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의전 대통령’ 박근혜= 박근혜가 많은 유권자를 사로잡은 비결은 그녀의 뛰어난 의전에 있다. 권력 행사를 통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의제와 비전 없이 권력 행사 자체에 의미를 두었다는 점에서 그녀는 의전 대통령이다.
박근혜, 올림머리 물려받아= 박근혜는 ‘의전 자본’을 키우는 데에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박근혜의 헤어스타일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 헤어스타일은 본디 육영수의 것인 바, 뒷머리를 올려 부풀린 독특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총선 기간 내내 박근혜는 육영수와 똑같은 헤어스타일로 유세를 다니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 두서너 시간을 직접 공들여 머리를 다듬고 이 머리 모양을 해치지 않기 위해 목을 꼿꼿이 세운 채로 차 안에서 졸기도 했다”
대통령의 ‘인간 혐오’ 성향= 박근혜는 사람 만나기를 싫어하며 ‘인간 혐오’ 성향이 있다. 10여년 전 박근혜를 도왔던 원로 정치인은 박근혜가 “심리적 갑옷을 겹겹이 껴입어 늘 서늘하다”고 했다. 그가 대면 보고를 싫어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게다. 집권 초부터 조찬 만찬행사가 사라졌다, 대통령이 밤새 보고서를 읽는다는 소문이 흘러나온 것도 박근혜의 그런 묘한 성향을 잘 말해준다. 오죽하면 당대표 시절 박근혜가 물을 잘 마신다고 해서 국회 본청 내 정수기 앞에서 기다리는 의원들이 있었을까? 세월호 참사 당일 불거진 ‘박근혜의 7시간’ 논란도 그의 그런 인간 혐오증과 무관치 않았다.
최태민에 세뇌된 박근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연결하면 ‘미륵’이라고 하는데, 그 미륵은 최태민 목사가 스스로를 이르던 말이다. 박정희의 특급 경제 참모 김용환이 박근혜의 대통령 당선 이후 건의서를 들고 가 “이제 최태민의 그림자를 지우셔야…”라고 말했을 때는 박근혜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그런 말씀 하시려고 저를 지지하셨나요?” 노신(老臣)은 충언을 다 말해보지도 못하고 최후의 독대를 끝냈으며, 이후 다시는 박근혜를 만날 수 없었다.
■ 박근혜의 권력중독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펴냄 | 216쪽 |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