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기의 '손에 잡히는 국어 문법']2- 문장 짜임
[노환기의 '손에 잡히는 국어 문법']2- 문장 짜임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6.11.01 14: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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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뉴스/독서신문] 본 시리즈는 국어 문법의 여러 영역들 중 일반인들과 취업 및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평소에 혼동하고 있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을 쉽게 이해하도록 우리말과 글의 규칙들을 정리하는 데에 주안점이 있다. 주된 시리즈 내용은 크게는 문장, 문법 요소, 단어, 음운, 어문 규범, 국어사(중세국어) 영역들이고 영역별 세부 내용은 핵심적인 부분들을 중심으로 한다.

수능 국어 문법 시험과 공무원 9급 7급 국어 문법 시험 및 대기업 공기업 직무적성검사 학사장교 ROTC 지적능력평가 언어능력 시험 육 해 공 군 부사관 지적능력평가 언어논리력 시험 한국어능력시험 교사 임용 고시 국어 시험 등에서는 국어 문법 문항수가 상대적으로 다른 문항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미세한 이해도의 차이 때문에 오답의 여지가 만은 만큼 변별력이 높다. 본 시리즈는 이같은 시험들에서 수험생들이 많이 틀린 부분들을 중심으로 정리를 하고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필수 내용들도 제시해 줄 것이다.  <편집자>     
 

(2)국어 문장의 짜임

국어 문장은 사건이나 상태를 표현하는데, 사건이나 상태의 주체인 주어와 동작이나 상태를 풀이하는 서술어를 기본 골격으로 한다. 문장은 이러한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가 몇 번 나타나느냐에 따라 홑문장과 겹문장으로 나뉜다.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가 한 번 나타나는 문장은 홑문장, 두 번 이상 나타나는 문장은 겹문장이라 한다.

한편 한 문장이 그 속에 다른 홑문장을 한 성분으로 안아서 겹문장을 이룰 때 이를 안은문장이라 하고, 큰 문장 안에 한 성분으로 안겨 있는 문장을 안긴문장이라고 한다. 안긴문장은 하나의 ‘절’이 되는데 이는 크게 ‘명사절, 관형절, 부사절, 서술절, 인용절’ 다섯 가지로 나뉜다.
먼저 명사절 안긴문장은 명사형 어미 ‘-(으)ㅁ’과 ‘-기’가 붙어서 명사의 자리에 쓰일 수 있는 절을 말하는데 명사형 어미로 만들어진 명사절은 격조사가 붙어서 문장에서 주어, 목적어, 부사어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수박은 먹기가 불편하다.”와 “지리산은 오르기가 힘들다.”의 경우에는 명사형 어미 ‘-기’가 붙은 명사절로 주어 역할을 하고, “세종대왕은 신하들이 노력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에서는 명사형 어미 ‘-(으)ㅁ’이 붙어서 명사절이 목적어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동아리에서는 주제 토론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명사형 어미 ‘-기’가 붙은 명사절로 부사어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명사절은 서술어가 되는 용언에 따라 ‘-(으)ㅁ' 명사절과 ’-기‘ 명사절을 취하기도 하는데 이외에 관형사형 어미와 의존명사 ‘것’이 결합한 ‘-는(ㄴ) 것’ 절을 명사절로 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선수들이 선전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의 문장에서 관형사형 어미 ‘-는(ㄴ)’과 의존명사 ‘것’이 결합되어 만들어 진 것이다. 물론 명사형 어미 ‘-(으)ㅁ’과 ‘-기’로 이루어진 명사절보다는 ‘-는(ㄴ)것’이 붙은 형태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는(ㄴ)것’이 결합한 절을 명사형 어미가 붙은 명사절과 동일한 지위를 주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관형사형 어미 + 의존 명사 것’ 구성을 명사절로 본다면 관형사형 어미에 의존 명사 ‘바, 데, 수’등이 결합된 구성도 명사절로 보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는(ㄴ)것’ 구성은 다른 의존 명사 구성과 같이 관형절로 본다.

한편 명사형 어미 ‘-(으)ㅁ’과 ‘-기’는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파생 접사로 쓰이는 경우가 있다. 동사나 형용사 어간에 파생 접사 ‘-(으)ㅁ’가 붙어 만들어진 단어에는 ‘닫음, 놀음, 잠, 삶, 슬픔’ 등이 있고, 형용사나 동사의 어간에 파생접사 ‘-기’가 붙어 만들어진 단어에는 ‘뛰기, 술레잡기, 크기’ 등이 있다. 파생접사 ‘-(으)ㅁ’과 ‘-기’가 붙어 만들어진 단어는 명사절과 흡사하지만 절이 아니라 단어이기 때문에 주어나 목적어를 취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서 주어나 목적어를 가질 수 있으면 단어가 아니라 명사절이다. “뒤척이며 잠(1)을 잠(2)은 피로감을 높인다.”에서 잠(1)은 명사이고 잠(2)는 명사절을 이끄는 용언의 활용형이다. 왜냐하면 잠(2)는 잠(1)을 목적어로 취하기 때문이다.

