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동초, 독서의 일상화·습관화·행동화…작은 차이가 큰 변화 만들어
대구 경동초, 독서의 일상화·습관화·행동화…작은 차이가 큰 변화 만들어
  • 김주경 기자
  • 승인 2017.01.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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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뉴스/독서신문 김주경 기자] 대구 경동초등학교(교장 권연숙, 이하 경동초)는 학생들에게 책 읽는 습관의 행동화·일상화·습관화를 통한 체계적인 독서교육은 물론 지역사회에 책 읽는 습관과 인문학적 가치를 전파하는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교육의 희망으로서 학교도서관의 역할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경동초가 학교도서관으로서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것은 오랜 시간 일궈낸 경동초 도서관 운영의 노하우도 있지만, 학교도서관에 대한 정부의 든든한 지원 덕분이다.

2013년 노무현 정부는 학교도서관을 지식기반 사회에 적합한 자기주도적 핵심시설로 육성·발전시켜야 한다는 취지에서 학교도서관진흥법을 제정했다. 이는 학교도서관의 내적 기반을 다지고 변화에 발맞춰 학교도서관이 필요한 이유와 실천 전략을 고민하게 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권연숙 교장은 말한다.

경동초에 따르면 초등학생에게 책을 읽히고자 한다면 정답은 하나다. 바로 ‘독서의 습관화’다.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하고, 도서관을 자주 찾는 등 아주 사소한 독서를 위한 기본 행동들을 일상화하면서 책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책에 흥미를 느껴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하는 등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경동초 독서교육의 가장 큰 목표다.

 ◇ ‘독서의 in Action’…생활 속에서 책을 찾다
하루 평균 600여 명이 이용하는 늘푸른도서관은 경동초 교육활동의 핵심이자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1,600여 명의 학생과 100여 명의 교직원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지식과 지혜를 제공하는 정보의 장이자, 배움의 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365일 24시간 독서의 행동화·일상화·습관화를 통해 진화하는 도서관의 표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동초가 아이들의 ‘독서의 in Action’화를 위해 추구하는 핵심가치와 키워드는 바로 ‘무엇(What)’, ‘어떻게(How)’다. ‘무엇’은 매우 중요한 가치다.

우선 1~6학년 학생들에게 학년별로 교과연계 필수도서 목록 10권을 읽힌다. 또한, 인문도서 목록을 학년별 10권씩 선정해 학기별 10권씩 총 120권의 필수도서를 읽도록 하고 있다. 이는 경동초 인문도서관의 운영 목적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처럼 경동초는 단순히 책 읽는 도서관이 아니라 정보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 차원에서 늘푸른도서관은 크게 세 가지 도서관 모델을 정해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꿈을 키우는 드림도서관, 미래 역량을 키우는 인문도서관, 수업협력 중심의 러닝도서관이 바로 그것이다.

드림도서관은 학년 초 꿈 모델 100인을 선정해 100인의 전기와 관련 도서를 읽고 전교생이 꿈나래 발표회에 참여하는 등 학생·교사·학부모가 꿈에 다가서도록 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인문도서관은 450권의 인문도서 확충을 토대로 도서관에 인문도서 코너를 별도로 비치해 1~6학년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60권의 인문 필수 도서를 읽을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러닝센터로서 도서관은 이뿐만이 아니라 교과연계 전용 서가와 도서 목록을 업데이트해 제공함은 물론 교과연계 도서와 관련된 수업시간에 사서교사와 담임교사가 협력해서 전 학년 53개 학급이 학기당 2회씩 협력수업을 하고 있다. 사서교사와 담임교사가 협력해 자료 검색부터 시작해 교육과정 내 문제 해결 과정에서 독서전략을 포함해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수업 협력체 간 유기적인 협업이 만들어지고 있다.

◇ 도서 편식 해소, ‘독서 세끼’ 프로그램 도입
그 다음은 ‘어떻게(How)’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이뤄진다. 학생들은 흔히 흥미 위주로 독서를 하다 보니 만화 장르나 쉬운 책 읽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 보니 학생들이 음식에 대한 편식처럼 책에 대해 편식을 하지 않도록 ‘독서 세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KDC 한국 십진분류표 10개 영역의 도서를 40일간 도서관에 출석해서 주제별로 40권의 책을 읽고 한 줄 느낌을 쓰는 방식으로 활동이 이뤄진다. 40-40-1의 독서미션을 수행한 학생들이 도서관 명예의 전당에 올라 스스로 성취감을 맛보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독서가 주는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고 균형 있는 독서를 일상화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

학교는 이 밖에도 인문독서대회, 가족과 함께하는 독서페스티벌, 가족과 함께하는 인문독서 테마여행, 작가와의 만남, 인문학 in 도서관, 토론동아리, 경동123독서운동, 고학년-저학년 책 읽어주기 멘토·멘티 등을 운영해 학생들의 독서 습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4학년 염서윤 학생은 “도서관에서 하는 독서 세끼 프로그램으로 독서 편식이 줄었다”며 “40일간 빠지지 않고 40권 책을 읽은 뒤에 한 줄 소감문을 만드는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40일간 결석 한 번 하지 않고 미션을 완성하니 뿌듯하고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인문도서 기부 릴레이’
대구시교육청은 2015년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대구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쌓아주고자 ‘인문도서 기부 릴레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교육 기부의 선순환을 통해 지역사회와 인문교육을 함께 고민하고, 민관이 힘을 모아 지역의 학생들을 지원하는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경동초 역시 학부모와 학생들이 합심해 4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해 500만원에 달하는 큰 금액을 기탁했다. 지난해 12월까지 70여 개 기관에서 기탁한 인문도서 기금은 4억1,000만원에 이른다.
또 인문도서 기부 릴레이를 초기에 정착시키고자 학부모의 참여를 독려했다. 학부모 대표자 회의, 가정통신문 등으로 학부모에게 기부 릴레이의 의미와 취지를 알렸다. 또 담임교사가 학부모의 참여 문의를 즉각 처리할 수 있도록 해 가정의 자발적 참여에 효율성을 더했다.

이처럼 세 가지 특색 있는 도서관 모델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독서 습관화 및 독서능력 향상에 크게 기여해 지난해 10월 25일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주최한 ‘2016년도 전국도서관 운영평가’ 학교도서관 부문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이번 수상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에 이은 두 번째 쾌거다.

권연숙 교장은 “이번 전국도서관 대회에서 대통령상이라는 큰상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도서관 사서 교사의 도서관 운영에 대한 높은 열정으로 가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동 가족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애쓴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경동초 도서관에 오면 전국 최고의 학교도서관을 경험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학생들의 독서 습관화와 독서능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 교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와 같은 유관부처의 독서교육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해마다 교육청별 독서우수학교 선발이나, 독서경진대회, 전국도서관대회 등과 같은 독서대회가 다양하게 열리지만, 시상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독서는 아무리 강요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인문학 교육이 두각을 드러내고 학교에서 책 읽는 학생들을 많이 배출하기 위해서는 좋은 선례의 발굴도 필요하다”면서 “더 나아가 이 선례를 학교에 잘 녹여낼 수 있는 사례 발표회 같은 행사를 열어 기관 간 정보공유나 인프라를 공유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경동초는 1,600명의 학생들이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소소하고 소중한 역사를 기록하며 가슴속에 품은 소중한 꿈을 향해 한 발짝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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