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애담’ 인터뷰②] 이상희·류선영 “상 받아 울고 팬들 고마워 또 울었다”
[영화 ‘연애담’ 인터뷰②] 이상희·류선영 “상 받아 울고 팬들 고마워 또 울었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6.11.2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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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영화 ‘연애담’의 주역 이현주 감독과 두 주연 배우 이상희, 류선영은 최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매일 관객과의 대화 또는 무대인사 일정이 잡혀있는 탓에 영화 촬영할 때만큼 자주 만난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이 시간이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고 말한다. 독립영화의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 바쁜 일정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아쉽다는 투정도 한다. 끝이 날 연애 같고, 외롭고 허할 것 같아 슬프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었다. 

▶ 영화 ‘연애담’ 인터뷰①에 이어서

영화 ‘연애담’의 두 주연 배우 이상희(포스터 왼쪽)와 류선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 전주국제영화제 대상 수상작, 개봉이 순탄했을 거라 생각했다.

이현주: 아니다. 최종 편집본이 나온 게 지난해 여름이다. 첫 촬영은 2014년 12월 18일에 시작됐고, 21회차 촬영을 거쳐 1월에 끝났다. 영화제에 출품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지원을 받아 제작되는 건 빨리 결정됐는데. 배우들한테 이 영화가 연기 필모그래피에 한 획을 그을 거라며 호언장담했는데, 답답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에 선정됐다고 상희 배우에게 말하자 “아, 진짜요?”가 아니라 “아, 다행이다”라고 하더라. 많이 답답했을 거다. 

이상희: 답답했다기보다는 전주국제영화제에 정말 가고 싶었다. 장편 독립영화가 알려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떨어졌으니 전주에는 돼야 했었다. 상영된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대상 수상도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울었다. “오, 세상에 이게 웬일이야” 하면서. 선영이한테 전화하니까 소리도 못 내고 울더라. 

- 이제는 ‘반 아이돌(배우들이 언론시사회 때 썼던 표현)’이다. 사랑받는 심정 어떤가.

류선영: 그때 썼던 표현이 정말 많이 언급된다. (웃음) ‘연애담’은 팬들과 같이 완성한 영화다. 티켓 파워 없는 작은 여자들이 만든 영화를 정말 오로지 영화 그 자체로만 보고, 지지해줬다. 지방에 사는데도 행사가 열릴 때마다 찾아와 응원해줬다. 관객 입소문의 8할은 이분들이 했을 거다. 

이상희: 전주영화제에서 처음 보고 계속 봐주는 친구들이 있다. 10번 넘게 만났다. 개봉 후에 만나는 분들도 모두 소중하지만, 조금 더 먼저 만나서인지 특히 고맙다. ‘연애담’이 세상에 나오는 시간만큼 관계가 쌓였다. 워낙 무대인사, 관객과의 대화가 개봉 전부터 많이 잡혀있었기 때문에 개봉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이 친구들이 날 울렸다. 영화제 때부터 개봉 전까지 무대인사 장면을 촬영해 영상을 만들어 준 거다. 예전 모습을 보니 영화를 알리기 위해 말 한 마디 한 마디 정말 간절하게 하는 날 보면서 울컥했다.

배우 류선영은 전주국제영화제부터 꾸준하게 영화 ‘연애담’을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 10번 넘게 찾을 정도면, ‘연애담’의 매력 포인트가 분명할 것 같다. 

이현주: 영화가 느슨해서인지 관객들이 자신의 경험으로 채워주는 것 같다. 내 얘기 같고 공감되니까.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서 아델과 엠마의 연애가 “와아” 하고 감탄하며 바라보는 느낌이라면, ‘연애담’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한국의 현실을 반영해서 지극히 평범하게 만들었다. 

이상희: ‘연애담’은 보통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보통이 아닌 이야기다. 여자들의 사랑, 특별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냥 사랑 이야기로 생각한다면 누구나 다 겪고 있는 일들이다. 그래서 관객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를 채워갈 수 있다. 

류선영: ‘연애담’은 여러 가지 감정의 폭을 담고 있다. 연애를 하다 보면 성장할 때도 있고, 성장하기 위해 깨지는 부분도 있다. 영화의 부제이기도 한 ‘지금, 여기, 우리의 연애담’이라는 표현이 ‘연애담’의 매력을 잘 표현하고 있다. 

- 세 분 사이가 좋은 것도 또 다른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이현주: 나는 상희 배우한테 시어머니다.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조언을 해주는 편이다. 영화 ‘바캉스’도 같이 제작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친하다. 팀이다. 선영 배우와도 이번에 함께 작업을 했으니 앞으로 시나리오를 쓰게 되면 조언을 구할 예정이다. 

