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안선정 기자] 시청률 1위 드라마에는 나름 이유가 있기는 하다. 편성 운도 배제할 수 없겠지만, 일단 이야기의 힘이다. 대다수 드라마가 ‘사랑’을 주제로 삼고 있다 보니 ‘삼각관계’ ‘출생의 비밀’ ‘불치병’과 같은 빤한 레퍼토리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재미 있으면 끝이다.
그뿐인가. 한국 드라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재벌’과 ‘신데렐라’ 이야기는 성공한 드라마의 정석 또는 전설 같은 공식이다.
수목드라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도 크게 다르진 않다. 여주인공 나리(공효진)는 남부러울 것 같은 배경을 가진 두 남자 화신(조정석)과 정원(고경표)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로 나온다. 나리 사정이야 예상하는 대로다.
참 신기한 건 배우 공효진이 보여주는 매력이다. 다소 찌질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말투와 특별한 스타일로 시청자를 무장해제한다.
거기에 생활 연기가 저런 것이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배우 조정석과 ‘멋짐’ 연기에 물오른 고경표까지 ‘질투의 화신’을 보게끔 하는 요인은 여럿이다.
거기에 OST까지 참 괜찮다. 특히 두 번째로 발표된 싱어송라이터 라디(Ra.D)의 ‘러브썸(Lovesome)’은 후크송도 아니건만 어느새 “놓아주기 싫어 (왠지 모르게) 더 붙어있고 싶어 (왠지 모르게)” 후렴구를 따라 부르게 한다.
사랑에 빠지기 직전 남녀 주인공의 미묘한 감정을 달달한 멜로디와 함께 라디의 섬세한 목소리로 감쌌다. 로맨스 장르에 최적화된 감성을 가진 가수가 아닐까 싶다. 배우들의 연기와 별개로 노래의 등장만으로 설렘과 애틋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질투의 화신’ OST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좋은 OST의 조건은 드라마를 빛내는 것이 첫째이겠지만, 노래 그 자체로서 매력적인 것이 시작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라디가 부른 ‘러브썸’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