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얘들아, 내 나이가 어때서…여행하기 딱 좋은 나인데
[리뷰] 얘들아, 내 나이가 어때서…여행하기 딱 좋은 나인데
  • 안선정 기자
  • 승인 2016.10.04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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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브래트 외 『여행에 나이가 어딨어?』

[독서신문 안선정 기자] 베이비부머 세대를 비롯한 실버 세대의 경제력을 초점 맞춘 사업 개발이 우리나라 내수 시장 활성화와 미래 신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0년 전부터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지만 ‘고령화’를 ‘문제’로서 이야기할 뿐 정작 이들 세대의 욕망이나 문화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올해 상반기 방영된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가 그려낸 실버 세대의 이야기는 비록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나중에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을 나이 들어 하기란 더욱 어렵다는 것과, 노후를 위한 준비로 다소 퍽퍽한 현실을 견뎌내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행복을 잊고 산다면 그 시간을 다시는 되돌릴 수 없기에 가능한 ‘현재, 지금 하라’는 것이다.

『여행에 나이가 어딨어?』는 ‘우리의 최고의 순간은 지금’이라고 말하며 길을 나선 실버 세대들의 여행기다. 70대 배우 네 명의 해외 배낭 여행기를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일흔여섯의 나이에도 여행작가, 여행가이드, 강사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힐러리 브래트가 창립한 영국의 브래트 출판사와 고령 여행자들을 위한 웹사이트 실버 트래블 어드바이저가 공동 주최한 여행기 공모전 수상작을 엮었는데, 전문 여행작가의 글도 있지만 평범한 노인들이 여행담이 주를 이룬다.

책 속 여행을 떠난 실버 세대들의 이야기는 모험에 가깝다. 환갑을 기념해 프랑스의 칼레에서 일본을 지나 영국의 컴브리아까지 자전거 여행에 성공한 사례부터 고소공포증이 있음에도 매와 함께 날아보기 위해 산 위에서 몸을 던져 뛰어내린 할머니, 야생 회색곰을 관찰하기 위해 집에서 6,500킬로미터나 떨어진 북극권 한계선으로 날아간 할아버지까지 각양각색이다.

‘꽃할배’들 보다 더 능동적이고 개성 넘치는 흥미진진한 체험을 만날 수 있다. 비록 신체의 한계에 부딪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도전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모습을 보여주며 감동을 자아낸다. 또 외국조차 ‘노인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관념이 상당하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노인 여행자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과 연륜을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이 책의 강점이라고 하겠다. 특히 내 생애 마지막 여행일지도 모른다는 전제를 갖고 떠난 노인 여행자의 이야기에서는 애틋함 마저 느껴진다. 그 누구도 흐르는 세월과 다가올 죽음을 피할 순 없기에 그들이 보여준 스릴 가득 여행기는 ‘현재를 즐기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는 단순하지만 깊은 깨달음을 전한다.

■ 여행에 나이가 어딨어?
힐러리 브래트 외 지음 | 신소희 옮김 | 책세상 펴냄 | 324쪽 |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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