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이용훈 도서관문화비평가 “도서관 운영·정책 등 시민과 토론하고 싶다”
[특별 인터뷰] 이용훈 도서관문화비평가 “도서관 운영·정책 등 시민과 토론하고 싶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1.2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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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태구 기자>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학창시절 문학소년에게 도서관을 찾는 것보다 행복한 일은 없었다. 문예반 활동을 하면서 책 읽고 글 쓰는 것이 마냥 좋았다. 학교도서관에 사서 교사가 부임해오면서 사서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진로 앞에서 ‘낯설지 않은 직업’의 친근함과 ‘관심’의 무게감은 그를 도서관학과로 이끌었다. 돌이켜보면 우연이라고 하기엔 필연적일 수도 있겠다 싶은,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선택이었다. 

1978년 대학생이 된 그해 대학가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열기로 뜨거웠다. 시대의 아픔을 목격하고 체험하며 대학생활을 마쳤다. 졸업 후 서강대 로욜라도서관에서 사서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이용훈의 사서 인생이 시작된 것. 내가 선택한 길이 가야 할 길이라고 믿었다. 도서관 발전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한눈팔지 않고 일했다. 그렇게 34년을 사서로 살았다. 

한국도서관협회에서 15년, 서울도서관 초대관장 역임 등 도서관 문화 융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병목 참사서상 첫 수상자로 선정된 이용훈 도서관 문화비평가를 만났다. 도서관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이병목 참사서상 첫 주인공이 된 소감은 

“과분한 상을 받았구나 하면서도 30년 넘는 세월 동안 나름대로 우리나라 도서관과 사서직 발전에 노력해 온 것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니 무한한 영광이고 매우 기쁩니다. 그동안 여러 현장에서 함께 해 준 많은 선배와 동료, 후배 사서들께 감사드리며, 영광을 나누고자 합니다. 큰 격려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도서관 현장에서 사서로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수상자로 결정해주신 한국도서관협회와 이병목 선생님, 운영위원 여러분께도 이 기회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참서상의 의미와 가치, 무게를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 상 이름대로 참사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이병목 선생님께서는 ‘참사서란 참다운 사서, 사서로서의 온전한 속성을 갖춘 사람으로 자질과 이론, 계속 학습, 전문직단체, 윤리와 수월성, 인성, 가치 등 모두 7가지 특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가르침대로만 한다면 참사서가 될 수 있을 걸로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서로서의 역량과 윤리 등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지요. 이와 함께 사서직이 전문직으로서 우리 사회에서 인정받고 주어진 사회적 책무를 더욱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힘을 모으고 실천하는 것도 참사서 육성에 필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곽동철 한국도서관협회장(왼쪽)이 이용훈 도서관문화비평가에게 이병목 참사서상을 수여했다. <사진제공=한국도서관협회>

- 최근까지 서울도서관 초대관장을 맡아 역동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안다. 소회와 함께 가장 잘한 일을 꼽는다면

“서울을 대표하는 도서관에서 일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기존에 없던 기능을 하는 기관이다 보니, 그 역할을 찾아서 수행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죠. 훈련이라고 비유하면 딱 맞을 것 같아요. 새로운 도서관 문화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실천했던 시간이었기에 보람도 컸습니다. 

어느 기관이든 초대 관리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조직의 정체성을 수립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도서관이 서울시의 대표도서관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 서울시내 도서관을 연계해 시민 누구나 어디서든 어느 상황이든 필요한 도서관 서비스를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고 지원하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렇게 하려고 서울도서관 내에 도서관정책과를 두고 시의 도서관·독서 정책을 총괄할 수 있었던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한, 서울시도서관 정보서비스위원회와 서울도서관 네트워크와 같은 민관 협의체 운영과 함께 서울시내 자치구와 교육청 소속 도서관장을 비롯해 관계자들과의 긴밀한 협의체를 통해서 도서관 서비스 발전을 함께 고민하고 논의해 온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요. 더불어 도서관 공간 활용이나 지원 서비스 부분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데 조금이나마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016년 서울도서관 광장에서 열린 서울북페스티벌. 맨 왼쪽이 이용훈 전 서울도서관장

- 우리나라 도서관 정책에 대한 생각과 발전을 위해 제언한다면  

“과거보다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생각은 듭니다. 지방자치를 계기로 공공도서관 수도 크게 늘었고, 시민들과 정책 당국의 관심도 커졌죠. 다만 외형적인 확대에 걸맞은 내실 다지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제는 더 세밀한 정책을 통해서 내적 발전을 꾀해야 합니다. 지역 단위로 현재까지의 도서관 배치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과감한 재배치를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도서관은 사서와 이용자들 상호 관계를 통해서 성장하는 공공 서비스입니다. 따라서 도서관에 적절한 인력 배치와 함께 그들의 전문적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나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합니다.

서관 정책 비전도 새롭게 고민해야 합니다. 출판업계와 서점, 도서관이 한데 모여 ‘책 읽는 대한민국 만들기’에 협력할 기회를 만드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보고요. 앞으로 왜 우리가 도서관을 공공의 비용으로 만들고 운영하는가를 시민들과 함께 생각하고 토론하는 기회가 많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결국 시민들이 꿈꾸는 도서관과 문화를 만드는 일일 테니까요” 

■ 이용훈은 누구?
연세대 도서관학과 졸업 후 대학도서관, 민간단체와 경제연구소 도서관 등에서 사서로 일했다. (사)한국도서관협회에서 15년 재직, 이후 2012년 서울도서관 초대 관장으로 임명. 4년 임기를 마치고 현재는 도서관 문화비평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 이병목 참사서상은?
도서관 발전과 사서직의 전문성 신장에 기여한 공적이 현저한 사서를 발굴해 치하하고, 우리나라 도서관과 사서직의 위상을 높이고자 이병목 연세대 명예교수 겸 한국도서관협회 평생회원이 2016년 6월, 기금을 내 만든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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