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기의 '손에 잡히는 국어 문법'] 3- 높임법의 3대 요소
[노환기의 '손에 잡히는 국어 문법'] 3- 높임법의 3대 요소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6.11.0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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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리즈는 국어 문법의 여러 영역들 중 일반인들과 취업 및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평소에 혼동하고 있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을 쉽게 이해하도록 우리말과 글의 규칙들을 정리하는 데에 주안점이 있다. 주된 시리즈 내용은 크게는 문장, 문법 요소, 단어, 음운, 어문 규범, 국어사(중세국어) 영역들이고 영역별 세부 내용은 핵심적인 부분들을 중심으로 한다.

수능 국어 문법 시험과 공무원 9급 7급 국어 문법 시험 및 대기업 공기업 직무적성검사 학사장교 ROTC 지적능력평가 언어능력 시험 육 해 공 군 부사관 지적능력평가 언어논리력 시험 한국어능력시험 교사 임용 고시 국어 시험 등에서는 국어 문법 문항수가 상대적으로 다른 문항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미세한 이해도의 차이 때문에 오답의 여지가 만은 만큼 변별력이 높다. 본 시리즈는 이같은 시험들에서 수험생들이 많이 틀린 부분들을 중심으로 정리를 하고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필수 내용들도 제시해 줄 것이다. <편집자>     
   
높임법이란 특정 대상을 일정 수준으로 대우하는 의도를 나타내는 문법의 범주를 말하는데 “어머니가 ‘주무신다’.”는 주체인 어머니를 높이고 있다는 면에서 “철수가 ‘돌아갔다’.”와는 분명히 차이가 있고 이러한 문법적 표현 방식을 높임법이라고 한다. 높임법의 다른 명칭으로 존대법, 경어법, 대우법이 있다. 대체로 우리말은 다른 언어들과 달리 높임법의 범주가 섬세하게 규칙화 되어 있는데 국어의 높임법은 대우하는 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크게 상대 높임법, 주체 높임법, 객체 높임법으로 나뉜다.

먼저 상대 높임법은 말하는 이가 대화 상대인 듣는 이를 대우하여 표현하는 방법으로 종결 표현을 통해 실현된다. 여기서 상대 높임법은 격식의 유무에 따라 크게 격식체와 비격식체로 나뉜다.

격식체는 의례적 용법으로 심리적인 거리감을 나타내고 듣는 이를 일정 수준으로 대우하는데, 종결 어미의 형태에 근거하여 격식체는 높임의 순서에 따라 ‘하십시오체’, ‘하오체’, ‘하게체’, ‘해라체’로 나뉜다. 이들 문체 중 높임의 정도가 가장 높은 것은 ‘하십시오체’이고 높임의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은 ‘해라체’이다. ‘하십시오체’는 친족이나 사회적 관계, 연령 등을 고려하여 상대방을 뚜렷하게 높일 때 사용하는 문체이며, ‘해라체’는 이런 요인들을 고려하여 높임의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 될 때 사용하는 문체이다. 그리고 비격식체는 격식을 덜 차리는 표현으로 친숙함을 드러낸다. 친근한 사이에서 상대방을 높이지 않고 말할 경우 ‘해체’를 사용하고, 친근한 사이에서 상대방을 높여야 할 때에는 ‘해체’에 보조사 ‘요’를 붙이는 ‘해요체’를 사용한다.

“사람들이 ‘돌아간다’.”의 ‘돌아간다’는 ‘해라체’, “사람들이 ‘돌아가네’.”의 ‘돌아가네’는 ‘하게체’, “사람들이 ‘돌아가오’.”의 ‘돌아가오’는 ‘하오체’, “사람들이 ‘돌아갑니다’.”의 ‘돌아갑니다’는 ‘하십시오체’, “사람들이 ‘돌아가’.”의 ‘돌아가’는 ‘해체’, “사람들이 ‘돌아가요’.”의 ‘돌아가요’는 ‘해요체’인데 여기에 사용된 종결 어미들은 모두 평서형 어미들인데 ‘해라체’, ‘하게체’, ‘하오체’, ‘하십시오체’는 상대 높임 등급을 보인다. 한편 “정부는 과태료 부과액을 높이도록 ‘하지 말라’.”처럼 신문 기사 등의 보도문에 쓰이는 ‘하지 말라’같은 문체는 ‘하라체’에 해당된다.

