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 토끼고기 넣은 스페인 전통 파에야
흔히 파에야라 하면 해산물이 가득 담긴 음식을 떠올리기 쉽다. 노르스름하게 물든 쌀밥 위로 불그스름하게 익은 새우가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을 그리면서. 그런데 스페인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파에야에는 고기가 들어간다. 내륙 지역은 먹을거리가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농한기에 들로 나가서 잡은 토끼로 그나마 고기 맛을 볼 수 있었다. (중략) 세이타 할머니는 달궈진 팬에 기름을 넣고 향을 내다가 채소를 볶은 다음, 토끼고기를 넣은 솥에 볶은 채소들을 천천히 넣었다. 이어서 사프란 몇 개를 넣고 간을 맞춘 뒤 마지막으로 쌀 몇 움큼을 넣자 국물이 천천히 걸쭉해지고 쌀밥은 먹음직스러운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22, 25쪽)
◆ 히말라야 전통차 ‘버터차’
히말라야는 등산 초보자부터 세계적인 산악인까지 사실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곳이다. 심지어 탈진하는 경우도 있다. 고생한 끝에 하산하면 사람들은 미친 듯이 초콜릿, 도넛을 찾는다. 나의 가이드는 그저 버터차 한 잔이면 충분하다 했다. “이곳의 버터차는 맛이 일품이에요.” (중략) 주인아주머니는 벽돌차에서 찻물을 짙게 우려낸 다음 찌꺼기를 걸러 다관에 따르고는 한쪽에 놓았다. 이어서 찻물을 가늘고 긴 원통에 따르고 일정한 비율로 맑은 물과 소금을 넣는다. 그다음이 가장 중요한데 야크젖으로 만든 버터를 넣고 막대기로 10분 정도 위아래 방향으로 휘젓는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게으른 사람은 버터차를 마실 엄두를 못 낸다. (266~267쪽)
■ 지구 어디쯤, 처음 만난 식탁
장졘팡 지음 | 김지은 옮김 | 생각정거장 펴냄 | 308쪽 | 15,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