이상희: 감독님은 매니저 같다. (웃음) 매의 눈으로 연기를 봐 준다. 선영이와는 많이 의지하는 사이다. 

류선영: 맞다. 어제는 짬이 나서 사우나도 같이 갔다 왔다. 무심하고 다정한 부분들이 비슷하다. 감독님과도 마찬가지다. 상희 언니랑 감독님이 ‘바캉스’에서 한 번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걱정했는데, 스탭 분들이 상희 언니한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두 사람 되게 잘 맞는 것 같은데 질투 안 나요?”

영화 속 캐릭터 윤주와 자신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상희

- 영화 속 캐릭터와는 성격이 비슷한가. 

이상희: 윤주는 남들이 보기에 답답할 수 있는 캐릭터다. 한창 사랑을 하다가 지수가 갑자기 냉정해졌을 때도 쉽사리 이유가 뭔지 물어보지 못한다. 서툴러서 그런 거다. 화도 내 본 사람이 낼 줄 아는데, 진짜 사랑에 빠진 게 처음이고 낯선 경험이니까 때가 되면 얘기해주지 않을까 싶어서 그냥 기다린다. 실제 성격과는 다르다. 윤주보다 연애 경험이 많으니까 감정 표현에 어려움을 겪거나 에둘러서 말하지는 않는다. 툭 터놓고 얘기하는 편이다. 

류선영: 윤주가 설레는 시간이 풍부하다면, 지수는 고민하는 시간이 많은 캐릭터다. 윤주는 이 사랑이 처음이고, 상대방을 향한 마음의 문이 활짝 열려있다. 하지만, 지수는 이미 사랑을 해봤고 문을 활짝 열 수 없다. 다른 이들의 시선으로 인해 상처를 받아봤으니까. 그래서 고민이 있어도 그걸 윤주와 얼마나 공유해야 할지 생각이 많았던 거다. 이 사람은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으니까. 실제로는 상희 언니처럼 솔직한 스타일이다. 문제가 있으면 오래 끌지 않는다.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려는 편이다. 

- 두 사람의 연애,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이후에 어떻게 됐을까.

이상희: 한동안 연락도 안 하고 지내던 지수가 윤주를 찾아와 “보고 싶었어”라고 말하면서 영화가 끝난다. 아마 윤주는 그때도 지수에 대한 마음이 식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질 것 같다. 성격상 어떤 바람만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윤주랑 지수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류선영: 지수는 이미 후회해도 괜찮다는 심정으로 윤주를 만나러 갔기 때문에 기대하는 건 없지만 바라는 건 있을 것 같다. 지수는 고민 끝에 마음의 문을 여러 개 열고 윤주를 찾아간 거다. 그다음 문을 여는 게 힘든데 그걸 성공했다면 무언가 포기하고 던지는 게 있을 거다. 나는 두 사람이 막 싸워봤으면 좋겠다. 큰 소리로, 솔직하게. 몸을 크게 쓸 때 오는 감정이 있지 않나. 싸울 수 있는 사이가 참 힘든 사이 같다. 

이현주: 감독 입장에서는 윤주와 지수가 짠하다. 소중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열린 결말로 마무리한 것도 있다. 나도 궁금하다. 두 사람이 잘 지내는 모습, 덜 상처받는 모습을 보고 싶다. 사람 마음이란 게 잘 흔들리고 부서지지만, 두 사람의 삶이 밝았으면 좋겠다. 

첫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현주 감독

- 차기작 계획은 있나. 

이현주: 첫 장편영화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주목을 받아서 다음 행보가 조심스럽다. ‘연애담’이 잔잔한 사랑 이야기였다면, 차기작은 던지는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 (배우들이 이제야 사랑 이야기에 관심 많다는 것 인정한다고 놀리자) 관심 있는 분야가 연애 맞는 것 같다. (웃음)

이상희: 12월 1일 개막하는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에 장우진 감독의 ‘춘천, 춘천’이 상영된다. 그리고 대구에서 고현석 감독의 ‘물속에서 숨쉬는 법’ 촬영에 들어간다. 대구에서 시작한다. 단편소설이 원작인 독립영화다. 

류선영: 늘 그래왔듯이 작은 단편 작업들을 할 예정이다. 사랑 이야기는 늘 재미있어서 제안이 들어오면 할 거다. (이현주 감독이 해보고 싶은 역할은 없냐고 묻자) 어떤 캐릭터든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역할을 맡고 싶다. 액션이 화려한 역할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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