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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가에 머무는 ‘도깨비’의 여운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도깨비’가 우리 곁을 떠났다. “첫사랑이었다”,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등 수많은 명대사와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Beautiful’, ‘Stay with me’ 등 감미로운 OST를 남긴 채 떠나갔다.

tvN 10주년 특별기획으로 만들어진 ‘도깨비’는 케이블 드라마 사상 첫 평균 시청률 20%를 돌파할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 등 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 드라마를 집필했던 김은숙 작가는 ‘도깨비’를 통해 판타지 드라마에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고, ‘비밀’, ‘연애의 발견’, ‘태양의 후예’ 등을 연출해 온 이응복 PD는 강렬한 CG와 감탄을 자아내는 연출로 ‘도깨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공유(도깨비 역), 이동욱(저승사자 역), 김고은(지은탁 역), 유인나(써니 역) 4명의 주연을 비롯해 육성재(유덕화 역), 이엘(삼신할매 역), 김병철(박중헌 역), 조우진(김비서 역), 김소현(어린 왕비 역), 김민재(어린 왕 역) 등 조연들이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연기 구멍’ 없는 드라마로도 자리매김했다. 공유는 김은숙 작가가 5년에 걸쳐 러브콜을 보낼 만큼 ‘939년을 산 도깨비’라는 설정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그 믿음에 부응했고, 모든 배우들이 제 역할에 녹아들어 도깨비, 저승사자, 삼신할매, 신 모두 우리 곁에, 일상 속에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이제 드라마 ‘도깨비’는 끝이 났지만, 원작소설과 포토에세이를 통해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다.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가 김은숙 작가와 손을 잡고, ‘도깨비 앓이’ 중인 독자들을 위해 소설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 1, 2』와 『도깨비 포토에세이』를 준비한 것. 1월 31일 출간된 『도깨비 1』은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2위에 올라 있고(2월 6일 기준), 오는 20일 출간 예정인 『도깨비 2』는 예약 판매 중에 베스트셀러 15위에 올랐다. 『도깨비 포토에세이』 또한 출간 전부터 베스트셀러 16위에 자리하고 있다. 

원작 소설에는 드라마 이면에 자리한 등장인물들의 숨은 이야기가 담긴다. 김은숙 작가 특유의 감각적인 대사와 생생한 캐릭터 묘사에 섬세한 감정의 결이 더해져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활짝 피어난 메밀꽃 같았다.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아이가 그랬다. 사랑한다는 말이 귓가를 울려서 도깨비는 화가 났다. 도깨비 신부가 아니니 현재를 살라고 했는데, 사랑한다고 쉽게도 말하고 있었다. 939년을 살았다. 이제 18년 산 아이 하나 어쩌지 못할 건 없었는데, 사랑해요 하는 목소리가 귓가에 또 한 번 반복되어서 시간이 잠시 멈춘 듯했다. 멍하니 굳어버린 도깨비를 향해 은탁이 짓궂게 웃었다. “오, 처음 들은 척하는 거 봐”, “하지 마”, “적극적으로 거절도 안 하는 거 봐”” 이 장면을 드라마로 봤던 시청자라면, 책을 통해 읽는 재미가 또 다를 것이다. 

포토에세이는 드라마 속 명장면을 다양한 플롯으로 구성해 보여준다. 스틸컷과 대사들을 스토리나 등장인물별로 단순 수록하지 않고, 드라마의 주요 테마인 삶과 운명, 인연과 사랑의 의미를 되새김하게 만드는 에피소드별로 구성했다. 여기에 공유, 이동욱, 육성재 ‘공동재’ 3인의 뒷모습과 촬영현장의 생생한 기록이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더불어 드라마 4화에 등장해 화제가 됐던 김용택 시인의 필사책 『어쩌면 별들이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굳건히 이어가고 있다. 4화 말미에서 공유가 김고은을 바라보며 내레이션으로 읽었던 김인육 시인의 ‘사랑의 물리학’에 쏟아진 관심이 책의 인기로 옮겨간 것. 

드라마 장면을 떠올리며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 쿵 소리를 내며 / 쿵쿵 소리를 내며 /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 운동을 계속하였다 / 첫사랑이었다”라는 시 구절을 써내려가다 보면 주인공들의 감정에 이입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직 ‘도깨비’를 보내지 못한 이들이라면, 필사책을 비롯해 원작소설, 포토에세이 등 서점가에 불고 있는 ‘도깨비 열풍’에 올라타 감정을 이어가보는 것도 좋겠다.

이정윤 기자  jylee9395@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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