가짜뉴스 한 건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한다.

오프라인도 가짜가 극성이다. 얼마 전부터 촛불집회에 맞대응하는 태극기집회 물결에 몇몇 정체 불명 종이신문이 등장, 탄핵 기각을 주장하며 박근혜 살리기를 외치고 있다. 발행인이나 연락처도 제대로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집회 현장에서 ‘사실 보도, 바른 언론’으로 둔갑해 배포되고 있다.

사실 가짜뉴스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광우병으로 세상이 시끄러울 때도 이를 부채질 한 것은 ‘한국인은 광우병 걸릴 확률이 높다’ ‘광우병은 공기로도 전염된다’ 등의 가짜뉴스였다.

그러면 누가 가짜뉴스 소비자인가. 자신이 원하는 것만 믿으려는 세력, 학력이 낮은 사람들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학자들 견해는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 그러기에 뉴스 소비자 입장에선 가짜뉴스는 접하면 접할수록 가짜에 더욱 깊숙이 들어가게 만드는 늪이다. 다만 그 배후는 대체로 명확하다. 자신의 이념과 정체성을 확보해 세력을 부풀리려 한다는 게 정설이다. 거기에 약간의 상업성이 개입되면 날개를 단 셈이다.

이런 가짜뉴스는 국정농단 못잖은 ‘언론농단’ ‘국민농단’이다. 국민 정신건강을 좀먹고 판단능력을 앗아가는 독약이다. 정상 언론에겐 공적(公敵)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부실한 기존 언론 틈 사이에서 태어난 독버섯 같기에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 자괴감과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

이제 언론에겐 가뜩이나 어려운 판국에 또 하나 무거운 짐이 생겼다. 가짜뉴스 척결이다. 이는 기존 언론의 보호망 마련이라는 소극적 대응을 떠나 뉴스 소비자인 국민 알권리 보호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해졌다. 인터넷 언론은 장점 못지않게 문제점이 여러 경로를 통해 국민들에게 알려져 있는 마당에 가짜뉴스까지 활개 치면 인터넷 언론은 옥석을 가릴 틈도 없이 매도당하기 십상이다.

뉴스 소비자에게 가짜뉴스 판별능력을 요구하기에 앞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언론 자체의 노력과 함께 정치권의 동반자적 합심이 요구된다. 뉴스가 쏟아지고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대선이 멀지 않았기에 더욱 급하고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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