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추천 도서] 국립중앙도서관 2월의 책, “책 읽는 기쁨 함께 나눠요”
[사서 추천 도서] 국립중앙도서관 2월의 책, “책 읽는 기쁨 함께 나눠요”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2.1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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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책을 추천해준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 왼쪽부터 손혜숙, 이승현, 김윤선, 차경복, 박철훈(남자), 복남선(앉은 이), 뒤쪽으로 김혜선, 강혜선(의자에 걸터 앉은 이), 황영은 사서. <사진제공=국립중앙도서관>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1.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지음 | 민음사 펴냄 | 192쪽 | 13,000원)

김지영, 흔한 이름이다. 실제로 1982년에 태어난 여성들 중에 가장 많은 이름이라는데 작가는 김지영으로 대변되는 현재를 살고 있는 여성의 보편적인 삶을 들려준다. 슬하에 딸을 두고 있는 34살 김지영 씨가 어느날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인다. 시댁 식구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친정엄마로 빙의해 속말을 뱉어내고, 남편의 결혼 전 애인으로 빙의해 남편을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여성혐오 사회에서 점점 말을 잃어가던 지영 씨는 정기적으로 의사를 찾아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소설은 김지영 씨의 이야기를 들은 담당 의사가 그녀의 인생을 기록한 리포트 형식이다. 어린 시절, 학창 시절, 회사 생활, 결혼 생활에 이르기까지 김지영 씨가 얼마나 많은 여성혐오와 불평등에 노출되었는지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경험들을 사실적인 에피소드로 풀어놓았다. 다음 세대를 살아갈 우리 딸들에게는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차경복 문학실 사서)

2. 없는 사람 (최정화 지음 | 은행나무 펴냄 | 240쪽 | 13,000원)

정이현, 권여선과 같은 선배작가에게 ‘날카로운 시선으로 현실에 도사린 불안을 그리는 데 탁월하다’고 평가받은 최정화는 만연하게 사회에 뿌리내린 불신을 소재로 장편 소설을 써냈다. 소설은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파업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우리가 외면하고자 했던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빼곡히 담아내면서 뉴스에서 단편적으로만 접하던 현실의 무게를 나누게 한다. 주인공 무오는 그저 돈이 필요해 모리자동차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는 일에 가담하게 된다. 목적 달성을 위해 연고 없는 무오를 뒤에서 조종하는 이부는 따뜻한 형 노릇을 가장하여 무오가 제 역할을 다하도록 압박한다. 노조원들의 신임을 두텁게 얻어 시위현장에서 동료들을 선동하는 ‘도트’를 미행하고 위협하는 한편, 무오는 노조원과 함께할수록 그들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고 이부와 도트 사이에서 이중적인 행동을 보인다. 노조원들은 당하지 않으려 쉽게 믿지 않지만 믿지 않아서 끝내 당해버리고 만다.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책을 덮고도 무오의 시선에 머무르게 된다. (김혜린 문학실 사서)

3. 명작 뒤에 숨겨진 사랑 (이동연 지음 | 평단 펴냄 | 464쪽 | 16,800원)

이 책은 KBS 제2라디오 해피FM 프로그램 <그곳에 사랑이 있었네>에서 방송한 사연을 재정리해 펴낸 작품이다. 15명의 세계적 음악가와 화가, 문학가들의 명작과 그에 얽힌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책을 통해서 모든 작품에는 자신 앞의 삶에 대한 두려움과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역경을 극복하는 그들의 열정과 불굴의 의지의 반전의 빛을 엿볼 수 있다. 중년 남성 바흐의 사랑이 묻어나는 선율, 최선보다는 차선을 사랑해야 했던 모차르트, 어머니와의 사랑과 아픈 추억을 간직한 다빈치, 간호사 아그네스와의 첫사랑을 이루지 못한 헤밍웨이 등 이들의 숨겨진 사랑과 애절했던 운명이 명작을 탄생시켰다. 예술가들의 최고의 감동과 승리의 기록을 만날 수 있는 소설 같은 인문서이다. (복남선 인문과학실 사서)

4. 웃음의 가격은 얼마인가 (울리히 슈나벨 지음 | 배명자 옮김 | 새로운현재 펴냄 | 288쪽 | 15,000원)

우리는 이성과 감정을 구분하고 가치판단을 내리는 데 익숙하다. 전통적으로 이성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것인 반면, 감정은 보다 변덕스럽고 애매모호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최근 감정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저자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데 얼마나 많은 부분을 감정에 의존하는지 역설한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와 대담, 일화를 통해 감정의 본질과 가치를 통찰한다. 저자는 감정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형성되는지, 또 일상을 영위하는 데 얼마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지 설명한다. 또한 정보 범람에 무분별하게 노출되어 감정 과부하에 걸린 채 행복이라는 과제를 짐처럼 안고 가는 현대인들에게 균형 잡힌 감정 사용법을 알려 주고자 한다. 우리가 감정을 완벽히 조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다스릴 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이 책은 자신도 몰랐던 감정의 정체를 들여다보게 해주는 감정 이해의 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다. (황영은 인문과학실 사서)

