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청춘] 오늘은 절약!! 하루 1만원 데이트
[헬로 청춘] 오늘은 절약!! 하루 1만원 데이트
  • 김주경 기자
  • 승인 2017.01.10 21: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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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상이라고요? 아낀만큼 뜨거워졌어요

[리더스뉴스/독서신문 김주경 기자] 편집자주: “연말이라 송년회다 모임이다 해서 용돈이 다 떨어져서 데이트를 못 하겠어~” 7개월 차 접어든 커플이 한창 달달할 연애를 해야 할 시기 B군의 충격 고백. 역시 연애 초보 티가 팍팍 난다. 근사한 데이트, 특별한 추억은 주머니 사정에 비례하지 않는법! 그 깨달음을 전하고자 자칭 연애전문가이자 실속데이트의 1인자 버럭 김 기자가 나섰다.

이름하여 ‘단돈 만원으로 즐기는 특급 데이트! 지지리 궁상맞은 거 아니냐고? No~ No~! 북촌한옥마을과 아기자기한 삼청동 카페 골목, 저렴한 가격으로 만나는 주전부리에 뱃속 든든한 식사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풀 데이트 코스다.

자, 그럼 지금부터 만원 한 장 달랑 들고 종로 일대로 가보자. 단, 예산이 굉장히 저렴한 관계로 교통비는 만원 예산에서 제외하고 각자 교통카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12월 17일이었다.

30대 커플의 애초 만남의 장소는 남대문 시장. 많이 걸을 걸 각오하고 우선 뱃속을 든든히 하고자 4,000원만 내면 무려 3가지 메뉴(보리비빔밥+비빔냉면+칼국수)를 먹을 수 있다 해서 찾았으나 아뿔싸, 1인당 4,000원이라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인터넷 검색 결과 남자친구님과 상의 끝에 북촌한옥마을과 삼청동 일대를 가보고 싶다 해서 종로3가로 목적지를 변경했다. 남대문에서 종로3가까지 버스 이동, 교통카드 가볍게 찍고 ‘종로3가’ 정류장에 도착.
 

시린 손도 녹이고 뱃속도 데울 겸 우선 따뜻한 커피 한 모금 하기로 했다. 버스정류장에서 얼마 안 가 두둥! 테이크아웃 커피집을 발견했다. 남자친구님 왈, 앉아서 마실 수 있는 커피집은 인사동 일대에 없다고 단언했고 나는 그래도 있다고 우겼다. 그러나 결국 남자친구 승. 조금 허탈했지만, 그래도 따뜻한 아메리카노 2잔 테이크아웃해서 마시면서 둘러보기로 했다.

종로3가 거리에는 각종 주전부리 냄새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마음 같아선 당장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앙~대요~. 바로 인사동과 삼청동 북촌마을에서 즐기는 로맨틱 & 액티비티한 데이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저렴이 데이트의 첫 시작은 인사동 쌈짓길. 크리스마스를 1주일 앞둔 터라 제법 연말 분위기도 나고 사람들이 북적인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소품들이 우리를 유혹하지만 절대 현혹되어선 안 된다. 우리는 강하니깐~! 갖가지 유혹을 뒤로한 채 40분 만에 후다닥 구경하고 겨우 인사동을 벗어났다.  남자친구가 원하고 원하던 북촌마을로 드디어 고고씽!!

인사동에서 안국역 방향으로 가다가 좌회전해서 중앙고교 방향으로 틀어서 걸어가다 보니 북촌한옥마을 초입이 보이기 시작한다. 도시 한복판에서 북촌한옥마을을 거닐어보니 옛 건물과 현대식 건물의 공존이 조금 어색하게 다가온 감도 있지만, 옛것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북촌한옥마을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전망대가 보였다. 오후 5시가 넘은 시각이라 석양이 제법 빨갛게 물들여져 있었다. 남자친구는 배경 속 모델 역할 하느라 나는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야 하느라 바빴다. 하지만 이 시간만큼은 멋진 석양을 배경으로 남자친구와 같이 이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 찰칵!

