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한 리처드 도킨스 “생물학적 진화보다 문화적 진화 중요할 것”
첫 내한 리처드 도킨스 “생물학적 진화보다 문화적 진화 중요할 것”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1.24 0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블루스퀘어 북파크 카오스홀서 1시간 강연 후 사인회 가져
한국의 독자들과 마주한 리처드 도킨스 <사진제공=카오스재단>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스테디셀러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 그가 지난 21일 한국을 찾아 독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한파에 폭설까지 겹쳤지만, 세계적 석학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강연 시작 1시간 전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자녀의 손을 잡고 강연장을 찾은 부모들, 평소 리처드 도킨스와의 만남을 꿈꿨던 팬들,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 등 다양한 청중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들의 열정에 감사를 표하며 ‘진화의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1시간 동안 강연을 진행했다.

먼저, 리처드 도킨스는 “주최 측으로부터 인간 진화의 미래 대한 강연 요청을 받고 굉장히 어려웠다”며 “이것을 예측한다는 것은 경솔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의견을 전했다. 그럼에도 “앞으로 인간 진화는 유전자의 변화보다는 문화의 진화일 것이며 그 진화가 미래를 완전히 지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생물학적 진화보다 문화적 진화가 빠를 것이라는 게 이날 강연의 요지였다.

리처드 도킨스는 ‘진화의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1시간 동안 강연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카오스재단>

또한, 그는 인류가 멸종을 피하려면 기술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6500만년 전 유성 충돌로 인해 공룡이 멸종했다.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기술이 있다. 땅을 파고 벙커로 들어갈 수 있고, 화성으로 이주함으로써 유성을 피할 수 있다. 유성을 탐지하고 그 궤도를 측정해 변경할 수 있다면 충돌을 방지할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생존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 진화에 대한 여러 예측 가운데 인간의 기술이 위험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해 강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기술의 발전이 점차 빨라지고 정교해지면서 A.I가 두려움을 주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인간의 기능이 A.I에 의해 대체되지는 않을까?’, ‘우리가 창조한 로봇 때문에 인간이 쓸모없어지지는 않을까?’ 하며 우려한다. 하지만, 우리는 두려움에 떠는 대신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질문을 멈추지 않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청중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사전질문과 현장질문을 합해 10개의 질문이 주어졌는데, 리처드 도킨스는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답변했다.

300명의 독자들이 북파크 카오스홀 강연장을 가득 메웠다. <사진제공=카오스재단>

그는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면 인간은 이기적 유전자에게 선택받은 껍데기라는 생각도 든다. 인류에게 죽음이란 어떤 의미라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의미가 상당히 깊은 질문이다. 다윈의 견해에서 답을 하자면 인간은 유전자를 담고 있는 컨테이너다. 유전자가 늙고, 죽고, 다시 태어나고, 자라나는 과정은 컨테이너 안에서 이뤄진다. 죽음이 있어야 유전자가 후대에 전해질 수 있다. 죽음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독자들을 드디어 만나게 됐는데, 느낌이 어떠한가?”라는 질문에는 “한국에 도착한 지 24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고 잘 돌봐줘 편하다. 강연 내용이 어려웠을 텐데도 차분하게 잘 들어줘서 고맙다. 만약 오늘 강연이 어려웠다면, 책이 대부분 한국어로 번역돼 있으니 참고해 달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질의응답 시간 뒤에는 300명의 독자 중 대부분이 그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섰고, 그는 독자 한명 한명과 눈을 맞추며 사인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책을 통한 어울림을 의미하는 북잼(BOOK JAM)은 저자와 독자의 소통을 돕고자 인터파크도서가 기획한 스페셜 문화공연으로 콘서트·토크·플레이 등 다양한 형식으로 매월 독자를 만나고 있다. 지난해 조정래, 혜민 스님 등 유명 저자와 북잼 콘서트를 진행한 바 있으며 지난 12월에는 베스트셀러 작가 장강명 북잼토크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