관형절 안긴문장은 “우리는 ‘서쪽으로 기우는’ 태양을 보았다.”나 “아내가 ‘남편이 보던’ 텔레비전을 껐다.”의 문장에서처럼 -관형사형 어미 ‘-(으)ㄴ’, ‘-는’. ‘-(으)ㄹ’, ‘-던’이 붙어서 한 문장이 관형절의 형태를 취하여 문장에서 뒤에 오는 체언을 수식하는 관형어 구실을 하고 있다. 그런데 한 문장이 관형절의 형태를 취하여 큰 문장 속으로 들어갈 때 안은문장과 안긴문장의 동일한 성분은 안은문장의 성분이 남고 안긴문장의 성분이 생략된다. 주어 뿐 아니라 목적어, 부사어 등도 마찬가지로 안은문장과 안긴문장의 성분이 동일하면 생략된다. 하지만 “그는 ‘그가 그녀에게 결혼기념일 선물을 사 준’ 기억이 없다.”나 “그들은 ‘주변의 비난을 감수한’ 경험이 있다.”와 같은 관형절은 수식을 받는 명사가 관형절의 한 성분이 아니고 동격 관형절이기 때문에 관형절의 성분이 생략 없이 완전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관형사형 어미는 홑문장을 관형절로 만들어 주는 동시에 시간적 의미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으)ㄴ’은 과거의 의미를, ‘-는’은 현재의 의미를, ‘-(으)ㄹ’은 미래의 의미를, ‘-던’은 과거의 미완을 나타낸다. 하지만 이러한 관형사형의 시간 의미는 “‘머리가 짧은’ 남자가 군인이다.”는 현재 “‘행동이 산만하던’ 소년이 얌전해졌다.”는 과거 “저 바닷물은 맛이 짤 것이다.”는 추측의 의미를 갖는 경우처럼 시제성이 달라진다.

부사절은 절 전체가 부사어로서 서술어를 수식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어진문장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에 부사절을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등산로가 눈이 내려서 미끄럽다.”의 ‘눈이 내려서’는 부사절로 보는 반면 ‘눈이 내려서, 등산로가 미끄럽다’ 와 같은 문장은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으로 본다. 같은 절이라도 문장 맨 앞에 있을 때는 종속적으로 이어진 문장으로, 문장 안에 들어가 서술어를 수식하는 위치에 있으면 부사절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서’는 부사형 어미인 동시에 연결 어미가 되는 것이다.

한편 ‘특별한 해명이 없이’와 ‘번개와 같이’는 부사절로 간주하지만 ‘-이’는 부사형 어미가 아니라 부사를 만드는 파생 접미사인데 여기서 ‘-이’를 어미로 볼 수 없는 이유는 어미는 접사와 달리 결합되는 용언에 제약이 없는 것이 일반적인데, 파생접미사 ‘-이’가 붙어 부사절을 이루는 경우는 ‘없이, 같이, 달리’ 등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없이, 같이, 달리’와 같은 부사는 ‘해명이 없이, 번개와 같이, 옛날과 달리’에서처럼 주어나 부사어를 필수적으로 취하기 때문에 부사절로 보는 것이다.

절 전체가 서술어의 기능을 하는 것을 서술절이라고 하는데 “철책을 지키는 ‘병사가 세 명이 있다.’”의 경우처럼 서술절을 안은 문장은 주어가 두 개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서술절은 앞에 있는 주어를 풀이하는 기능을 한다. 다만, 서술절은 다른 안긴문장과 달리 서술절임을 나타내는 표지가 없다.

국어 문장에 주어가 두 번 이상 나타나는 현상은 다른 언어에 비해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에 서술절을 설정하여 한 문장이 서술어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안은문장의 요소에는 안긴문장 안으로는 자리 옮김을 할 수 없는데, 서술절은 문장의 전체 주어가 서술절 안으로 자리 옮김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절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국어 문장에서 한 문장이 절의 형태로 큰 문장 속에 안기는 안긴문장이나 두 문장이 연결 어미로 인하여 결합되는 이어진

문장에서 두 문장의 성분이 동일할 때 둘 중 하나의 성분이 생략되거나 다른 말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외국에 가기’가 두렵다.”는 명사절을 안은문장인데 ‘외국에 가기’의 주어인 ‘우리’는 안은문장의 주어인 ‘우리’와 동일한 성분이기 때문에 생략되었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에게 자기 목도리를 구해달라고’ 독촉했다.”에서는 ‘남편 목도리’에서 ‘남편의’가 안은문장의 주어와 동일하기 때문에 재귀 대명사 ‘자기’로 바뀌었으며 “누나는 ‘내 졸업식날 선물 사 줄 것’을 예고했다.”에서는 안긴문장의 주어가 안은문장의 주어인 ‘누나’와 동일하기 때문에 생략되었다. 한편 안은문장에서 동일한 성분이 생략되거나 다른 말로 바뀔 때에는 언제나 안긴문장의 성분이 생략되거나 바뀐다. 예를 들어 “그녀는 약속을 어기지 않으니까 반드시 ‘올 것이다’.”와 같은 이어진문장에서도 앞 절과 뒤 절의 성분이 동일하면 둘 중 하나가 생략되거나 다른 말로 바뀐다.

한편 이어진 문장에서 ‘-(으)니까’와 ‘-아서/-어서’는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미세한 차이가 있다. ‘-아서/-어서’는 원인을 나타내고 ‘-(으)니까’는 이유를 제시하는 기능을 한다. 일반적으로 ‘-아서/-어서’가 결합되어 이루어지는 절은 일반적인 상식을 배경으로 하는 원인을 제시하고 ‘-(으)니까’가 결합된 절은 개인적인 판단을 배경으로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겨울이 와서 눈이 내린다.”에서 눈이 내리는 것은 ‘겨울이 왔기 때문’이라는 일반적인 상식을 배경으로 하는 원인이며, “겨울이 오니까 눈이 내린다.”에서는 말하는 주체의 개인적 판단에 근거한 것이 이유이다.

<글= 노환기 스카이입시교육 원장 (서울대 국어교육과 졸 / 전 EBS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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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2017-07-15 00:03:38
'것 명사절'은 학계에서 이견이 많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 부분을 아예 빼고 명사절과 관형절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노 선생님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전제 하에 종래의 '것 명사절'을 관형절로 볼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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