전망대를 보고 조금 내려가다 보면 삼청동 쪽으로 빠지는 스테인리스 계단이 나온다. 계단 높이가 매우 가파른 관계로 조심조심해서 내려가면, 저녁 어스름 사이로 네온사인 불빛이 반짝이는 삼청동 카페 골목이 보인다. 너무 이쁜 카페가 많아 마음 같아서는 남자친구를 졸라서라도 카페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오늘만큼은 ‘1만원 데이트’ 미션을 완수해야 하기에 과감히 마음을 접었다.

삼청동 일대를 둘러보고 나니 배가 고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아무리 만원 데이트라 예산을 아껴야 해도 밥은 먹고 다녀야 하지 않겠는가? 종로일대를 자주 돌아다닌다면 웬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유명한 국밥집이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다.
 

바로 낙원상가 안쪽. 다소 이른 저녁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손님이 가득했다. 나이 든 어르신들이 절반이 넘었다. 여기 메뉴는 오직 하나, 우거지국밥이다. 가격이 2,000원! 요즘 서울 시내에 1,000원짜리 2장으로 먹을 데가 있던가? 어묵 1개도 1,000원인데 한 끼 때울 수 있는 국밥이 있다니. 반찬은 단출했다. 반찬이라곤 깍두기 딱 한 종지. 가격이 가격 인만큼 더이상 요구는 무리다.

배가 고플 대로 고팠던 터라, 서로 말도 없이 허겁지겁 밥을 먹고 식사비 4,000원을 지급하고 문을 나섰다. 우거지 해장국 맛은 엄청 맛있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한 끼 때울 만했다.

주린 배를 채우고도 가격이 너무 싸서 그런지 뭔가 허했다. 갖가지 간식의 유혹을 당당히 이겨냈지만 고소한 단팥 잉어빵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물경 2,000원을 들여 사 먹었다. 역시 붕어빵은 겨울에 먹어야 제 맛이다.

그렇게 걷고도 마지막 데이트코스가 하나 남아있다. 영화가 빠질 수 없다. 남자친구와 버럭 김 기자 모두 영화 마니아. 비록 돈은 없지만 걱정 마시라~ 충무로역 지하 1층에 가면 ‘오! 재미동’이라는 영화 공간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입구에서부터 압도하는 엄청난 DVD의 향연이 펼쳐진다. 보고 싶었지만, 개봉 때 놓쳤던 최신 영화도 꽤 있었다.


이곳에는 무려 2,000편에 달하는 다양한 DVD가 준비되어 있는데 오재미동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만 하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사전에 회원 가입해 둔 버럭 김 기자의 혜안(?)으로 20여분 기다린 끝에 바로 영화룸에 입성. 평소 보고 싶었던 ‘미드나잇 인 파리’ DVD를 선택해 1시간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충무로역을 나서니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두컴컴했다. 돈도 아끼고 코스도 꽤 만족스러웠던 성공적인 데이트였다. 데이트비용이 저렴한 덕분에 어색했던 우리 사이가 도란도란 얘기하며, 어디 갈지 코스도 함께 고민하면서 사진도 찍고 하니 다시 꽤 가까워져 있었다.

아메리카노(1,000원)*2인= 2,0000원
우거지해장국(2,000원)*2인= 4,000원
미니붕어빵= 2,000원
편의점 율무차 2(+1)= 1,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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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 9,800원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극복한 종로 일대 데이트. 이만하면 특급데이트 아닌가? 하루 한나절 뿌듯하게 즐긴 특급 데이트. 오늘의 예산을 한번 정리해보니 1인당 5,000원으로도 충분하다. 그러고도 ‘무려’ 200원이 남았다는 사실. 데이트 비용의 압박감으로 연애에 적신호가 온 커플 여러분, 낭만&로맨틱을 만끽할 수 있는 종로 데이트코스를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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