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버려진 개들의 언덕』 작가 류커샹 “사람들은 들개를 폭력배처럼 무섭게만 묘사한다”
[작가의 말] 『버려진 개들의 언덕』 작가 류커샹 “사람들은 들개를 폭력배처럼 무섭게만 묘사한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6.09.2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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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편집자주>

[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버려진 개들의 언덕』 작가 류커샹 저자 서문= 1994년~1995년의 들개 관찰 기록을 책으로 펴낸 것은 세월이 한참 흐른 뒤이다. 시간을 지체하면서까지 오랫동안 고민한 이유는 관찰 과정에서 느낀 슬픔이 기쁨보다 컸던 탓이다. 나는 보고 들은 걸 충실하게 서술하는 편을 선호하며, 동물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지나치게 부정적인 정서를 전하는 걸 꺼린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늘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숱하게 일어난다. 설령 들개라 해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들개 열 몇 마리 하나하나의 삶과 죽음뿐 아니라 그들 각자의 습성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들개의 일생을 통해 그들이 도시 환경에서 어떤 도전에 직면하게 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했다. 어떻게 위험을 피하는지에 대해, 또 어떻게 난관을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하는지에 대해.

책을 내기로 마음먹은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들개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 때문이다. 관찰을 마친 뒤 정부가 집에서 키우는 개에게 인식표를 달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했고, 개 관련 법규도 끊임없이 수정되었지만, 개 학대나 독살 등 부정적인 뉴스가 지금도 수시로 신문 지상에 오르내린다. 수많은 방송이나 언론 매체들이 행인을 물고 위협한다며 늘 들개를 폭력배처럼 무섭게 묘사하기만 할 뿐 문제의 본질을 보고 그 안의 원인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작가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내 경험을 나눔으로써 책에 나오는 개의 행동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들개에 대한 편견을 바꿔 주기를 기대한다.

▲ 저자 류커샹 <사진제공 = 책공장더불어>

# 류커샹은 젊은 시절, 조류의 생태를 소재로 한 산문으로 타이완 자연·생태 문학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최근에는 생태 여행, 고도 탐방, 산과 들의 채소와 과일을 소재로 한 글을 쓰고 있다. 동물 이야기 시리즈는 수십년 동안 타이완의 자연을 다룬 글을 써온 저자가 가장 긴 시간을 들인 작품들이다. 1991년 출간한 『바람의 새, 피눠차』는 그해 ‘오픈북 어워드’ 10대 도서상을 받았다. 그 뒤 4~5년에 한 번씩 동물 소설을 내놓고 있다.

■ 버려진 개들의 언덕
류커샹 지음 | 남혜선 옮김 | 책공장더불어 펴냄 | 256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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