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하기의 어려움
선택하기의 어려움
  • 김성현
  • 승인 2007.12.10 1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성현 (월간 선한이웃 발행인)
▲ 김성현     ©독서신문
대선 국면에 접어들고 역대 가장 많은 후보자가 나와서 무려 기호가 12번까지 이어진 선거벽보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나선 후보나 세력이 그만큼 많다는 데서 위안을 얻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많은 후보들이 나와서 백가쟁명식의 주장을 할만큼 우리 사회가 많은 분화를 한 것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이는 정치후진성의 한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이가 많음은 분명히 좋은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자질이 준비되어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자신의 주장과 입장을 헤아리고 지지해주며 도와주는 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후보군들 가운데 자질을 갖추었다고 판단되는 이는 몇 명이며 지지세력을 갖고 있는 후보는 몇 명인지 헤아려보면 각자 생각이 다름을 전제하더라도 몇 안된다는 판단이다.

일부는 흔히 말하는 광팔기 차원에서 이름 알리기가 주목적이거나 소수 세력이라도 자신들의 주장을 합법적인 공간에서 펼쳐보이기 위해 나온 후보임이 분명하다. 당선을 목표로 뛰는 이는 실제 몇 안되는 것이다. 결국 대선은 양자 대결이거나 삼자대결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양자든 삼자든 대결이라 하더라도 일방적인 부분이 보인다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라는 표현도 이 사회를 구분짓는 주요 패러다임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그 구분에 따르자면 7:3 정도의 비율을 보인다. 보수와 보수가 경쟁하고 진보든 개혁이든 그 그룹은 뒤를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어떤 후보는 진보와 개혁으로 구분하고, 다른 후보는 과거 세력과 현재 세력, 미래 세력의 대결이라 구분하기도 하고 또 다른 후보는 이념으로 구분하고 또 다른 후보는 진짜와 짝퉁으로 구분하는 이런 구분들이 결국 국민의 판단에 맡겨져서 최종 승자가 나오게 된다. 하지만 최종 승자라 해서 그가 주장하는 패러다임상의 구분이 명확한 것이라 말할 수도 없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복잡다단해졌으며 계층과 성향의 구분이 다양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황이 이러한데 누군가를 선택하고 표를 찍어야 하는 유권자의 입장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나도 명확하게 누군가를 지지하고 싶지만 현재까지는 답을 찾지 못했다. 정말 쉽지 않은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고차방정식보다 어렵다고 하나보다.

누군가를 선택하여 지지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측면을 다 고려해야 한다. 추진력, 도덕성, 화합의 자세 등 많은 요인들에 대한 분석을 하고 최종적으로는 가장 나은 쪽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데 지금의 상황은 최선이 아니라 차선이나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지경이라는 인식을 가진 이들이 많다. 나 역시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의 과제 앞에서 고민스러워 하는 이 때에 아주 명쾌하게 선택을 하는 이들도 있음을 본다. 한편 부럽고 한편 답답하다. 경제의 고차원적인 내용과 통계 등에 대한 인식보다는 막연히 경제인이었기에 잘할 거이라는 믿음으로 선택하는 이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러한 막연한 판단 앞에서 도덕성이나 부작용 등에 대한 염려는 설 자리가 없다.

게다가 약속을 쉽게 뒤집어 버리는 그러면서도 원칙을 말하는 후보도 있음을 생각하면 정말 막연해진다. 화합과 통합을 말하면서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 정치에 익숙한 이를 보면서 역시 안타깝다. 일자리 창출을 최대과제로 내세우지만 일자리창출위원회를 맡아서 만든 일자리가 고작 몇 개밖에 안되는 후보도 있다. 진짜 진보를 말하지만 새로 진입한 의회에서 중심없이 이러저리 흔들렸던 정당의 후보는 무엇을 지향하는지 알 수가 없다. 정말 선택하기 어려운 대선 국면이다. 12월 19일에 나는 누구에게 투표해야 하나. 계속 머리만 무겁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