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뉴스/독서신문]
세월
서로를 읽고 있으나 서로를 위해 침묵하는 오랜 하늘의 질서
까마득히 오래전 일인 것처럼 모른척하며 지내는 사이.
실수로 바람에 인사하다가 알게 되더라도 서먹하게 버티는 사이
좁아지면 서로가 등 떠밀며 모른 척 하는 사이
그래야 서로가 괜찮아지는 사이
인기척은 어쩌다 해가 넘어가면 목례만 하는 사이
그것이 서로 위해 주는 것이라고 믿는 사이
◇시인의 말= 알았는지 모른다. 처음부터 침묵으로 화답하며 몇 박 며칠은 기억해도 몇 달 몇 년은 까닭 없이 모르기로 약속한 것이 지켜지는 시간보다 한사람 마음을 이해해 줘야 한다는 암묵적 약속 그런 사이로 영원하기를 바라는지 모른다.
세월을 함께 하지만 곁을 두고 싶지 않은 채로 영원히 모른 채 해주기를 바라며 지켜주고 싶지만 지켜지지 않는 약속이라는 것을.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