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6명 독립출판인과의 대화… “좋아하는 것을, 가장 나답게”
[리뷰] 26명 독립출판인과의 대화… “좋아하는 것을, 가장 나답게”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6.10.27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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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노마드 편집부 『우리, 독립출판』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왜 독립출판인가’를 주제로 기사를 구상 중인 기자에게 때마침 한 책이 찾아왔다. 제목부터 ‘독립출판’ 관련 서적임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우리, 독립출판』이었다. 국내 독립출판 문화를 풍성히 채워나가고 있는 26명(팀)의 독립출판인들과의 대화를 담은 이 책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고백하고 있는 작가들의 따스함과 애정이 느껴졌다. 

『우리, 독립출판』에 등장하는 독립출판물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세계를 펼치고 있다. 그들은 대세를 좇아 살지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여기는 것을 따르지도 않는다. 좋아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게, 하지만 가장 나다운 방식으로 책을 만든다. 

‘여행도 병이고, 책도 병이다’라는 스몰바치북스의 강은경 작가는 독립출판물에서 어떤 가치를 찾을 수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출판사는 어쩔 수 없이 팔릴 책을 만들어야 해요. 그러다보니 ‘대중적’이지 않은 이야기, ‘멋지고 대단’하지 않은 글을 서점에서 만나기 어려워요. 결국 사람들은 ‘모두가 같은 이야기를 읽을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생각해 독립출판물에 관심을 갖죠. 저도 그 흐름에 용기를 얻었어요. ‘모두들 책으로 만들 만한 가치 있는 이야기 하나쯤은 있다’라며 마음을 다잡고 제 경험을 ‘유통’시킨 셈이죠.”

「딴짓매거진」을 펴내는 딴짓 시스터즈들도 독립출판물의 매력으로 ‘날것의 감성’을 꼽는다. “독립출판물만의 ‘날것의 감성’이 있는 듯해요.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기성출판과 달리 독립출판은 개인의 기록이 많잖아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이 담겨 있어서 큰 공감을 얻는 것 같아요. 그러한 공감과 느슨한 연대, 그리고 취향이 독립책방이라는 공간으로 집약되는 듯합니다.” ‘딴짓’은 삶을 재미있게 만드는 행위라며 ‘딴짓과 관련한 단상’을 적어가는 딴짓 시스터즈는 실제로도 많은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다. 

하지만, 독립출판의 세계가 녹록치만은 않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소박하게 펴낸 이 책이 얼마나 팔릴까’ 하는 생각에 발행부수도 턱없이 적다. 『블라디보스토크, 하라쇼』, 『일개미 자서전』을 펴낸 구달 작가는 첫 책을 50부 찍었다. 중쇄도 100부 이상은 찍지 않는다고 한다. “인쇄할 때만 되면 아직도 조심스러워요. 내 책을 누가 읽을까 싶은 거죠. 첫 책을 팔아서 번 돈으로 두 번째 책을 제작하고, 다음 책을 인쇄할 만큼만 벌고 있어요”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책을 만든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가 독립출판인들의 모토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독립출판은 ‘그들만의 리그’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출판계, 나아가 문화예술계가 놀랄 정도로 엄연히 ‘독립출판’의 시대가 됐다. 

개인 작업자들의 기고를 중심으로 제작하는 문화잡지 ‘싱클레어’의 편집장 피터의 말을 빌려 용감한 독립출판인들에게 응원을 건넨다. “나는 네가 독립출판물을 만듦으로써 잘 먹고 잘 살기를 원해. 다시 말해 독립은 ‘자치’(self-rule)이기도 해. 자치란 개인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개인적인 결심과 행동을 의미해. 그게 가능할 때 독립출판물이 독립적으로 만들어지고 유통된다는 거지.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겪고 좋은 것은 더욱 키워 나가고 부족한 것을 채워 나가면 좋은 것들을 계속해서 만들 수 있을 거야.”

■ 우리, 독립출판 
북노마드 편집부 지음 | 북노마드 펴냄 | 280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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