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안선정 기자] (전략) 한국 기업이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정도로 중국 사람들이 노란색, 빨간색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단순히 좋아한다기보다는 ‘길하다’고 여긴다는 게 더 맞는 말이다. 반대로 검정색과 흰색은 금기시한다.
한 예로 마카오에 가면 온통 검은 택시뿐인데, 이는 마카오 카지노 대부인 스탠리 호가 카지노에 가는 사람들이 재수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검정색 벤츠가 부유함의 상징이라 차에서만큼은 그 색이 무엇인지 무의미하다.
그럼 중국 사람이 노란색, 빨간색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설이 있지만 ‘황제가 사용했던 고귀한 색’이라는 게 가장 유력하다. 게다가 수당시대에는 황黃 → 자紫 → 홍紅 → 녹綠 → 청靑 → 흑黑 → 백白 순서대로 신분을 구분하고 신분에 해당하는 색의 옷을 입었다고 하는데, 여기서도 황黃과 홍紅은 높은 계급을 의미한다.
이런 전통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에서 빨강은 경사스럽고 기쁜 것을 의미한다. ‘빨간 돈’ 이라는 의미로 기쁜 날 주는 돈을 ‘홍바오紅包’라 하고, ‘잘 나가는 사람’을 일컬어 ‘홍런紅人’이라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국과의 비즈니스 자리에 빨간 옷을 입고 나가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중국 사람도 공연이나 결혼식 등 흥이 나는 자리에서만 붉은색 옷을 즐겨 입는다. 오히려 공식적인 발표나 회의를 하는 엄숙한 자리에서 붉은색 옷을 입으면 상황판단이 떨어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자리에서는 중국 사람도 검은색이나 짙은 남색 계열의 정장을 입는 것이 보통이다.
『머지않아 중국과 일하게 될 당신에게』 153~154쪽 | 조민정 지음 | 이콘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