격식적인 문체와 비격식적인 문체는 동일한 대화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갑: (친절하게 말하며) 오래간만입니다. 반갑습니다. 을: (반가워 하며) 아이고, 얼마 만입니까? 갑: 2년 만인가요. 그동안 별고 없으셨나요? 을: 그럭저럭 지냈지요 뭐.”의 담화 상황에서 사용되는 현상은 격식체와 비격식체의 역할이 각각 다른 것으로 여겨진다. 즉 대화의 서두에서는 상대방의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하여 격식적으로 대우하면서 말문을 연 후, 이어서는 친근한 말투로 대화를 이어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주체 높임법은 문장의 주어가 가리키는 대상인 서술의 주체를 높여 표현하는 방법으로, 서술의 주체가 말하는 이보다 나이나 사회적 지위 등이 높을 때 사용한다. 용언의 어간에 선어말 어미 ‘-시-’가 덧붙음으로써 실현된다. 그리고 높임의 주격 조사 ‘께서’가 더불어 사용됨으로써 주체를 보다 분명히 높일 수도 있다. 또 ‘계시다, 주무시다’ 등의 특수한 어휘를 통해 실현되기도 하고, 주어 명사에 ‘-님’이 덧붙기도 한다.

이런 높임은 주체를 직접 높이는 ‘직접 높임’인데 비해 일부 주체 높임에는 주어와 긴밀한 관련이 있는 사람이나 사물 혹은 높여야 할 대상의 신체 일부분 등을 높임으로써 해당 인물을 높이는 ‘간접 높임’도 있다. “사장님은 ‘아드님’이 있으시다.”에서 간접적인 높임의 대상은 ‘사장님’이고 “부장님은 ‘댁’이 회사에서 가까우시다.”에서 간접적인 높임의 대상은 ‘부장님’이다. 그리고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 있으시겠습니다.”에서는 ‘교장 선생님’이 간접 높임의 대상이다. 이런 문장들에서는 선어말 어미 ‘-시-’를 통해 직접적으로 높이는 것은 ‘아드님, 댁, 말씀’인데 객관적으로 볼 때 이들을 높일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용언의 어간에 ‘-시-’를 붙여 이들을 높이는 이유는 이러한 높임의 행위를 통해 이들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주어를 간접적으로 높이기 위해서고 이러한 높임의 방법을 간접 높임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고민이 ‘있으시다’.”와 “어머니께서는 집에 ‘계신다’.”에서 볼 때 ‘있다’의 경우 간접 높임에는 ‘있으시다’가 사용되지만, 주어를 직접 높일 때는 ‘있다’가 ‘계시다’로 대치된다.

아울러 우리말에는 듣는 이를 고려하여 뚜렷한 높임의 대상인 주체를 높이지 않는 표현 방법이 있다. 즉 말하는 이의 입장에서 주어는 높여야 할 대상이지만, 듣는 이가 주어보다 더 높은 대상일 때는 ‘-시-’를 붙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시-’를 붙이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장님, 김 전무가 ‘들어갔어요’.”가 원칙이지만 ‘들어가셨어요’ 도 허용된다. 이러한 표현 방법을 압존법이라고 하는데 이는 결국 듣는 이를 배려한 표현이다. 하지만대체로 직장에서는 압존법을 사용하기 어려운데 평사원이 사장에게 자기보다 상관에 대해 서술 할 경우에 높임의 대상이 되는 모두를 존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말에서 듣는 이를 고려하여 높일 필요가 전혀 없는 주체를 특별히 높이는 표현 방법을 가존법이라고 하는데, “(친구의 자녀에게) 네 아버지는 사관학교 시절에 운동을 ‘잘하셨단다’.”에서 ‘잘하셨단다’를 ‘잘했단다’로 대치해도 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객체 높임법은 “우리는 ‘어머니’를 모시고 백화점에 갔다.”에서 높임의 대상이 목적어 ‘어머니이고 “우리가 선생님께 책을 드렸다.”에서 높임의 대상이 부사어 ’선생님‘인 경우처럼 서술의 동작이 미치는 대상인 객체, 즉 문장 안의 목적어나 부사어가 지시하는 대상을 높이는 방법이다. 대체로 객체를 높이기 위해서는 높임의 의미를 갖는 특수한 동사 어휘가 사용되는데 앞의 문장에서는 목적어로 사용된 ‘어머니’를 높이기 위해 ‘모시다’가 사용되었고, 뒤의 문장에서는 부사어로 사용된 ‘선생님’을 높이기 위해 ‘드리다’가 사용되었다. 또한 뒤의 문장에서는 ‘선생님’을 높이기 위해 조사 ‘에게’ 대신 객체 높임의 의미를 갖는 부사격 조사 ‘께’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객체 높임에는 일정한 제약이 따르는데 “이순신은 조선 시대의 걸출한 ‘장수였다’.”의 경우처럼객관적 서술일 때는 높임을 쓸 필요가 없고, “이순신은 조선 시대의 걸출한 ‘장수셨다’.”처럼 개별적 친근감을 표시할 때는 ‘-시-’를 넣어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객체 높임의 특수한 어휘에는 ‘보다(->뵙다)’, ‘주다(->드리다)’, ‘말하다(->여쭈다/여쭙다)’ 등이 있다.

<글= 노환기 스카이입시교육 원장 (서울대 국어교육과 졸 / 전 EBS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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