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멀리 보려면 높이 날아라』-1] "화장품은 문화상품"… 세계로 마음을 열다
[서경배 『멀리 보려면 높이 날아라』-1] "화장품은 문화상품"… 세계로 마음을 열다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7.03.0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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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뉴스/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 1994년 서성환 회장은 아들 서경배를 불렀다. 계속 적자를 보고 있는 프랑스 사업을 맡아보라 했다. 서경배는 곧바로 프랑스로 날아갔다. 주요 판매처인 현지 약국을 찾은 서경배는 충격에 빠졌다. 약국 귀퉁이에 내팽겨치듯 쌓여 있는 태평양화학의 제품 ‘SOON’을 보았다.

피부가 민감한 프랑스인에 맞게 저자극성 화장품을 수출했고 이름도 그들 발음에 맞춰 순정에서 ‘SOON’으로 바꾸는 노력을 했지만 결국 제품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서경배는 프랑스에서 철수했다. 깨끗이 반품처리하고 50억원의 적자를 보았다. 서경배는 깨달았다.

‘다른 나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하고 그들의 삶과 마음부터 제대로 이해해야 해’  그로부터 10년 뒤 중국 거대시장에 ‘라네즈’라는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화장품 한류의 원조였다. 

# 10년 전 용인 신갈연구소를 찾은 서경배. “전 세계 사람들 핸드백 속에 우리 립스틱이 하나씩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지 않아요?” 임원들에게 한 마디 던지며 상상만으로도 흐뭇한 표정이었다. 직원들은 프랑스 미국 등 화장품 선진국을 제치겠다는 서경배 말이 비현실적으로 들렸다.

“화장품은 문화제품이다. 그 나라의 문화를 알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세계를 향해 마음을 엽시다. 자신감을 가집시다” 숨 쉴 겨를 없이 이야기 하는 그의 태도는 분명했다. 자신감이었다. 10년 뒤, 오늘, 우리는 아모레퍼시픽은 꿈을 이루었음을 보고 있다. 서경배는 아직도 더 넓은 꿈을 꾸고 있다.

서경배 회장의 침대 주변. 독서와 사색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진제공=알에이치코리아>

# 화장품 원료로 사용해 본 적이 없는 무궁화. 서경배는 상품개발 임원에게 무궁화 연구를 지시했다. 그 담당 임원과 장시간 대화를 통해 무궁화의 상품화 가능성을 설명했다. 몇 년 뒤 서경배는 가깝게 지내는 교수를 초청, 선물을 보여 주었다. 다름아닌 무궁화 화장품이었다. 마몽드는 늘 꽃을 테마로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 무궁화로 만든 제품은 물론 국내외 처음이었다.

서경배 설명이 이어진다. “무궁화가 우리나라 국화인데,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무궁화에 벌레가 많이 있다고 싫어하는데 잘 몰라 하는 말입니다” 무궁화는 한여름에도 100일 동안 5000송이를 거뜬히 피워낼 정도로 강인한 생명력이 있다. 그 생명력은 화장품에 제격이었다는 설명도 함께 했다.

*  이 기사는 독서신문 1619호 3월 13일자에 실립니다. 독서신문은 교보 등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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