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내 삶의 길을 누구에게 묻는가?』 저자 백승영 “삶의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자”
[작가의 말] 『내 삶의 길을 누구에게 묻는가?』 저자 백승영 “삶의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자”
  • 안선정 기자
  • 승인 2016.10.14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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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편집자주>

[독서신문 안선정 기자] 산다는 것은 무엇이고, 잘 산다는 것은 또 무엇일까요? 사랑은 어떻게 하는 것이고, 행복은 또 어떻게 얻는 것일까요? 삶의 근원적인 질문들이지만 한 마디로 답하기는 어렵습니다. 수천 년 인류 역사 속 지혜가 힘을 모아 그 질문들에 응답했고 여전히 응답하고 있지만, 우리는 같은 질문들을 또다시 던집니다.

누구나 ‘지금 여기’에서 ‘각자’의 고유한 삶을 살아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누구의 삶과도 같지 않고 그 누구의 삶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내 삶이기에, 우리는 물어보는 여정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 여정에서 위의 질문들이 ‘나의 행복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내가 잘 사는 것인지’의 양태로 제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사람 수만큼이나 삶의 양태는 다양합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그물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 그물은 관점이나 사유방식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하고, 가치관이나 세계관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얻기도 합니다. 그 그물은 우리가 살아 있는 한 결코 벗어 던질 수 없는 삶의 도구이자 논리입니다. 우리는 그 그물로 세상이라는 바다에서 어떤 물고기를 낚을지 결정합니다. 그런데 그 그물을 어떤 재료를 선택해 어떤 구조로 만들고, 어떤 색채를 입히며, 어떻게 고치고 변경시킬지는 우리 스스로의 선택입니다. 그 선택이 우리 자신을 만들고, 우리의 삶을 가꿉니다.

그래서 ‘나의 행복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내가 잘 사는 것인지?’라는 물음에 대해 우리는 결국 자신만의 고유한 답을 찾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그 답이 옆 사람과 다를 확률은 높습니다. 그래야 정상이고, 그래야 이 세상이 흥미로우며, 그렇기에 변화도 있고 발전도 합니다. 만일 모든 사람이 한길로만 가려고 한다면 세상은 마치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는 공장처럼 단조로운 무채색이 되어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런 세상은 정상도 아니고,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삶의 길도, 그 길을 찾는 과정도, 그 길을 걷는 방식도 다채롭지만, 다음의 제안은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삶의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자!’

우리가 갖고 있는 에너지와 힘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관리하여 불필요한 낭비를 막자는 것입니다. 경제 교과서에 나올 법한 경제 논리처럼 들리지만, 이것은 삶의 논리입니다. 아니, ‘삶의 거대 경제적 논리’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삶의 논리를 적용하여 일상의 작은 지혜 몇 가지를 환기하려 합니다. 그것들은 아주 소소하고 소박하며 단순합니다. 그 때문에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쉽게 잊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우리의 삶에서는 의외로 큰 힘을 발휘합니다.

한편으로는 삶의 에너지가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것을 막아 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에너지와 힘을 강화하면서 말입니다. 복잡함보다는 단순함이,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이, 강렬함보다는 소소함이 은근하지만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그 일상의 작은 지혜들이, 제대로 잘 살아 보려 하지만 번번이 힘의 소진을 겪는 우리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짐을 가득 실은 낙타 같은 삶에서 짐 하나 내려놓게 한다면, 고단하고도 고단한 삶을 조금이라도 덜 고단하게 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 저자 백승영은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독일 레겐스부르크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책임연구원, 영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한국 니체학회 부회장이었으며, 지금은 홍익대학교 미학대학원 초빙교수이자 플라톤아카데미 연구교수로 있다.

철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철학은 삶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우리 삶을 건강하게 하는 따뜻한 삶의 철학을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저서로 『니체,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 『니체, 건강한 삶을 위한 긍정의 철학을 기획하다』, 『과테이 마토스』, 공저로 『마음과 철학』, 『오늘 우리는 왜 니체를 읽는가』, 『데카르트에서 들뢰즈』 등이 있다. 또한 정본 니체전집(KGW) 한국어판 발간에 편집위원이자 번역자로 참여하여, 『바그너의 경우·우상의 황혼·안티크리스트· 이 사람을 보라·디오니소스 송가·니체 대 바그너』, 『유고(1887년 가을~1888년 3월)』, 『유고(1888년 초~1889년 초)』를 우리말로 옮겼다.

제24회 열암학술상 및 제2회 한국출판문화대상을 수상했다.

■ 내 삶의 길을 누구에게 묻는가?
백승영 지음  |  샘터 펴냄  |  168쪽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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