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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수현 작가 “소중한 시간 기억하려 일기 썼는데, 책까지 나왔다”다음 카카오 브런치 대상 수상작 『누구에게나 그런 날』
손수현 작가는 다음 카카오 브런치 대상 수상작에 선정될 무렵 4년간의 연애 끝에 웨딩마치를 올리며 겹경사를 맞았다.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무뎌질 감각 대신 글에 기대어보기로 했다. 작은 기억 하나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낯선 이와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혀주기도 했고, 지독히도 외롭던 어느 날을 말끔히 지워주기도 했으니. 그럴수록 나는 그날들을 더욱 꼭 붙들게 된다. 조금이라도 더 선명하게 종이 위에 옮겨두게 된다. 때론 그 기억이 삶의 전부인 것처럼 소중하게 다가온다.” 

하루의 절반은 카피라이터로 살고, 나머지 절반은 기록자로 사는 손수현 작가의 말이다. 감성적인 글에 강한 그는 소소한 하나가 특별해지는 ‘누구에게나 그런 날’들에 주목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필명으로 그날의 감정을 블로그 플랫폼 ‘브런치’에 차곡차곡 적어왔다. 그 결과, 카카오 브런치 대상 수상작에 선정됐고 지난 10월 말, 연재한 글들을 모아 첫 책 『누구에게나 그런 날』을 세상에 내놓았다. 

수상 전, 브런치에는 취업, 직장생활, 꿈과 관련된 글을 위주로 썼다. 꿈에 관한 글에는 여성 독자들이, 직장생활에 관한 글에는 남성 독자들이 많이 찾아왔다. ‘내가 못 쓴 일기를 써 놓은 듯하다’며 공감을 샀다. 책에는 4년 동안의 연애생활을 녹여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했는데, 역시나 연애 이야기는 여성 독자들의 반응이 컸다. 책 출간과 함께 결혼식도 올렸다. 결혼한 지 1주일도 채 안 된 새 신부 손수현 작가를 지난 11월 서대문역 카페에서 만났다. 

- 브런치 연재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직업이 카피라이터라 야근이 많다. 일이 많으니 취미를 따로 가질 시간도 없다. 취미를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친구가 “글이 좋다면서, 퇴근하고 글 쓰는 건 어때?” 하며 브런치를 추천해줬다. 브런치에는 진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나도 습작하는 느낌으로, 일기 형식의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비슷한 날이 계속되면 예전에 써둔 것을 올리면서 1주일에 2~3개씩 연재했다.

- 습작처럼 시작한 연재. 브런치 대상 수상까지 했다. 인기 비결이 뭔가

브런치는 글을 쓰는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돌아야 한다. 에디터의 선택을 받아 메인에도 노출이 돼야 한다. 노출시키는 비결 중 하나가 SNS 연동이다. 본명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은 브런치,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을 연동해 많은 이들이 글을 읽게 한다. 하지만, 나는 필명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불리했다. 대신,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글을 쓰다 보니 정말 솔직하게 쓸 수 있었다. 책을 낼 때는 너무 부끄러웠다. 역시나. 책 나오고 나서 연락 오더라. “이거 내 얘기야? 누구 얘기지?” 하면서 추측하는데 공개 고백을 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많은 사람이 내 글에 공감하고 응원해 주니 좋았다. 

- 가족들 반응은 어땠나

가족들에게 글을 보여준다는 게 가장 부끄러웠다. 1남 2녀, 둘째다. 집에서는 털털한 편인데, 감성적인 글을 쓰니 동생이 오글거린다고 했다. 그래도 이 책이 하나의 소식통처럼 작용했다. 엄마는 “우리 딸이 이렇게 지내는구나” 하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 책 표지도 글을 대표하듯 감성적이다. 디자인에 관여했나

디자인과를 나왔고 카피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보니 그런 오해가 많다. 책 디자인과 카피 문구에 참여했느냐고. 다양한 시안을 보며 목소리를 낸 부분은 있지만, 알에이치코리아 디자인 팀에서 심혈을 기울여줬다. 차분하게 생각에 잠기게 하는 글이 많다 보니 딱 봤을 때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예쁜 디자인을 염두에 뒀다. 

- 독자들에게 어떤 감정을 전하려 했나

나를 다독이기 바쁜 시대다. 하지만, 나를 너무 챙기다 보면 이기적이고 팍팍해질 수 있다. 그래서 사람 간의 관계에서 의미를 찾는 게 필요하다. 내 안에서 찾는 것보다 소중한 의미일 수 있다. 친구, 가족, 연인을 만났을 때 생겨나는 좋은 기억들을 기록해두면 나중에 힘이 되는 것처럼, 나의 기록을 읽으며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맞아. 나도 이런 생각 했었지” 하며 일기를 펴 보는 느낌이었으면 한다. 

- 꼭 기억하고 싶은 날이 찾아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록해야 한다. 너무 귀찮으면 ‘단어’로라도 써놔야 잊지 않는다. 한 살씩 나이가 들면서 누군가를 만나는 시간이 예전보다 줄고 있다. 만나는 게 힘드니 기록해 둬야 한다. 이 친구를 만나면 언제 또 만날지 모르니까, 다음에 만났을 때 이날을 추억할 수 있도록 적어두는 거다. 그 시간을 기억하고 싶다면 이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앞으로의 연재 계획은

책을 보고 브런치를 찾아오는 분들이 있다. 그래서 조심스럽다. 이 사람들은 책이 마음에 들어 찾아왔을 텐데, 새로운 글이 마음에 안 들어서 떠나면 어떡하지 싶다. 일상 이야기를 하는 매거진은 잠시 접어두고, 결혼 생활을 기반으로 새로운 매거진을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카피라이터 사수가 해준 말이 와 닿는다. “새로 올린 글을 보고 마음이 돌아설 거라면, 언제든 돌아설 것이다. 브런치를 연습장처럼 생각하고 여러 글을 다양하게 써보는 걸 추천한다.” 

■ 누구에게나 그런 날
손수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 284쪽 | 14,000원

이정윤 기자  jylee9395@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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