5. 담담하게 걷고 뜨겁게 뛰어라 (김동현 지음 | 북스토리 펴냄 | 232쪽 | 14,000원)

“담담한 마음을 가집시다. 담담한 마음은 당신을 굳세고 바르고 총명하게 만들 것입니다.” 서산 간척지의 사무실 벽에 걸려 있던 정주영 회장 친필 글 내용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속 가능하고도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 알아야 할 마음가짐과 삶의 태도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그것을 ‘담담함’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담담함’은 무심함 또는 소극적인 삶의 자세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명확한 방향을 만들어 가는 태도이며, 지혜로운 삶을 추구하는 마음가짐이다. 여러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는 현명하게 문제의 우선순위를 판단하여 정리한 후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문제에 집중하라고 한다. 지금 현재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여 한 걸음씩 나아가라고 한다. 저자의 경험과 생각을 인생 선배의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 보길 바란다. (최수진 사회과학실 사서)

6. 공부, 삽질하지 마라! (이은주·황상민 지음 | 들녘 펴냄 | 256쪽 | 13,000원)

이 책은 저자가 개발한 ‘한국인의 성격 및 라이프스타일 진단 도구’인 WPI를 이용해 아이들의 성격 유형을 설명한다. 자기평가와 타인평가를 바탕으로 나뉘는 성격 유형은 ‘리얼리스트’, ‘로맨티스트’, ‘휴머니스트’, ‘아이디얼리스트’, ‘에이전트’, 다섯 가지다. 그에 따라 부모나 교사가 어떻게 아이들을 지도하고, 격려하고, 방향을 제시해주어야 하는지를 다양한 예시를 통해 알려준다. 유형별 NG 상황에 대한 해결책은 물론 각 성격 유형에 따라 아이들이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에 대한 실용적인 방법들을 제공한다. 자녀가 다섯 가지 유형 중 어떤 성향을 가장 많이 드러내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부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면, 학업이나 실생활 면에서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자녀의 마음과 성격을 이해하면 아이에게 딱 맞는 공부법이 있다고 말하며, WPI 성격 유형에 맞춰서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진단하고, 그에 맞는 실용적인 해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아이들의 공부 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학부모 및 교사에게 적극 추천한다. (김윤선 사회과학실 사서)

7. 여행 잘하는 사람으로 큰다면 (류한경 지음 | 애플북스 펴냄 | 280쪽 | 14,800원)

엄마와 사춘기인 두 아이가 함께 겨울방학 동안 뉴질랜드 여행에서 겪은 가족여행 이야기이다. 여행하면서 얻은 모험담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생생히 그려내고 있다. 여행 잘하는 사람으로 큰다면 스스로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는 저자의 교육 철학을 담고 있는데, 아이들 스스로 여행 계획을 짜고,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 함께 즐기고 소통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행은 아이들이 호기심과 동기 유발에 커다란 힘을 발휘하고, 아이와 부모가 즐거운 추억을 만들며, 여행지마다 언어, 특색 지명을 자연스럽게 접하는 기회가 된다. 또 새로운 것들과 만나는 여행은 창의성을 기르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다.
일상 속에서 아이와 함께 웃으면서 산책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끼며 하루하루 여행하는 마음으로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다 보면 아이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매 순간이 더 소중히 여겨질 듯싶다. (손혜숙 자연과학실 사서)

8. 칼 세이건의 말 (칼 세이건 지음 | 김명남 옮김 | 마음산책 펴냄 | 384쪽 | 17,500원)

이 책은 저명한 천문학자이자 과학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칼 세이건이 생전에 남긴 글과 인터뷰를 실은 책이다. 각종 매체에서 진행한 총 16개의 인터뷰에는 그가 평생을 바쳤던 프로젝트의 내용과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에 대한 답변이 담겨있다. 칼 세이건은 강연, 집필, 다큐멘터리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중들에게 과학의 중요성을 적극 홍보하였고, 인류의 시야를 우주로까지 확장시켰다. 인터뷰 진행자나 라디오 프로그램 청취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지구 밖 우주에 대한 탐사나, 환경문제, 과학의 대중화 등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들려준다. 과학의 대중화를 강조해왔던 만큼 책에 실린 인터뷰 답변은 유머러스하며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고 이해하기가 쉽다. 과학과 인류와 우주에 대해 가장 저명한 천문학자가 가졌던 생각을 알아볼 수 있는 책이다. (박철훈 자연과학실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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