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주변인 ‘가장’에서 꽃중년 ‘남자’로 거듭나고 싶다면, ‘옆집 남자’를 만나보라
[서평] 주변인 ‘가장’에서 꽃중년 ‘남자’로 거듭나고 싶다면, ‘옆집 남자’를 만나보라
  • 안선정 기자
  • 승인 2016.09.1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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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안선정 기자] 특별할 것 없는 소재로 ‘특별함’을 만들어 낸 프로그램이 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다. 남자 넷이 끼니를 차려 먹으며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를 담았을 뿐인데 묘하게 재미있다. 인기는 말할 것도 없다.

그 중심엔 1970년생 배우 차승원이 있다. 잘생긴 외모와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에 더해 모델 출신답게 세련된 옷차림, 함께 출연하는 20~30대 배우와 견주어도 모자람 없는 유머 감각까지 그야말로 ‘꽃중년’의 전형이자 모범답안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뿐 아니다. ‘차줌마’라는 별명을 만들어낸 요리 솜씨는 '삼시세끼'를 이끄는 근간이자 보는 재미를 배가하는 축이다.

차승원과 같이 ‘꽃중년’으로 거듭난 ‘옆집 남자’ 임을 자처하는 『마흔의 심리학』 저자 이경수가 10년 만에『옆집 남자가 사는 법』을 들고 나왔다. 옆집 남자라는 비유가 친근하게 다가오듯 사오십 대 가장이라면 고민해봤을 ‘당신은 지금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자신의 경험과 변화를 통해 나름의 해답을 제시한다.

남편이자 아빠로 살아가면서 잃어버렸던, 잊고 있었던 자아를 찾는 일이자 행복을 일구는 방법을 7가지 행복 동사로 정리하며 지금 당장 시작해 볼 것을 강조한다.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쇼핑’이다. 아내의 쇼핑 제안을 딱 잘라 거절하던 그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때 호기심으로 TV를 구입하게 되면서 달라진다. 이어 압력밥솥까지 해외 직구 하더니 백팩에 극세사 담요까지 구입하며 인터넷 쇼핑에 재미를 붙이게 된 과정을 세밀하게 알려준다. 이어 오프라인 쇼핑몰을 다니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가고 ‘패션 피플’로 변모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게 담아냈다.

두 번째 도전은 ‘고양이 키우기’다. 곰팡이균이 번져있던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와 정성껏 치료해 키우며 반려동물이 가져다 준 가족의 변화에 대해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세 번째로 일 때문에 지방에 내려와 홀로 생활하게 되면서 자의반 타의반 ‘주부’의 삶을 살아내며 겪었던 일들을 가감 없이 그려냈다. 인터넷을 통해 익힌 살림 팁에서부터 김치찌개를 끓이면서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고 만족스러워 한다.

이어 중년남성에게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동감 있게 전한다. 권투와 배드민턴 같은 대련 운동에 도전하다 병원신세를 지게 됐던 이야기에서부터 나이 들어 하는 운동의 핵심은 ‘유지’라며 걷기 운동을 적극 추천한다.

또 추억하고 여행하기를 권하기도 한다. 가족들과 함께 떠났던 두 달 동안의 유럽여행을 추억하며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린다. 또 마음 맞는 동성 친구 3명과 테마를 정해 정기적으로 여행을 떠나는데 정약용의 자취를 따라 강진과 해남을 돌아보기도 하고,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의 작품들을 따라 제주도를 찾기도 한다. 가족과의 여행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자유로운 감정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 순간, 늙는다’ 며 꼰대 테스트를 하게 된 사연부터 SNS 도전기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정말 특별할 것이 없다. 50대 초반의 평범한 남성이 ‘행복한 삶’을 위해 시도한 노력과 결과 이야기를 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갑남을녀 삶이 그러하듯 나와 다르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에는 동일시라는 강력한 기제가 공감이라는 파급력을 불러일으킨다. 그렇기에 ‘나도 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이 ‘나도 해봐야지’ 라는 동력으로 연결된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강점은 카피라이터 정철 말대로 이래라 저래라 조언하거나 간섭하지 않아서 인지 편안하게 잘 읽힌다. 그런 면에서 당사자인 사오십 대 남성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행복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기에 가까워져야 한다고 했듯 방법을 알았다면 남은 건 실천뿐이다.

■ 옆집 남자가 사는 법
이경수 지음 | 세종서적 펴냄 | 288쪽 |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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