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근 저 『가 보지 않은 길』 - 모순 덩어리 현대차, 내일은 있는가?
송호근 저 『가 보지 않은 길』 - 모순 덩어리 현대차, 내일은 있는가?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7.02.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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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뉴스/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현대차는 울산공장에 4만명, 아산, 전주공장, 연구소를 합치면 약 7만명을 고용한 거대 기업이다. 울산공장에는 5천명이 일하는 엔진 변속기 공장이 있다. 계열사도 변속기와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수만명의 인력을 고용한다.

2020년에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가 본격화된다는 예상이 맞아 떨어진다면, 기술부문과 조립부문의 인력규모와 고용전선은 요동칠 것이다. 이 질문이 이 책의 주요 관심사다.

저자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회학자다. 정치, 경제, 사회를 넘나드는 넓은 안목과 정교한 분석으로 국내외로 이름 높은 학자다. 그의 글솜씨는 예술이다. 책 내용을 정리한다.

송호근 교수 <사진=연합뉴스>

천지개벽할 일은 한국이 사활을 건 자동차산업에서도 진행 중이다. 지금은 먼 곳의 천둥소리처럼 들려오는 대변혁의 물결은 곧 한반도에 엄청난 태풍을 몰고 올 것이다. 자동차 탄생 130년만에 자동차의 본질이 바뀐다. 기본 골격이 바뀐다.

무인자동차 혹은 자율주행차의 출현은 무엇을 뜻하는가. 운전 공간이 사라지고 다른 다양한 기능과 용도가 자리 잡는다. 자율주행차는 차량과 스마트기기가 복합적으로 연결된 커넥티드 카가 지배적 패턴이 되면 엄청나게 큰 시장이 열린다. 이 블루오션을 선점하기 위해 이미 글로벌 자동차기업과 정보기업의 합종연횡이 시작된 지 오래다.

현대차 최고경영진 중 한 사람은 “작업현장은 임단협과 복지에만 관심을 갖고 있어요. 노동시간 줄이고 노동강도 낮추려하고 인센티브 시스템 도입이나 보직 순환에는 반대하고… 미래요? 주인의식 없이는 불투명하다고 봐야죠” 마치 해무(海霧)를 뚫고 나가는 해군 함장처럼 말했다. 전직 노조위원장도 심정은 비슷했다. “노조는 노조원 요구에 붙잡혀 있어요. 회사 경쟁력과는 무관한 사안에 목을 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지금 공장은 어떻게 되는 거지요? 대안이 없습니다. 다수가 일자리를 잃습니다.”

저자 송호근 교수는 덧붙인다. 다보스포럼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왑 회장의 경고를. “쓰나미는 어느 날 도둑처럼 온다”

송 교수는 이 책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차의 첫 번째 모순은 ‘기술 주도적 포디즘(Fordism·컨베이어벨트 대량생산체제)’이다. 최고 기술력과 단순 노동력의 결합이다. 이런 방식에선 일본처럼 숙련된 노동력이 나오지 못한다. 장인을 배출하기보다는 노조의 통제가 강화될 수밖에 없고, 이를 경영진이 묵인해 왔다. 협력업체까지 총동원하는 한국적 시스템으로 세계 진출까지 성공했지만 한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모순으론 사라진 열망과 바닥난 에너지라고 꼽았다. 

『가 보지 않은 길』      
송호근 지음 │ 나남 퍼냄 │ 400쪽 │ 19,000원

* 이 기사는 2017년 2월 27일자 독서신문 [요리book 조리book] 지면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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