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손현숙
화가 손현숙
  • 관리자
  • 승인 2005.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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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고향의 서정미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는 말처럼 인간세계에는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사랑, 애정 존경 증오 미움 등등. 이러한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보편적인 것이 언어 즉, 말이다. 말과 글로 이러한 감정의 표현을 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나 글들은 이러한 감정표현을 얼마나 정확히 독자들에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그 글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초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보편적으로 글을 쓰고 싶을 때는 언제일까. 정확한 표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유년의 추억과 회상이라는데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봄이면 꽃들이 지천으로 만발한 들판을 주체할 수 없어 꽃멍이 들도록 마냥 뛰어다녔고 여름엔 초록빛을 두른 들판을 주체할 수 없어 온 몸에 다가와 푸르게 번지던 기억이며 울타리의 감나무 잎이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옷으로 치장을 하면 우리 마음도 예쁜 감잎 옷으로 물들이던 가을, 문풍지에 바람이 떨리던 소리에도 무서워서 쪼르르 엄마 무릎에 몰려들던 겨울…….’

 시인 손희숙의 표현처럼 풍성한 이러한 기억이 알게 모르게 우리들에게 감성의 집을 짓게 하고 이러한 감성은 결국 시와 글로써 우리 곁에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러한 감성은 비단 시와 글로만 머물지 않는다. 바로 인류가 탄생한 이래 인류의 가장 오랜 문자인 그림 속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잇기 때문이다. 작가의 상상력과 감정이 결부된 그림 속에서 우리의 추억은 다시 재창조되며 다시 태어난다.

 최근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가졌던 손현숙의 개인전도 우리들에게 과거에로의 회상과 진한 추억을 안겨주었다. 그의 작품 중 <포구>나 <여행의 길목에서> <서울-우리의 삶>이라는 작품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서정적인 풍경 속에서 서사적으로 담고 있다.


 또 <사계>란 작품들은 잃어버린 우리고향의 정취, 안쓰럽게 사라져만 가야하는 우리의 추억을 다시 떠오르게 하고 있다. 특히 우리 호흡에 알맞은 서정을 농염하게 색채화 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향의식, 전원의식 귀향의식을 느끼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경기대 이재인 교수는 “대개의 화백들은 서사적 배경과 화제의식을 갖고 그림을 그려나지만 손현숙의 테크닉은 서사적 스토리를 안으로 육화(肉化)시켜가는 한편, 서정적 정조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고 평한다.

 즉, 문학 용어를 빌어 표현하자면 서정에 가까운 그의 색채와 서양화 스타일에서 서정적 분위기를 색채로 나타내는 작가의 화법은 원숙함, 그 자체라는 것이다.

 “세상을 보는 눈이 각자의 주관적인 입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삶의 목표는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얼마나 제대로 표현하느냐 하는 것은 작가의 몫이며 비록 여러 가지로 부족하지만 제대로 된 표현을 위해 부단히 노력중이에요”

 인간내면의 표현을 서정적인 색채를 통해 표출하려는 작가의 노력이 세상의 풍파 속에서도 살아남아 아스라이 떠오르는 과거의 추억처럼 우리들 가슴속에 남아있기를 기원해 본다.

독서신문 1390호 [2005.10.16]                                        김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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