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화의 전당에 세 명의 별이 떴다
부산 영화의 전당에 세 명의 별이 떴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6.10.2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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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믿고 보는 배우? 감사하죠”… 손예진 “30대, 농축된 연기 나왔다”… 윤여정 “같은 역할은 절대 안 할 것”
이병헌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배우 윤여정, 이병헌, 손예진이 많은 영화계 관계자들의 보이콧 선언에도 소신 있게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하는 오픈토크’에 참석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빛냈다. 관객들은 이들을 보기 위해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 잔디밭을 꽉 메웠고, 배우들은 폭발적인 관심에 보답하듯 영화 촬영장 에피소드, 작품 선택 기준, 앞으로의 포부 등을 들려줬다.

지난해 ‘내부자들’을 시작으로 올해 ‘미스컨덕트’, ‘밀정’, ‘매그니피센트7’ 등 다양한 영화로 관객들을 만난 이병헌은 오픈토크 첫 번째 주인공답게 여유로운 모습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믿고 보는 배우’라 불리는 소감이 어떠하냐는 질문에 대해 “믿고 보는 배우 이병헌, 이 말만큼 감사한 것도 없죠.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믿고 보는 배우’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오래도록 ‘믿고 보는 배우’로 불렸으면 좋겠다 하고 또 한 번 다짐합니다. 저는 그때가 배우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것 같아요”라며 감사를 전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아버지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서요”라는 의외의 대답을 들려줬다. “아버지는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영화광이셨어요. 주말이 되면 TV를 보며 ‘저 배우는 누구야’, ‘저 감독은 이래’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죠. 그래서 그런 아버지가 지금의 저를 보고 있다면 얼마나 감동하고 자랑스러워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버지에게 자신을 보여주고 싶은 열망이 지금의 이병헌이라는 배우를 만들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손예진

‘비밀은 없다’, ‘덕혜옹주’에서 인생 연기를 보여준 두 번째 주자 손예진은 ‘덕혜옹주 전과 후의 자신을 평가한다면?’이라는 짓궂은 질문에 현명하게 답했다. “하나의 작품으로 배우를 평가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작품을 만나고, 그를 통해 깊이 있고 농축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덕혜옹주’에서 젊은 시절부터 노년까지의 옹주 역할을 연기할 수 있었던 건 30대 중반이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어요.”

또한, 충무로 대표 여배우로서 최근 여배우 중심의 영화가 줄어든 것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여러분들이 극장에 가시면 여자 배우가 주인공인 영화를 보는 경우는 많지 않을 거예요. 배우로서 참 안타깝죠. 요즘 남자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멀티캐스팅 영화가 많은데 여자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도 멋있지 않을까요?”라며 “김혜수, 전도연 선배님과 함께하면 제가 밀릴 것 같긴 하지만 그런 강렬한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윤여정 <사진제공 = 부산국제영화제>

마지막으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배우 윤여정은 마지막 주자로서 영화배우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토크를 들려줬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에서 파격적인 박카스 할머니 역을 맡은 그는 “연기를 안다고 타성에 젖는 것, 오염되는 것이 싫어요. 연기라는 건 나이대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다가올 뿐이죠. 오래 했다고 잘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앞으로도 같은 역할, 같은 연기는 안 할 거예요”라며 굳은 다짐을 전했다. 

더불어 이번 영화는 “죽음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며 “‘죽음’, ‘웰다잉(Well-dying)’이 생소한 젊은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했다. “트렌스젠더, 코피노(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 태어난 혼혈아), 다리가 불구인 청년이 나오는데 실제로 촬영해 보니까 우리랑 다른 게 전혀 없더라고요. 죄인도 아닌데 손가락질받는 그들의 상처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라는 게 그의 조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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