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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기고] 위기의 대통령과 단전호흡

글 :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연일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언론·포털사이트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비판·풍자로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박근혜 대통령 관련해서 ‘탄핵’과 ‘자살’이란 단어가 심심치 않게 검색된다. 우리나라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직업군이 바로 대통령직인데(11명 중 1명 자살, 현재 9.09%), 앞으로 18.18%가 될 것 같다는 조롱도 나오고 있다. 과연 다시 대통령이 자살하는 불행한 사태가 올 것인가?

2008년 대학 강단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필자는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커다란 성공을 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다가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하고, 연이어 사기를 당하면서 사업은 극도로 어려워졌다. 설상가상으로 심신을 다해 지원했던 가맹점주들에게 거액의 돈도 떼이면서 2012년 사업은 몰락하였다. 무엇보다도 곧 이어 닥친 빈곤은 영혼까지 갉아 먹었다.

아들이 등록금을 못내 교무실에 불려갈 때, 슈퍼에서 썩은 과일·야채를 천원에 사서 먹을 때, 종량제 봉투도 못 사 뒷산에 음식쓰레기를 버릴 때는 정말 죽고 싶었다. 필자 한 명이면 괜찮지만 가족 모두 당장 굶어 죽게 생긴 상황에서는 ‘영혼’이라도 팔고 싶었다.

대한민국은 자살공화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통계청이 9월 27일 발표한 ‘2015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률은 26.5명으로 OECD 평균 자살률 12명보다 두 배 이상 높다. 2위는 일본으로 18.7명이다. 사람들은 자살률이 높은 이유로 청년 실업, 소득의 양극화 심화 현상, 노인 빈곤 등 복지적 측면에서의 물질적 요소를 자주 든다.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낮은 나라는 터키인데 2.6명으로 우리나라에 비해 열배가 낮다. 반면 터키의 1인당 2015년 국내총생산(GDP)은 9437달러로 우리나라의 3분의 1 수준이다. 즉 국민들이 잘 사는 것과 자살률은 상관관계가 없다. 오히려 1인당 GDP가 높을수록 자살률이 높아진다고 볼 수도 있다.

자살은 마음의 병이다. 우리나라 한해 자살로 사망하는 수는 대략 1만4000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약 80%의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았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75%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즉, 자살자의 약 60%가 불면증 환자라는 결론이 나온다. 2013년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중 우울증 등을 앓는 정신건강 고위험자는 약 36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면증과 우울증 환자 조기 치료가 자살률은 낮추는 좋은 해결책이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높아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이다. 유명인들의 자살을 모방하는 자살, 즉 ‘베르테르 효과’가 실제로 작용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최진실 인기 탤런트, 조성민 프로야구 선수 등 유명인들의 자살은 우리나라 자살 사망률 세계 1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자살한 사람들을 지나치게 영웅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2012년 필자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4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 120kg 초고도비만, 각종 성인병, 10억 빚, 불면증 등으로 재기할 가능성이 극히 낮았다. 악재는 겹쳐서 온다고 한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때 필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지 않은 것은 바로 정신적 안정이었다.

정신적 안정은 복식호흡이라고도 불리는 단전호흡에서 왔다. 현대의학에서 질병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스트레스라고 한다. 단전호흡과 명상이 스트레스와 불면증 그리고 우울증을 없애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힘들면 힘들수록 단전호흡에 집중했고, 덕분에 극단적인 벼랑 끝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결국 모든 악재를 걷어냈다. 6개월 만에 45kg를 감량했고, 모든 성인병과 불면증을 이겨냈다. 새로운 사업 온라인평판관리에서 극적인 재기에 성공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가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를 심사대상에 올리는 황당한 일이 있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기자가 "김재규를 의사(義士)로 인정하자는 얘기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한동안 적막이 흘렀다. 박 대표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럼 국가원수를 죽이면 의사가 되는 건가요?"라고 답했다. 이 우문현답에 필자는 전율을 느꼈다. 보통 사람이라면 아마도 '쌍욕'을 할 만한 상황이었다. 부모를 욕보이는 이와 같은 질문에 발끈하지 않을 정치인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박 대통령처럼 부모가 모두 흉탄에 목숨을 잃은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더구나 10·26사태 이후 오랜 세월을 가택에 연금당해 사실상 감옥생활을 했다. 1991년 박 대통령이 40세 때 “하고 싶은 일이나 꿈이 없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십분 이해가 되는 말이다. 그러던 그가 이듬해 갑자기 '마음의 평화'를 얘기하며 희망적인 삶에 대해 일기에 쓰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1991년부터 단전호흡을 시작했고, 이것이 그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필자의 추측이다. 박 대통령은 매일 새벽 국선도라는 기(氣)운동을 3시간 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체력과 정신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박 대통령은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많은 선거에서 승리하였다. 하지만 선거만 끝나면 박 대통령을 배신하는 정치인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이런 비정한 정치판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며 일관성을 가지는 것은 단전호흡과 명상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최순실 게이트’가 어디까지 진실이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잘 모른다. 따라서 지금 ‘대통령 탄핵’ 여부에 대해서는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최순실 게이트’로 말미암아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박 대통령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복식호흡을 하는 사람은 마음의 병이 있을 수가 없고, 자살하는 일은 더더욱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직 자살률 18.18%는 그저 농으로 끝날 것이다.

자살을 위한 타당한 이유를 갖다 붙이는 사람은, 시원찮은 사람이다.   -에피쿠로스-

<위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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