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소설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 김봄 "나는 마라톤 여자…완주는 못했어도 10년째 꾸준히 달린다"
[작가의 말] 소설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 김봄 "나는 마라톤 여자…완주는 못했어도 10년째 꾸준히 달린다"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6.09.27 1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편집자주>

[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소설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 김봄의 말= 나는 10년 가까이 마라톤 동호회 활동을 해 왔다. 때문에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할 때 나는 종종 '마라톤하는 여자'라는 말을 갖다 붙이곤 한다. (중략) 하지만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는 동안풀코스를 완주한 적은 없었다. 1년에 두세 번, 10킬로미터를 달리는 정도라서 사실상 마라톤을 한다고 말하기도 좀 낯간지럽지만, 나는 마라톤을 포기할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10년 가까이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조금씩 숨을 고르고 내 페이스대로, 달릴 수 있는 만큼씩 달려 나갈 것이다. 내 굽은 척추와 틀러진 몸을 바로잡아 균형을 맞추는 데에 달리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으니까. 달리는 것 자체가 좋아서, 그리고 내 몸의 균형을 위해서 나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달리는 것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 강유정 문학평론가의 작품 해설= 『아오리를 먹는 오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국 현대 소설사에서 거의 본 적이 없는 낯선 인물들이다. (중략) 폭주족, 가출 청소년, 원조 교제를 하는 문제아, 말하자면 지금껏 소설의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그 아이들은 내면을 가지고 고민하는 인물이라기보다는 우선 움직이는 행동이 앞서는 이들이다. 아웃사이더들이고, 문제아들이며 과하게 말하자면 범죄자들이다. (중략)

김봄

김봄은 우리 사회의 한쪽에 존재하는 모라토리엄기의 아이들에게 화자의 권한을 주고, 그 상처투성이의 내면을 그려 보이도록 한다. 아이들이 아무리 나쁘다고 해도 세상보다 나쁘지는 않다. 아이들이 아무리 폭력적이라고 해도 세상이 내뿜는 악의만은 못하다. 아이들이 아무리 어른스러운 척 하더라도 아이는 아이이다.

# 소설가 하성란 추천의 말= 오토바이로 질주하다 사고를 당하는 수완의 모습이 로드킬의 한 장면과 (겹쳐졌기 때문이다.) (중략) 정말 수완의 죽음에 어른인 나는 일말의 책임도 없느냐는 아픈 물음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소설의 시간, 푸르고 시디신 풋사과의 시절, 뜨거운 여름 한철과 그 절정에 채 다다르기도 전에 실패하고 마는 삶들이 눈앞에서 푸른 열매로 부풀어 오른다.

# 소설가 김봄은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내 이름은 나나」가 당선돼 등단했다. 공연기획과 스토리 창작집단인 '봄기획'을 운영하고 있다.

■ 아오리를 먹는 오후
김봄 지음 │ 민음사 펴냄 │ 288쪽  │12,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