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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요정을 믿지 않는 어른들을 위한 요정 이야기』 옮긴이 김혜연 “우리 땅에 살던 요정들은 어디로 갔을까”

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편집자주>

[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요정을 믿지 않는 어른들을 위한 요정 이야기』 옮긴이 김혜연의 말= 『요정을 믿지 않는 어른들을 위한 요정 이야기』는 아일랜드 문예 부흥 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편집한 이 두 권(1888년 출간된 『아일랜드 농민의 요정담과 민담』, 1892년 펴낸 『아일랜드 요정 이야기』)의 민담집에 실린 요정 이야기만 따로 담아낸 책이다.

매스미디어에 의해 한두 가지 이미지로 고정된 ‘요정’이 아닌, 전통과 문화 속에 살아 숨 쉬던 진짜 요정들의 이야기다. ‘아일랜드의 옛 신’이라고도 하고, ‘추방당한 천사’라고도 하는 이 요정들은 타이그 오케인처럼 방탕한 이들에게는 벌을 내려 깨달음을 준다. 한편으로는 마음씨 좋게 손님을 대접한 처녀가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지게 돕기도 한다. 이들은 멀게만 느껴지는 신과 달리, 숲과 들, 강과 바다에 살면서 사람들의 생활과 가까이 얽혀 있다.

이 소박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정말 요정이 존재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신비한 ‘신사’들의 존재 유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요정들에게 ‘생명’을 부여한 이는 오로지 아일랜드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요정들이 살아 있는 존재였기에 억압 속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아일랜드의 문화도 살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1923년 노벨 위원회는 예이츠에게 아일랜드의 첫 노벨상을 수여하며, 그의 작품을 두고 “매우 예술적인 형태로 아일랜드 전체의 혼을 표현한 탁월한 시”라고 평가했다. 그리 낯설게 들리지 않는 아일랜드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평이 아닐 수 없다.

민중의 삶이 투영되었으며, 그들이 고달픈 삶 속에서 해학과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게 했던 요정 이야기. 그렇기에 더욱 특별한 아일랜드의 요정 이야기를 읽고 보니, 우리 땅에 살던 요정들(혹은 도깨비들)은 어디로 갔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 작가 W. B. 예이츠는 아일랜드의 시인이자 극작가다. 1865년 더블린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을 외가가 있던 슬라이고 지방에서 보낸 덕에 아일랜드 고유의 신화와 전설에 깊이 매료되었다. 그는 ‘아일랜드 문예 부흥 운동’에 깊숙하게 관여했는데, 켈트 족의 영웅담과 요정 민담 등이 민족의 정체성을 되찾고 분열된 사회를 결집시키는 힘이 되리라 믿으며 아일랜드 민담 수집에 열중했다. 1923년에는 아일랜드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1939년 1월, 프랑스에서 세상을 떠났다.

■ 요정을 믿지 않는 어른들을 위한 요정 이야기
W. B. 예이츠 (엮음) 지음 | 김혜연 옮김 | 책읽는귀족 펴냄 | 384쪽 | 20,000원

이정윤 기자  jylee9395@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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