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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재용 처리’ 세계가 주목한다
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포승줄에 묶였다. 비록 수의는 아니지만 구치소 번호를 코트에 달고 포승줄에 묶인 모습이 TV에 비치는 걸 즐겁게 볼 수는 없다.

어떤 죄가 있는 지는 검찰에서 알아서 할 일이고 어디로 수사가 번질지 그 또한 검찰이 처리할 일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이재용에게 원죄를 묻기보다 어쩔 수 없었던 선택에 따른 죄값이라고 보고 있다. 이 많은 사람들의 판단은 그러나 비이성적이다.

재벌에겐 숙명처럼 총수의 사법처리가 따른다. 사업을 하다보면, 사업 자체의 부도덕성 때문에, 또는 권력자와의 유착 때문에 고초를 치른다. 재벌은 많은 고용창출과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를 강조하면서 여론을 달래려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그런 게 통념처럼 일반인들도 받아 들였다. 그래서 대충 집행유예 판결을 받거나, 적당히 사면 처리돼왔다. 이건희 회장도 몇 차례 기소됐지만 집행유예로 실형을 살지는 않았다.

과거 경제개발을 위해 권력과 재벌은 주고받는 데 익숙해졌고 총수에 대한 사법처리는 그렇게 물에 물 탄듯했다. 그때마다 재벌은 역시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를 들어 국민들을 입막음하려 했다.

그러나 이번 이재용 사건은 가뜩이나 나쁜 한국경제에 충격적인 악재라는 평이 있는가하면 재벌이 이번 기회에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다만, 후자를 택하는 비율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 예전과 다르다. 시민들 의식의 성숙이랄까, 관점의 이동이랄까, 학습효과랄까, 기류변화는 확실하다.

외국 언론도 이재용 부회장을 과거 총수 처리하듯 한다면, 한국은 또 다시 국제 신뢰를 얻을 기회를 놓치는 거라고 말했다. 차라리 이 부회장에게 법정 최고형을 살게 하는 게 한국경제의 확실한 신호를 세계에 전하는 것이라고 뼈아픈 지적을 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처리는 다음 정부 몫이 될 것이다. 대선 후보들은 하나같이 현 정권의 재벌과 정부의 부적절한 유착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는 약속을 내놓고 있다. 대선 주자들도 국민들이 최순실게이트에 따라 재벌을 보는 눈이 좀 더 냉정해졌음을 읽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가 최근 추락했다. 3년 내내 10위 안에 들었지만 최근 조사에서 49위로 떨어졌다. 작년 말의 이재용 부회장 조사 등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보고서는 기업 명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는 리더의 불법행위라고 밝힌 것을 보면 이재용 부회장의 조사가 분명 작용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 처리가 일회용 본보기처럼 보여서는 안된다. 수사의 칼 끝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하고 제도적으로 장치를 확보하는 데 있다. 재벌 봐주기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얘기는 식상하다 못해 지겹다.

우리의 대통령 통치 역사는 역사를 외면하였기에 비극이었다고 한다. 전 정권을 비난하면서도 결국 답습, 다시 불행을 불렀고 국민 모두에게 불행을 주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경유착도 과거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시절에 다 배운 것이다. 그게 잘못이었다는 것을 모른다면 그게 비극이다.

이재용 부회장도 이건희 회장의 잘못을 알면서도 답습했기에 포승줄 신세가 됐다. 부친이 잘못했다는 것을 모른다면 그게 이재용의 비극이다. 삼성의 비극이다.

비극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 삼성은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재용은 젊다. 아직 할 일이 많다.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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