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울고 들어온 너에게』시집 낸 섬진강 시인 김용택 "나는 어느날이라는 말이 좋다"
[작가의 말] 『울고 들어온 너에게』시집 낸 섬진강 시인 김용택 "나는 어느날이라는 말이 좋다"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6.09.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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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은 소설집 시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편집자주>

 
[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울고 들어온 너에게』 시집 김용택 시인의 말= 내가 태어나고 자라 살던 마을로 왔다. 내 인생이 시작되었던 곳에 도착한 셈이다. 시를 정리하면서 어디서 많이 본 듯한데, 또다른 새 얼굴들이 보여서 설렜다.

참새와 잠자리가 같은 전깃줄에 앉는다. 발등을 내려다본다. 속셈없는 외로움이 사람을 가다듬는다. 강가가 차차 환해진다. 아버지에 대한 시를 쓰면서 편안함을 얻었다. 홀로 멀리 갈 수 있다. (전문)

# 시인 김정환의 말= 김용택과 섬진강은 능수능란한 가락으로 서로를 실어나르며 바야흐로 보통명사가 되기 직전이었다. 김용택은 "나는 / 어느날이라는 말이 좋다"라고 말할 수 있는 시인이다.

# 문학평론가 김수이의 말= 김용택은 지금, "몇해를걸어" 자신이 도착한 곳이 "도로 여기"임을 확인한다. 떠났던 자리로 다시 돌아오는 일이 평생의 고단한 여정이었음을, 어느 날에 아버지가 결국 "빈손"으로 돌아오고 돌아갔듯이 나 역시 빈손으로 "도로 여기"에 도착했음을 알린다. "내가 죽으면 여기 묻어라". 아버지의 유언은 간절한 당부이자 자신의 운명에 관한 한치도 틀림없는 예언이었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여기다"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삶과 죽음은 없으며, 우리의 '도착'은 '여기'에 이르는 점에서 모두 같다. 김용택의 '어느날'이 삶의 모든 시간이 나누어 갖는 공동의 이름이라면, '여기'는 삶의 모든 장소가 나누어 갖는 공동의 이름이다.

▲ 섬진강 시인 김용택 <사진=연합뉴스>
# '섬진강 시인'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시인 김용택은 1948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났다. 시인은 최근 고향 진메마을로 돌아가 정착했다. 한국 현대시사에 한 획을 그은 명편 「섬진강」 연작의 발원지인 그곳에 이르러 시인은 "귀환은 평화롭고 안착은 아름답다"(「익산역」)고 고백한다. 시인은 1982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등단했고 시집으로 『섬진강』 『맑은 날』 『누이야 날이 저문다』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 등이 있으며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전 8권)등 다수의 산문집을 냈다.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윤동주상 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울고 들어온 너에게
김용택 지음 | 창비 펴냄 | 100쪽 |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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