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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 몸 불사르겠다”
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 반기문이 입을 열었다. 여러 차례 이런저런 모임에서 대권 도전 뜻을 긴가민가하게 했던 그가 거의 확실하게 대권 도전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단어 선택이 묘하다. 아니, 매끄럽지 못했다. 외교관 출신답지 않게 다소 격해 보이는 화법이다. 두고두고 ‘씹힐만한’ 단어를 쓰고야 말았다.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다면) 한 몸 불사르겠다”라니, 결기가 확 느껴지는 충정은 이해하지만 평소 그답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너무 강해 진정성이 의심된다.

그냥 한 몸 희생하겠다, 헌신하겠다 라고 하거나 역할이 주어지면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이 원한다면, 이라거나 혹은 조국에 돌아가 보답할 차례가 된 것 같다, 거나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이제 반기문은 도마에 올랐다. 수면 아래 있다가 일단 뜨면 경쟁자는 물론 국민의 눈은 매서워지고 언론은 ‘먹잇감’을 찾는다.

벌써 경쟁자들은 한마디씩 하고 나섰다. 친일 꼭두각시이며 역대 최악의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세계 유수의 언론 평이 있더라, 외교행낭을 개인 용도로 썼다더라, 하는 글도 눈에 띄고 어떤 논객은 불사른다니? 전쟁과 기아로 고통받는 난민 어린이를 위해 불사르라고 꼬집었다. 어떤 논객은 그를 ‘미끄러운 뱀장어’라며 자기보신과 처신에 능한 인물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나마 다른 유력 경쟁자가 탄핵이 헌재에서 인용되지 않으면 혁명 밖에 없다고 무책임한 말을 해 인기가 꺾인 게 그로선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어쨌든 반 총장은 최근 인기조사에서 1위를 탈환했다. 아직 국내 유력 언론들은 정중동이다.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눈치다. 귀국 즉시 유엔총장으로 누렸던 언론과의 ‘허니문’은 끝난다.
 
국내 상황이 너무 엄중하기에 발언은 값어치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정국은 이미 대선 소용돌이 속에 한 발 담갔고 청년 취업절벽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경제는 바닥이고 (더 문제는 누구하나 경제 외치는 사람이 없다) AI는 국정공백을 틈타 창궐하고 계란값도 뛰었다. 서민만 죽어난다.

대통령중심제 한국으로선 대통령이 할 일이 많고 책무 또한 막중하다.  당장은 숨가쁜 대선 레이스를 펼쳐야 하고 경제 살리기에 열공해야 하고 국정 청사진도 만들어야 하고…. 반기문은 남은 스케줄 동안 할 일이 너무 많다. 그러기에 ‘한 몸 불사르기’엔 이르다.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해도 늦지 않은 말이다. 아니, 나중 회고록에나 쓰기를 바란다.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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